[사설] 인천 구청장들 모임만 소중한 것 아니다
[사설] 인천 구청장들 모임만 소중한 것 아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보 기자들이 인천지역 기초 단체장들의 업무추진비 집행 현황을 봤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내역을 중점적으로 봤다. 만남ㆍ모임 자제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무색했다. 크고 작은 모임이 주·야간을 막론하고 이어졌다. 심지어 지역에 확진자가 급증한 날에도 모임은 있었다. 한두 구청장을 특정할 일이 아니다. 대부분 구청장이 비슷했다. 하나같이 꼭 필요한 모임이었다고 해명하는데, 시민들은 모든 모임을 자제하고 있었다.

김정식 미추홀 구정장의 사용내역을 보자. 4월에만 7번 모임을 했다. 시의원, 구의원, 국회의원 등을 만났다. 4번은 저녁 만찬이었고, 많게는 12명까지 참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었던 3월22일부터 4월 말까지 다 합치면 20차례의 저녁 모임이 이었다. 특히 구로구콜센터발 확진자가 나온 3월9일에도 직원들과 저녁 자리를 했다. 고남석 연수구청장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9번의 저녁 식사를 했다. 구의원 13명과 밤 10시까지 이어진 만찬도 있다.

홍인성 중구청장(25번), 허인환 동구청장(25번), 이재현 서구청장(11번), 이강호 남동구청장(26번), 박형우 계양구청장(24번), 차준택 부평구청장(20번)도 많은 모임을 했다.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있었던 점심 또는 저녁 모임이다.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반드시 사실에 부합한다고 단정할 순 없다. 그렇다고 이외 모임이 전혀 없다고도 볼 수도 없다. 결국, 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아주 많은’ 모임을 했었다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해명은 예상했던 대로다. ‘여러 번 미뤘던 모임이라 불가피했다’고 했다. ‘꼭 필요한 협의를 위한 자리였다’고도 했다. 설득력 없는 소리다. 많은 시민이 생업과도 같은 직장에 나가지 못했다. 사업의 명운을 건 만남도 취소한 시민도 많다. 대학은 인터넷 강의라는 전대미문의 고육지책으로 버텼다. 대학 캠퍼스를 열지도 못했다. 그 직장, 그 사업, 그 강의는 누군가에 꼭 필요한 거였다. 그래도 자제했다. 자제하라는 정부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

특히나 기억할 게 있다. 종교집회 자제다. 신앙이라는 정신적 측면을 떠나 현실적으로 볼 때 헌금에 의지하는 교계의 타격이 컸다. 유일한 수입원인 헌금이 2개월 이상 사라졌다. 드러내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이에 대한 종교단체의 고민이 컸을 것이다. 그런데도 모두 문을 잠그고 집회 자제에 동참했다. 그 문을 잠그라고 공문 보내고, 찾아다니며 감시한 게 구청이다. 그런데 구청장들은 할 모임ㆍ만찬 다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요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협의가 이뤄졌는지, 모두 밝힐 수 있나. 밝히기 버거울 것이다. 혹시 밝히더라도 시민을 이해시키지 못할 것이다. 이러쿵 저러쿵 핑계 댈 일 아니다. 그냥 반성하고 사과하는 게 맞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