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비정상적인 휴전상태를 끝내야 하는 이유
[아침을 열면서] 비정상적인 휴전상태를 끝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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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8일 북한 영해에서 우리 공무원이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실 그동안 김정은 정권은 22명의 월북자를 남측으로 송환한 바 있었는데 이번엔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한편에선 코로나19 대응에 골몰한 북한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북ㆍ중 교역을 중단하고 불법 월경자를 사살하라는 명령까지 내린 상태였다는 점을 주목한다. 의료수준이 낮은 북한이 방역에 실패하면 국가적 위기가 될 것이라는 공포가 팽배한 상태에서 북한군 지휘체계의 미숙한 대응이 겹쳐서 발생한 불행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선 희생자가 사살되기 전 구출하지 못한 우리 군의 대응을 탓한다. 하지만 2013년 임진강에서 월북을 시도하다 발각된 민간인이 우리 군에 의해 사살된 사건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엔 철저한 경계태세를 오히려 칭찬하기까지 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아직 한반도에선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안타까운 사건의 근본적 원인은 비정상적인 67년간의 휴전상태에 있다. 그렇기에 우리 국민을 구출하러 갈 수도 없고, 세계 어디에서도 일어나지 않을 비상식적인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북한 통전부 명의 사과문에는 북측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담고 있다.

“우리 지도부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하면서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필요한 안전 대책을 강구할 데 대하여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국무위원장 김정은 동지는…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하시었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이런 식으로 사과의 뜻을 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 국무부도 북한의 조치는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 국민 여론은 차갑고, 남북 간 서로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 이를 극복할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진정성 있는 조치를 통해 조금씩이라도 신뢰를 회복하고 한걸음 서로 다가서는 것이다. 얼마 전 남북 정상 간에 교환된 친서,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당 창건일 열병식 연설에선 교착된 남북 관계를 전환하려는 남북 양측의 의지가 담겨 있어 일말의 희망을 본다. 비정상적 휴전상태를 종식하지 않고서는 또다시 비상식적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일은 역설적으로 하루빨리 종전선언을 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야만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민경태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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