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 마련해야
[꿈꾸는 경기교육]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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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13명 택배기사 세상 떠나
노동자 아닌 개인 사업자 분류돼
주 71시간 노동·과도한 업무 시달려
인원 투입 등 근본적 해결책 절실

‘까대기’라는 책을 읽어 본 적이 있다. 책 속에서 주인공은 돈을 벌기 위해서 택배 분류나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그 과정은 굉장히 고되고 혹독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택배 분류 작업을 흔히 ‘까대기’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러나 주인공이 했던 택배 알바가 아닌, 정식 택배기사들은 이 ‘까대기’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할당된 배달도 당일 마쳐야 한다. 이러한 현 실정은 택배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올해만 13명이 과로사로 사망했고, 불과 며칠 전에도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경각심을 느낀 택배사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택배노동자 과로사의 주된 원인과 택배 업계의 구조적 문제점, 그리고 좀 더 효과적인 대응책은 없을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택배 노동자들은 까대기를 하는 과정에서 체력 소모가 매우 크다고 한다. 까대기가 끝나고 나서야 택배노동자들의 주업무인 택배 배송을 시작한다. 오후가 넘어서 시작된 배송은 약 400개 정도의 하루 물량을 채워야만 끝날 수 있다. 시간이 아니라 건당 주어지는 월급 때문에 서둘러 배송을 하다 보면 파손 물품이나 분실 물품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모두 택배노동자가 배상해야 한다.

또 배송 과정에서 사고가 나거나 부상을 당해도 택배노동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배송을 모두 끝내면 12시에 가까운 밤늦은 시간이 된다. 올해 과로사로 사망한 택배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혹독한 업무보다 더 센 강도의 업무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올 한해 택배 물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업은 웃고 노동자는 죽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일까. 바로 택배노동자들이 ‘노동자’가 아닌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택배노동자는 일명 ‘특수고용직’이다. 개인 사업자로 취급되면서 노동자라면 마땅히 보장받아야 하는 주52시간제 적용 대상에서 벗어났다. 결국 이들은 ‘주 71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근로자로서의 보험 적용이 불가능해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러한 택배노동자들의 불합리한 사회적 위치는 결국 권리는 없고 의무만 있는 열악한 근로환경을 양산했다.

이제 정말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무책임하고 위험한 근로 환경 속에서 더 이상 과로사로 사망하는 택배노동자들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먼저 추가 인력 투입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특히 택배 분류 작업(까대기)의 경우 더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장시간 노동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자동분류장치를 통해 택배를 분류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새벽배송, 총알배송 기계가 아닌 인간이 노동으로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택배 수요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제 택배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구조적 해결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채민 구리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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