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고인 돈은 썩는다
[지지대] 고인 돈은 썩는다
  • 박정임 미디어본부장 bakha@kyeonggi.com
  • 송고시간 2020. 09. 23 21 :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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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천상’은 JW중외제약 창업자인 고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계승하려 만들었다. 올해 수상자인 백영심 간호사는 30년 가까이 아프리카 중에서도 최빈국인 말라위에서 의료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빈곤에서 벗어나려면 아이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생각에 월급을 아껴 모은 돈으로 초등학교를 세웠다. 200병 상 규모의 최신식 종합병원과 간호대학 설립도 주도했다.

▶2012년 이태석상, 2013년 나이팅게일 기장, 2015년 호암상 등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할 일을 한 것’뿐이라며 언론 인터뷰조차도 거절해 온 그가 상을 받은 이유는 명료했다. 이태석상을 준다고 할 때 마침 간호대학이 문을 열었는데 상금을 받으면 구급차와 간호대학 버스를 살 수 있었다. 호암상 상금 3억원은 현지에 도서관 건립비로 썼고, 성천상 상금 1억원도 현지 중ㆍ고등학교를 짓는 데 쓸 예정이다.

▶주요 직책을 맡을 법도 한데 여전히 ‘시스터 백’으로 불리는 건 평생 현역으로 남겠다는 다짐 때문이다. 왕진 가방을 들고서는 마을을 돌며 피부 질환자부터 말라리아 환자까지 다양한 환자를 돌보고 있다. 성천상을 받으러 한국에 왔을 때 입고 있던 남방과 면바지는 국제 구호품 시장에서 1달러를 주고 산 것으로 희생적인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은 ‘9월의 상인’에 일제강점기 독립 자금을 지원한 ‘최준(1884~1970)’ 선생을 선정했다. 경주 최부자로 알려진 그는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원칙을 세우고 소작인들의 소작료 부담을 절반으로 줄였다. 재물은 분뇨와 같아서 한 곳에 모아두면 악취가 나지만 사방에 뿌리면 거름이 된다며 해방 후에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5만원권 지폐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상용 현금’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늘어서다.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줄어 은행에 맡길 돈이 없다고도 한다. 그런데도 카카오게임즈까지 올해 신규 상장 종목에 모였던 일반 청약증거금이 150조를 넘었다. 5만원권 지폐를 집안에 쌓아둔 사람들이라면 ‘고인 돈은 썩는다’는 최준 선생의 말을 되새겨 볼 일이다.

박정임 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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