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300억 vs K―1 310억…케이블TV 중계권 몸살
프로야구 300억 vs K―1 310억…케이블TV 중계권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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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권 문제를 둘러싸고 케이블TV가 몸살을 앓고 있다. 종합격투기 중계권에 수백억원을 쏟아부으며 국부유출 논란을 빚는가 하면 게임전문 방송은 한국e스포츠협회(KeSPA)와의 중계권 갈등으로 당장 프로그램 제작이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달 말 CJ미디어는 일본 격투기대회 ‘K-1’의 주관사인 FEG와 올해부터 2010년까지 방송권 공급 계약을 체결키로 합의했다. 방송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중계권료 150억, K-1 국내대회 흥행권 보장 60억, FEG의 한국 법인인 ‘FEG코리아’ 설립에 100억 출자 등 모두 31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계권을 가지고 있던 MBC ESPN은 3년간 7억원에 이 대회를 중계해 왔다. 부대비용까지 합치면 무려 40배 이상 중계권료가 폭등한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온미디어 역시 3년간 118억원에 격투기 브랜드 ‘프라이드’의 중계권을 따낸 바 있다.

2002년 1억원에 불과했던 종합격투기 중계권이 이처럼 폭증한 데는 업체들간의 출혈경쟁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중소 PP(방송채널사용 사업자)관계자는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 중계권료가 400억원대, 국내 프로야구는 300억원 수준인 것에 비하면 격투기 중계권료에는 분명 거품이 있다”며 “킬러 콘텐츠(채널 인지도와 시청률을 높이는 프로그램)를 확보하려는 대형 PP간의 과도한 경쟁이 결국 외국사업자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전문방송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지난 16일 온게임넷, MBC게임과 한국e스포츠협회, IEG(사업 대행사)가 벌인 프로리그 중계권 협상이 결렬됐다. 협상이 깨진 이유는 다름아닌 중계권료 문제. 협회측은 3년간 7억5000만원을 요구했으나 양방송사는 3억9000만원 이상 줄 수 없다고 맞섰다. 계약기간과 방송수익료 배분문제도 첨예하게 대립한 부분.

협회와 IEG는 “방송사들이 협상을 일방적으로 결렬시켰다”면서 “타방송사와 계약을 최대한 빨리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사 역시 “비정상적인 중계권료 요구를 더이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면서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여기에 프로게임단 감독들까지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계 안팎에서는 게임시장의 파이를 키우려는 협회와 e스포츠를 정착시킨 양방송사간의 주도권 다툼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문제는 프로그램 제작 차질로 시청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는 점. 실제로 16일 서울 용산에서는 MBC게임 개인리그 예선 도중 선수들이 불참을 선언하고 현장에서 철수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다음달 7일 열릴 예정인 프로리그 개막행사 역시 성사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청자와 게임팬들은 양자간 진흙탕 싸움을 비판하면서 조직적인 항의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게임마니아 김현수씨는 “프로게임을 이만큼 키워온 곳은 협회도 방송사도 아닌 팬들이었다”며 “수익성에만 집착하지 말고 e스포츠 부흥이라는 대승적 견지에서 사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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