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국민 신뢰잃은 체육계 ‘환골탈태’해야 미래있다
[데스크 칼럼] 국민 신뢰잃은 체육계 ‘환골탈태’해야 미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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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와 선배들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故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스물 두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 최 선수 사태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자신을 어릴적부터 가르쳐 온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 사건으로 충격에 빠졌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국민들을 경악케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번 최숙현 선수 사건 소식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지도자와 선배가 나이 어린 여자 선수에게 행한 가혹행위, 그리고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또다시 대한민국 체육계를 블랙홀로 빠져들게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들을 더 분노케 하고 있는 것은 최 선수가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국가인권위원회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진정서를 제출했음에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두 기관이 보다 철저히 이 사건을 조사해 대처했다면 젊은 선수를 비극으로 몰아넣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 이후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물론 모든 국민들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제2의 최숙현’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법안 발의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월 심석희 선수 사태로 촉발된 ‘체육계 미투’ 사건 직후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정치권을 비롯한 여론은 다시는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해서는 안된다는 데 공감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체육회 등이 전수 조사를 벌이는 등 상황 파악에 나섰다. 또한 관련자 적발시 엄벌할 것을 천명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흉내만 냈을 뿐, 달라진 것이 없다. 체육계의 자정과 혁신의지 또한 미흡하다.

과거 관행처럼 여기며 묵인됐던 체육계의 지도자와 선배 선수에 의한 폭언ㆍ폭행, 성추행 등은 이제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들이 됐다. 성적을 쫓는 체육이라는 특수성을 내세워 행해지는 어떤 인권침해도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는 어떤 제도나 법률적인 장치에 의한 제재보다도 체육인과 체육계 스스로가 자기성찰을 통해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각오로 실행에 옮길 때 근절될 수 있는 일들이다. 더이상 체육 집단이 국민의 비난 대상이 되어서는 미래는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체육은 국민들에게 많은 기쁨과 감동, 희망과 용기를 심어줬다. 또한 수 많은 국제 메가이벤트에서 국민 화합을 이끌고 자긍심을 심어주는 수단으로 자리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체육계 비위와 인권침해 등으로 인해 이제 그 존립 가치마저 흔들리고 있다. 급기야 체육계가 ‘악의 소굴’, ‘적폐 청산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체육계 사건과 관련해 전문체육에 대한 폐해만을 강조하면서 생활체육과 클럽 중심으로의 변화만이 해결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는 경쟁으로 순위를 가리는 체육 행위 자체를 군사정권과 유신시대의 산물이라는 표현으로 체육계를 비난하기도 한다. 이 모든 상황은 체육인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체육계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노력으로 사태를 해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각고의 노력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국민적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는 없음을 체육인들이 자각해야 한다.

황선학 체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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