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당신의 일상은 안녕하신가요?
[기고] 당신의 일상은 안녕하신가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백신은 개발 중, 문화백신은 보급 중!

일순간 정적이 흐른다. 마스크를 쓴 채로 아파트 놀이터를 뛰어다니던 아이와 이를 지켜보는 엄마도 바이올린 소리에 순간적으로 몰입한다. 제목이 생각나진 않지만 어딘가에서 분명히 들어봄직한 꽤 익숙한 멜로디에 지그시 눈을 감은 채 귀를 기울여 본다.  
눈을 돌려보니 베란다에 내걸린 ‘코로나19 물러가라’, ‘베란다 콘서트 환영’ 등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문화의 힘’ 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일까? 코로나19의 공포는 잠시 사라지고 일순간 평화로운 분위기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세계경제 및 사회구조는 물론 우리의 일상도 변했다. 국민 정신건강 설문조사(경기연구원, 2020년 4월)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48%가 불안과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불안과 우울 정도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적 스트레스는 메르스의 1.5배로 중증질환 및 타 재난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발생이 재확산되어 국민의 사회적 피로감이 다시 증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립, 외출 자제 등 일상에 큰 변화를 맞이하면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증가했다. 지금 우리의 정신건강은 얼마나 안녕한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친 국민의 문화생활 욕구를 해소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각종 문화예술행사가 취소되면서 사람들의 문화적 갈증은 커졌고 문화예술인의 활동 기회 또한 감소했다. 이에 재단은 평소와 다른 방식의 문화예술행사를 시도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자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오페라 하이라이트 콘서트 영상화 사업을 진행했다. 기초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공연장과 무대 전문인력, 국립예술단체 소속 출연진 및 콘텐츠 제작 기술을 결합해 만든 영상은 최근 랜선을 타고 방구석 1열로 전달됐다.


일상 속 제약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비대면 방식의 문화예술 플랫폼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특히 온라인 등을 활용한 플랫폼은 문화소외계층의 접근성까지 높였다. 유튜브 접속만으로도 수원시립공연단의 ‘그 여자의 소설’ 을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공연과 전시를 온라인 생중계로 보거나 스트리밍으로 관람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고품격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다. 미술관을 가야만 볼 수 있던 한국 미술품 최고가 김환기 화백의 ‘우주’도 온라인으로 만났다. 코로나19에 따른 문화생활은 급격히 변화 중이다.


한편, 문화예술인은 안녕한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문화예술 공간은 문을 닫았고,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다. 문화예술인은 무대를 잃었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게 됐다. 우리 재단은 지역 예술인과 단체의 창작활동을 추가 지원했고,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예술인을 위해 긴급예술지원금을 지급했다. 인근 성남시는 지역 작가의 작품을 구입해 시민에게 대여하는 아트쉐어링 사업을 추진 중이며, 민간기업체인 KT는 공연 티켓을 선구매해 예술인을 지원하고 있다.


문화예술인도 자구책을 찾고 있다. 비대면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소개하고 관객과 소통했다. 침체된 지역 예술계와 시민을 예술적으로 연결하는 비대면 프로젝트를 통해 심리적 거리를 줄이고 포스터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예술 활동을 모색했다.


문화예술기관도 변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대비하는 적극적인 위기대처 능력이 절실하다. 조직운영관리와 적정 예산 배정, 유용한 문화자원의 효율적 배분, 위기 상황 속 역할 및 대응 정책에 대해서 전반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제2의 코로나19를 대비한 매뉴얼 및 행사·축제 운영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한 정책적 논의도 도출해야 한다.


K-방역을 뛰어넘는 K-문화로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 나가야 할 때다. 문화로 기존 도시를 재구성하여 새로운 도시로 전환하길 바란다.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수원 하늘 아래 사는 것이 행복하고 가슴 설레는 매력적인 도시, 즉, 사람 사는 맛이 있는 도시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문화도시이자 문화의 힘이다.

박래헌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