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조업을 할 수가 없어요” 어업시설인 인천 선착장 낚시객이 점령, 곳곳서 마찰
“도저히 조업을 할 수가 없어요” 어업시설인 인천 선착장 낚시객이 점령, 곳곳서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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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시설인 인천지역 선착장을 낚시꾼들이 점령하면서 어민들의 생업이 위협받고 있다.

22일 오전 10시께. 인천 중구 무의도의 큰무리선착장. 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넘는 높이의 철문이 입구를 가로막고 있다. 철문에는 ‘안전사고 방지 및 어항(어선이 정박하고, 출어 준비와 어획물을 옮기는 항구)기능 유지를 위해 낚시·야영 등을 일체 금지한다’는 내용의 경고문이 붙어있다. 어민들은 선착장을 오갈 때마다 철문에 감긴 쇠사슬 잠금장치를 풀고, 채우길 반복한다.

큰무리선착장에 삭막한 쇠문이 들어선 건 몰려드는 낚시꾼 때문이다. 선착장을 차지한 낚시꾼 차량으로 어획물 운반에 차질을 빚는데다 낚싯줄 때문에 어선까지 손상하자 지역 어촌계가 구와 합의해 지난해 4월께 선착장 입구에 잠금 장치를 달았다. 중구는 큰무리선착장 외에도 6곳의 선착장 입구에 철문을 설치했다.

차영주 큰무리어촌계장은 “선착장에 들어서던 어선의 스크류(선박용 프로펠러)에 낚싯줄이 감겨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적도 있다”며 “이렇게 철문으로 막아놔도 담을 넘어 들어오는 낚시꾼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어민도 “조업을 하려면 물때에 맞춰 선착장을 수시로 오가야하는데 그때마다 낚시꾼의 차량이 길을 막고 있다”고 토로했다.

선착장 입구를 폐쇄했지만, 낚시꾼의 발길은 여전하다. 이날 큰무리선착장 입구 인근에는 낚시꾼의 불법 주차 차량이 도로변을 점령했다. 낚시꾼 10여명은 해안가에 텐트를 치고 버너를 꺼내 음식까지 조리하며 낚시를 즐겼다.

매주 이곳을 찾는다는 낚시꾼 A씨(56)는 “어항은 국가시설이기 때문에 낚시꾼들도 이곳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며 “왜 이 시설을 어민들 외에 들어오지 못하게끔 통제하는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오히려 반박했다.

그러나 현행 어촌·어항법에서는 어항을 ‘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어촌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설치한 곳으로 규정한다. 어민의 조업을 돕기 위해 국가가 설치한 시설물이라는 의미다.

구 관계자는 “관련 법에 낚시 금지 조항이 없긴 하지만, 어항은 기본적으로 어민의 어업 지원을 위해 만든 곳”이라며 “어민의 생업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낚시를 금지하는 표지판을 붙이고, 앞으로도 낚시 자제를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조윤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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