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부동산 정책 성공조건
[지지대] 부동산 정책 성공조건
  •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lshgo@kyeonggi.com
  • 입력   2020. 07. 26   오후 10 : 18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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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폭등을 잡기 위해 내놓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놓고 말들이 많다. 문재인 정부는 이른바 핀셋 규제를 내세우며 집값 폭등을 잠재우려 했다. 문제 되는 곳만 핀셋으로 집어 내는 것처럼 규제하겠다는 발상은 그럴듯했다. 그러나 규제 지역을 피해 간 지역의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핀셋 효과보다는 풍선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들어 무려 22번의 부동산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올라간 집값은 내려올 기미가 없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돈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살 기회조차 없게 됐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치권에서 수도 이전, 부동산 공개념을 화두로 꺼내기까지 했다. 그러자 세종시 일대 부동산 가격이 꿈틀했다. 정치권의 무책임한 발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부동산 규제로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이 모여 촛불집회를 열고 정부를 규탄하는 장면까지 등장했다.

이쯤 되면 백약이 소용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좁은 국토라는 한계 때문에 부동산은 언젠가 재미를 볼 수 있는 투자 대상이었다. ‘부동산 불패’라는 말이 통용됐다.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과거 정부도 진보 보수 성향을 떠나 부동산을 잡기 위해 규제와 완화를 반복하는 정책을 내놓았지만 신통치 않았다. 결국 돈을 벌려면 부동산 투자만 한 게 없다는 속설은 이제 상식이 됐다.

정부 말만 믿고 따랐다 간 되레 낭패를 보기 일쑤였고, 결국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늘어만 갔기 때문이다. 뿌리 깊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이제 걷잡을 수 없는 파도가 돼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아무리 억제 정책을 내놓아 봐라, 결국 집값을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형성돼 있는 듯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평범한 젊은층들이 평생 일해도 내 집 장만이 어려울 것이라는 절망에 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주 정부가 아파트 공급대책을 내놓는다고 한다. 단기 공급 대책을 내놓는다고 집값이 당장 잡히고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성공 조건은 정부 대책을 불신하는 국민들로부터 얼마나 빨리 신뢰를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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