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T 야구에 모처럼 지역민이 웃는다
[사설] KT 야구에 모처럼 지역민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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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포츠를 말하기도 죄스러운 2020년이다. 모두가 코로나19 창궐에 생명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등이 차라리 사치스럽게 여겨짐이 사실이다. 실제로 올 프로 스포츠는 팬들의 시야 밖으로 벗어났다. 10월 이전 거의 모든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프로 스포츠가 진행 중인 사실도 모르는 국민이 많다. 이런 환경에서도 프로 스포츠는 진행되고 있었다. 어느덧 그 외로운 싸움도 막판까지 왔다.

수원시민과 경기도민에 기대 못 했던 성적표가 공개됐다. KT 위즈의 가을 야구 진출이다. 22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승리해 5위 이상을 확정했다. 와일드카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로 이어지는 가을 야구의 일원이 됐다. 창단 7년 만에 처음 이룬 성적이다. 팬들의 기쁨이 크다. 마지막 홈경기가 열린 25일 KT위즈파크를 찾은 5천여 관중이 환호했다. KT 선수단과 야구단 관계자, 염태영 수원시장이 함께하는 ‘가을 야구 출정식’도 열렸다.

결코, 우연히 나온 결과가 아니다. 올 시즌 KT의 도전은 옹골찼다. 시즌 초 하위권으로 출발했다. ‘만년 하위’라는 딜레마가 어른거렸다. 이 상황에서 집요한 KT 위즈의 도전이 시작됐다.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다시 상위권으로 올랐다. 같은 선수지만 지난해 그 선수들이 아니었다. 로하스는 타격 전분야를 점령했다. 강백호는 4번 타자의 만화를 써갔다. 유한준ㆍ황재균ㆍ장성우를 비롯한 고참 선수들도 앞장섰다.

이강철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을 빼놓을 수 없다. 적재적소에 선수 배치로 승률을 높였다. 경기 초반보다 후반이 강한 근성 야구를 만들었다. 페넌트레이스 전체를 보는 선수단 운영을 했다. 이 계산이 결과로 나타났다. 역전승이 많았고, 후반기 순위가 높아졌다. KT 구단이 가을 야구가 확정된 직후 이 감독과 재계약을 발표했다. 시즌 중에 재계약 발표가 이채롭다. 그만큼 구단의 평가가 높다는 점을 나타내주고 있다.

어떻게 탄생한 야구단인가. 경기도에는 신생구단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국가균형발전 논리가 스포츠에도 적용된 결과였다. 그 논리를 지역민의 열정으로 뚫고 탄생시킨 야구단이다. 시민 대표가 삭발하고, 시장과 도지사가 선정 평가 현장에 진치며 따낸 야구단이다. 어쩌면 선수단도 모를 이 구단 탄생의 역사를 시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이제 그 구단이 ‘가을 야구’를 이뤄냈다. 모두가 힘든 지금이어서 더 값지다.

힘들게 달려온 선수단에 박수를 보낸다. 시민의 혈세로 펼쳐 놓은 야구장이다. 그 잔디 위에서 더 큰 가을을 만들어 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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