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교육 불평등 해결… 공교육 개혁이 답이다”
[꿈꾸는 경기교육] “교육 불평등 해결… 공교육 개혁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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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빈민의 삶 그린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사회적 구조로 인한 불평등 야기… 빈부격차 심화
사교육으로 공교육 무력화, 교육 격차 문제와 흡사
특별전형 확대보다 국가적 차원의 개선 노력 필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著 / 이성과힘 刊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著 / 이성과힘 刊

‘울지 마, 영희야.’
큰오빠가 말했었다.
‘제발 울지 마. 누가 듣겠어.’
나는 울음을 그칠 수 없었다.
‘큰오빠는 화도 안 나?’
‘그치라니까.’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부르는 악당은 죽여버려.’
‘그래. 죽여버릴게.’
‘꼭 죽여.’
‘그래. 꼭’
‘꼭.’
<pp.143-144>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하 ‘난쏘공’). 한 난쟁이 가족을 중심으로 개발 독재로 밀려난 도시 빈민의 삶을 그린 조세희 작가의 명작이다. 문학 교과서
에 수록되기도 하는 등 조세희의 연작 소설은 70년대 한국 사회의 모순을 정면으로 접근한 훌륭한 소설이다. 빈부와 노사의 대립을 화해 불가능한 것으로 여기며, 성숙하지 못한 사회를 비판한다. 아울러 그는 환상적 기법을 소설에 도입함으로써 현실의 냉혹함을 강조시켰다. 또 연작 형식을 사용해 소설 양식의 확대를 가능케 하고, 이야기 형식의 긴장과 이완을 동시에 추구한다. 동시에 장편으로 현실을 개괄할 수 없었다는 사회적 현실을 비판하는 이러한 도전과 그 성과는 1970년대 문학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또 그는 진보주의자로서 현실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의식을 지니고 있다.

난쏘공의 난쟁이 가족은 낙원구 행복동에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철거 계고장을 받게 되고 아파트에 입주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난쟁이 가족은 투기꾼에게 입주권을 팔고 다른 곳으로 떠난다. 이사 전날 아버지와 막내 영희가 사라지는데 영희는 투기꾼을 따라갔다가 순결을 잃게 되고, 그의 금고에서 표찰을 되찾아 집으로 간다. 아파트 입주 신청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영희는 아버지가 그동안 일하던 공장 굴뚝에 올라갔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아버지
를 난쟁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다 죽여버려”라는 비참하고도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말을 남기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지난 6월11일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당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 후 브리핑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교육혁신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고등교육 과정을 심의하자고 제안하면서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교육 불평등을 고착화하고 있고, 사교육 시장이 커져서 공교육이 무력화되고 있지 않냐’며 사회의 계층 이동 사다리가 사라지고, 빈부격차가 대물림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정치적 성향과는 상관없이 이는 일리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난쏘공에서 사회적 구조로 인한 불평등이 야기하는 빈부격차의 심화를 다룬 만큼 오늘날 사교육으로 인한 교육 불평등과 그로 인한 교육 수준의 격차 문제와 매우 흡사하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사실상 공부가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부정하지 못할것이다. 사교육을 폐지해야 한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제적 문제나 지리적 문제로 인해 사교육이 미치는 범위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사교육을 접할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교육 불평등을 해결할 방안은 무엇이 있겠는가?
공교육을 살리는 것이 답이다.

현대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의 주체는 공교육이다. 사교육은 공교육의 교육과정에 맞춰 개념을 보충하거나 심화된 교육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책임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교사들의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이는 구조적 문제다. 한국 교육 시스템이 수준은 높지만 비효율적이고 비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본 이야기일 것이다. 국가적 차원의 개혁 의지가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무의미한 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나 학생들 개인을 효과적으로 길러낼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이 실시되도록 해야 한다.

농어촌특별전형 등 특별 전형이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교육을 효과적으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 아닌가? 그들도 똑같이 공교육을 받고 있기에 특별전형이 있을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존속되는 것은 교육부 스스로가 사교육의 영향이 공교육보다 크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아닌가. 사교육을 잘 접할 수 없다며 특별전형이라는 특혜를 줄 것이 아니라 공교육을 개선해야 한다. 공교육만으로도 경쟁력이 생길 수 있도록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는 매
우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로 인식돼야 한다.

현대 교육 시스템으로는 대입이 매우 중요하므로 초·중·고등학교 교육의 수준이 성인이 됐을 때 경제적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아직도 불평등은 사라지지 않았다. 난쏘공이 쓰인 1970년대에는 먹고사는 문제, 즉 의식주가 중요했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에서의 불평등이 대두됐다면 이제는 아주 기본적인 의식주에서 벗어나 더 포괄적인 형태의 불평등을 인식해야 한다. 두 문제 모두 빈부격차를 야기한다. 한국 교육 시스템의 구조적 불평등 문제가 오랫동안 제기됐던 것만큼 이제는 정부 차원의 개선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사교육은 심화된 교육이 가능한 자율적인 형태로 남되 공교육만으로도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하도록 교육 개혁이 이뤄지는 것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사회의 방향이 되리라 확신한다.

최승우(의정부 경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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