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후유증 공포
[지지대] 후유증 공포
  • ​​​​​​​박정임 미디어본부장 bakha@kyeonggi.com
  • 입력   2020. 07. 21   오후 8 :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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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그룹 ‘제국의아이들’이 2012년 선보인 ‘후유증’이 역주행하고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재유행하면서 21일 기준 KBS Kpop 뮤직뱅크 영상 조회 수가 440만 회에 달했다. 슬픈 이별을 노래한 애절한 가사인데도 멜로디와 안무는 과하다 싶을 만큼 경쾌한 게 젊은 세대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후 수시로 눈물을 흘리고, 매일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지독한 후유증을 고백한다. 흔하디 흔한 사랑 타령이지만 그게 사랑이든 병이든, 심각한 후유증이 더 큰 공포일 수 있다는 경고로 다가온다.

▶미국군이 베트남전쟁 당시 밀림에 다량 살포한 제초제(고엽제)는 전쟁이 막을 내린 지 45년이 지났지만, 북베트남인들은 물론 전쟁에 참가했던 상당수가 지독한 후유증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미군은 당시 베트남 정글에 서식하는 모기를 박멸한다는 공중보건상의 목적을 내세웠다. 하지만, 밀림의 초목들을 고사시켜서 깊은 산중에 은신하던 베트콩들을 노출하는 효과를 노렸던 거다. 고엽제는 약품 안에 암을 유발하거나 기형아 출산의 원인이 되는 다이옥신이 함유돼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무서운 건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 모를 후유증 탓이다. 코로나19 환자들은 폐, 신장, 심장에 손상을 입었거나 지속적인 피로감, 인지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장기적인 추적조사를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로 후유증이 남는지 살펴야 할 상황이다. 한 연구진이 2002~2003년 사스(SARS)가 유행했을 당시 살아남은 환자 369명을 추적했다. 그 결과 27%는 수년간 만성피로증후군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도 후유증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후유증 중에서도 무서운 건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성인 사망의 주요 원인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 부위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크게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둘 다 발병과정이 워낙 급하다 보니 자칫 사망하거나 사망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후유장애를 동반한다. 운동·언어·의식 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생존하더라도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12일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식중독으로 16명이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진단을 받았다. 다 큰 성인이었다면 며칠 설사하고 지나갔을 병이지만, 면역체계가 덜 완성된 어린아이들에겐 치명적이다. 실제 유치원생 다섯 명이 투석 치료를 받을 정도로 신장에 심한 손상을 입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부모들은 후유증을 걱정하고 있다. 아이가 퇴원 후 뒤뚱거리면서 잘 못 걷기도 하고, 여전히 어지럼증과 복통을 호소한다고 한다. 불안한 부모 맘도 후유증으로 남을까 걱정이다.

박정임 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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