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지독하게 정직했던 할아버지
[꿈꾸는 경기교육] 지독하게 정직했던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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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삶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는 절대 가치가 하나 있다. 마음에 담는 순간, 무한대로 소중해지는 그것은 우리의 삶을 더욱 옹골지게 할지도 모른다. 그것의 이야기를 이어서 풀어보려 한다.

당신은 자기의 살림살이 절반을 내 차 가득 싣고도 혹시나 모를 빈틈을 찾아내셨다. 어떤 것도 담을 수 없는 좁은 그 공간은 당신의 땀을 대신한 쌀자루가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견디지 못하고 사방으로 쏟아진 마지막 쌀알까지도 모두 주워 담고서야 거친 숨을 고르던 당신은 언제나 나를 빛나게 했다.

6·25 참전용사였던 당신은 지독히 정직한 나의 할아버지이셨다. 절대적이라 믿었던 당신의 삶의 무기는 마음에 담지 않는다 해서 이상할 것도 없는 딱 그 정도의 가치로만 여겨지던 것이었다. 그리고 한 글자도 다르지 않은 그것의 레퍼토리는 쉬어 읽는 숨까지 기억하게 만들었다.

“나라 밥 묵는 사람은 어딜 가든 정직해야 보배인기라. 그래야 내 새끼 맞제.”

내 기억이 짙어질수록 희미해지는 할아버지의 기억은 떼쟁이 아이에 머물고 말았다. 대소변 처리가 미숙할 정도로 나약했던 몸으로 손에 닿지도 않는 사탕을 꺼내주려 안간힘을 쓰셨다. 아마도 그날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던 거 같다. 정직하게 살아야 삶이라는 진리를 평생을 고수하며 살아내셨다.

당신은 떠나고 없다. 하지만 정직이란 그것은 내 삶에도 억지스럽게 스며들고 있었다.

나는 안산 관내에서 유일한 여자 시설 주무관이다. 여자라서 부딪히는 한계가 조직 곳곳에 내재돼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왕왕 시험에 들게 한다. 하지만 정직을 기본으로 파생된 마음의 단단함은 언제나 나를 힘나게 한다. 학교의 시설 살림살이에서도 언제나 기본이 돼 주었다.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이곳에서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은 다름 아닌 ‘정직’, 이것이 유일하다. 이것이 무너지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는 확신은 나에게만 적용되는 절대 진리는 아닐 것이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은 학교 조직의 말단 구성원이지만 정직을 기본으로 한 나의 모든 것들이 아이들의 눈에 보이고, 귀에 들려지며 그로 하여금 정직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것이 가진 가치 또한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무척이나 소중할 뿐이다. 그것은 분명 인간의 삶과 인생을 언제나 빛나게 할 것이다. 부족한 나의 이야기가 최고의 가치를 얻게 되는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의 마지막을 매듭짓고자 한다.

강도연 안산 별망초등학교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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