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1명이 24시간 긴급전화…정부 아동학대조사 공공화 사업에 지자체들 ’몸살’
공무원 1명이 24시간 긴급전화…정부 아동학대조사 공공화 사업에 지자체들 ’몸살’
  • 김해령 기자 mer@kyeonggi.com
  • 입력   2020. 10. 27   오후 7 :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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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아동학대 조사 업무를 공공화하고자 시행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제’가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전담 공무원에게 전문성은 물론 24시간 현장 출동 등 과도한 업무가 요구되지만, 인력 수급 및 인센티브 등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27일 보건복지부와 경기도내 시ㆍ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달부터 민간 영역이 수행하던 아동학대 조사 업무를 공무원이 담당하도로 하는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제’를 시행했다. 당초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맡았던 아동학대 조사를 공무원이 담당해 조사의 강제성을 높이겠다는 방안이다. 우선 정부는 선도지역으로 선정된 118개 지자체에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경기도에서는 성남ㆍ안산ㆍ시흥ㆍ군포ㆍ의왕ㆍ화성ㆍ여주시 등 7곳이 선정됐다.

이런 가운데 전담공무원제를 시작한 지자체들은 인력 부족과 불합리한 처우 등으로 제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담공무원에게는 24시간 아동학대 긴급신고전화 운영부터 야간ㆍ휴일 현장출동 등 고강도 업무가 주어진다. 이 때문에 화성시처럼 전담공무원이 1명인 지자체에서는 공무원 혼자 24시간 신고전화 대기부터 출동까지하는 비현실적인 업무 구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같은 고강도 업무에도 전담공무원에게 지급되는 출장비나 당직근무 수당 등은 없다. 상황이 이렇자 아동학대전담팀은 구성되기 전부터 공무원들 사이에서 ‘기피 1순위’ 부서로 꼽히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전담 공무원은 힘든 업무에 신변 노출 우려까지 있다. 게다가 초과근무수당 외 인센티브는 전무해 지원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신고전화는 112로 일원화하고, 사기진작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은 필수”라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기존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도맡았던 ‘사례 관리‘ 업무 중 일부가 지자체에 넘어가면서 지자체 공무원들이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기관이 학대 가정을 찾아 재학대 방지를 위한 부모 교육 등 실질적인 업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사례관리 점검 및 종결 처리 등 결정권은 업무에 관여하지 않고 전문성이 결여된 지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전담공무원은 책임만 떠안게 된 셈이다. 이에 향후 발생하는 재학대 등 문제에 대한 우려로 제대로 된 결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의왕시는 사례관리 업무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모두 담당하게 해달라며 경기도에 건의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전담공무원 인건비 증액 및 인력 확충, 전문성 확보를 위해 관련 부처와 계속해서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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