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틈새 교통수단의 안전
[기고] 틈새 교통수단의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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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의 역사는 인류가 더 편하고 안전한 탈것을 원하는 욕구와 이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에서부터 비롯되었다. 보행을 돕는 탈것의 시작은 18세기 말부터로 추정되며 산업혁명의 물결을 타고 더 빨리 달리고 싶은 욕구는 자전거의 발전을 거듭하게 하였다. 그리고 지금 자전거는 ‘언택트 문화’ 트렌드에 걸맞게 야외에서 타인과 접촉 없이 운동할 수 있는 레저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시민들의 1인용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며 등하교나 출퇴근에서 발생하는 ‘퍼스트·라스트·마일’의 교통수단 등 틈새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민들이 가장 공감한 정책 1위로 꼽는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올해 2~4월 이용건수가 총 445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이용건수(282만 건)보다 58% 증가했다. 이는 최근 그 수요가 매월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전동 킥보드 이용량(4월 월간 순 이용자 21만 4천451명,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분석)과 비교해도 현재 틈새 교통수단의 일인자는 단연 자전거라 할 수 있다.

자전거는 운전면허가 없어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탈 수 있으며, 타 교통수단보다 속도가 낮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기 쉽다. 또한, 주로 집과 학교 주변 등 단거리 주행으로 이용되는 특성의 영향으로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쉽게 이용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 중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비율은 77%(착용 11%, 불명 12%)에 이른다. 안전모를 착용했던 사망자와 비교하면 7배에 달하는 비율이다. 또한 부상자 중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비율은 56%로 절반 이상의 이용자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교통사고를 경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 71%는 차대차 사고로 발생하고 있다. 보호장구 없이 자동차들과 함께 도로를 주행하다 자동차와 충돌이 일어나면 신체가 노출될 수밖에 없는 자전거 운전자에게는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고령자는 자전거 이용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치사율이 3.2%로 자전거 평균 치사율(1.4%)보다 2배 이상 높아 반드시 안전모를 착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횡단보도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횡단하여야 하나, 대부분의 자전거 이용자들은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은 채로 보행자와 뒤섞여 빠른 속도로 횡단하며 보행자를 위협하기도 한다.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는 횡단보도와 교차로 등 교차로 주변에서 47%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횡단보도와 교차로 통행방법 등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은 결과이다.

전년도 기준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의 42%가 6월부터 8월 사이인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도로에서는 자동차와 충돌을 피해 운행하는 약자로,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를 위협하는 강자로, 퍼스트·라스트·마일 구간에서는 틈새를 활용하는 스마트한 교통수단으로 다양한 특성을 보이는 자전거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통사고가 함께 증가하지 않으려면 횡단보도와 교차로 통행방법을 바로 알고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안전모를 착용하여 교통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이제 우리 생활의 틈새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를 주목하고, 자전거가 안전한 틈새 교통수단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김명희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남부본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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