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모두 부러워하는 사업 방식
[데스크 칼럼]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모두 부러워하는 사업 방식
  •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lmw@kyeonggi.com
  • 입력   2020. 06. 25   오후 9 : 0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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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런 특혜 받는 사업해봤으면 좋겠네.”

최근 본보가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 아파트에 대한 고분양가 논란으로 시작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사실상 현대건설 소유인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에 대한 특혜 논란 등의 보도를 이어가자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다.

다들 SLC를 부러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위 인천의 노른자위 땅인 송도국제도시의 땅을 싸게 산 것도 모자라 아파트를 지어 비싼 값에 팔수 있기 때문이다. SLC는 인천경제청으로부터 3.3㎡당 300만원에 땅을 산 뒤, 여기에 아파트를 지어 3.3㎡ 당 2천23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분양한다.

SLC 입장에선 ‘땅 짚고 헤엄치기’만큼 너무나 좋은 사업구조인 것은 분명하다. 이걸 놓고 인천경제청은 수익이 나면 일부를 배분하기에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장치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 업체에 물어보자. 이 같은 방식은 누구나 원하는 사업 방식일 테다. 심지어 인천경제청과 수익을 절반씩 나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심지어 SLC는 외국인투자(외투) 지분조차 없다. 송도는 원래 외투기업을 위한 공간으로 시작했다. 그러기에 외투기업을 유치하려고 땅을 조성원가로 수의 계약해 판다. 땅을 싸게 파는 대신에 그 공간에 외국 자본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SLC도 원래는 ‘순수’ 외투기업이었다. 지난 2006년 11월 미국계 자본 기업인 포트만 홀딩스가 100%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이후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각각 19.5%의 SLC 지분을 차지하더니 2015년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지분은 오히려 각각 41.4%로 늘어났다. 당연히 외투지분은 줄어갔다. 결국 2019년 12월엔 외투 지분이 ‘0%’로 줄면서 순수한 국내기업으로 바뀌었다. 주인은 현대건설. 무려 지분이 99.28%다. 결국 현대건설이 SLC라는 외투기업의 탈을 쓰고 인천경제청으로부터 헐값에 땅을 사들여 비싼 아파트를 파는 셈이다.

SLC는 이런 사업 구조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정말 너무 궁금할 뿐이다. 만약 어떤 국내 부동산 개발사업자가 인천경제청에 ‘땅좀 싸게 파시면 제가 아파트 지어서 비싸게 팔고, 남는 수익 좀 떼어 드릴게요’라고 제안한다고 가정해보자. 인천경제청이 허락 해줄까? 절대 해줄리 없다. 해줘서도 안 된다. 결코.

송도의 땅은 인천시민의 땅이다. 소중한 인천 바다의 갯벌과 바다를 매립해 만든 땅이다. 그리고 이 땅은 외투기업 유치 등을 위해 경제자유구역(IFEZ)으로 지정된 땅이다. 어째서 이 같은 땅을 국내기업인 SLC는 싸게 살 수 있었을까. 또 아파트를 지어 비싸게 팔 수 있었을까.

인천경제청은 모든 게 법률과 협약 등에 의해 진행했기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왜 시민의 눈높이에선 문제가 있어 보일까. 인천경제청이 뒤늦게 SLC와의 협약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따지겠다며 법률 자문을 받는다고 한다. 책임 회피를 위한 자문이 아니었으면 한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일 수도 있다. 과거에 잘못된 협약이 있다면 이제라도, 지금이라도 바로잡자.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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