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수당의 힘으로 4년을 밀고 갈 것인가
[사설] 다수당의 힘으로 4년을 밀고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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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는 정치 발전의 동력이자 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20대 국회의 성과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실패는 ‘협치의 실패였다.’고 밝혔다. 이어서 “협치도 손바닥이 서로 마주쳐야 가능하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공동책임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21대 국회는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하고 반드시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인 위기와 격변 속에서 협치는 더욱 절실하다. 연대와 협력의 가치가 국회에서 시작하여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내리게 되길 바란다”고 몇 번이고 협치를 강조했다. 시의적절한 지적이다.

불과 한 달 보름 전 대통령의 당부가 아닌가. 그런데 일찌감치 협치는 공허해졌다. 정작 국회는 여전히 협치와는 거리가 먼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요즘 176석 거대 여당의 독선과 독주가 지나치다 싶다.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다 보면 시행착오를 가져올 수도 있다. 언제나 독(獨)은 국민을 불안케 한다.

세입자 보호를 명분으로 ‘임대차 3법’ 중 상한제와 갱신청구권이 여당 단독으로 국회통과를 보면서 갖는 느낌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부동산세법 등도 통과시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입법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 부동산값 폭등으로 시장 안정화는 절실하다. 급히 가려고 하면 도달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도 절차는 밟아야 옳다. 입법강행에 미래통합당은 발끈했다. “국회법에 정해진 법안 심사 과정을 깡그리 무시하고 야당을 패싱(passing)한 채 군사 작전하듯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마치 북한의 천리마 속도전 같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당 노웅래 의원도 쓴소리를 했다. “소수의 물리적 폭력도 문제지만 다수의 다수결 폭력도 문제다. 밀어붙이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고 협치를 강조했다. 공존공생을 섭리로 더불어 삶이 잘 사는 삶이다. 정치도 그렇다. 20대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문희상도 협치를 강조했다. “협치는 먼저 손 내밀고 와 달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먼저 배려하고 양보해야 한다”, “야당이 발목 잡아서 아무 일도 못한다고 핑계 댈 수 있는 기간은 1년이다.” 떼를 쓰며 주저앉는 야당이라도 이끌고 가야 할 책임이 여당에 있다는 뜻이다. 아직 우리 정치판에는 협치가 신기루일까. 어려울 때일수록 협력과 협치가 필요하다. 이 걸 여야의원들이 모를 리 없을 텐데 왜 안 될까.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제압한다.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다.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다. 나무가 강하면 꺾인다. 부드러움을 지키는 것이 곧 강한 것이다. 조금은 비켜서고 구부린 듯 저주면서 살아가면 훨씬 오래갈 수 있다. 여당의원들이 곱씹어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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