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ISSUE]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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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쓰레기’는 서울에서
‘경기쓰레기’는 경기에서

인천시민은 그동안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나온 쓰레기까지 모두 수도권매립지에서 떠안으며 큰 고통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민선7기 인천시는 인천의 자체매립지 조성을 핵심 정책 방향으로 정했다. 단순히 수도권매립지 대체부지를 조성하는 것 만으로는 오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할 수 없다. 지난 2015년 환경부와 인천시·서울시·경기도가 맺은 4자 합의에 대체부지를 조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면 남은 3-2 매립장의 15%를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일종의 ‘독소 조항’이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시는 3개 시·도가 함께 자체매립지를 조성해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해결하자고 설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천시의 자체매립지 추진을 환영하면서도, 앞으로 발생할 주민과의 갈등을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 설득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서울시·경기도와의 갈등 및 법적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도권매립지 반입량 제로화 등도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발생지 처리 원칙에 충실해야
쓰레기(폐기물) 처리에 대한 기본은‘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이다. 즉 폐기물이 나온 지역에서 해당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폐기물관리의 기본 원칙을 규정한 폐기물관리법 제3조의2‘ 국내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가능하면 국내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문구에 따른 것이다.
이 원칙에 따라 인천시는 인천만의 자체매립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인천시·서울시·경기도가 추진하는 대체부지 조성과는 별개다.
현재 수도권매립지는 이 같은 발생지 처리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는 시설이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배출한 쓰레기를 수도권매립지가 있다는 이유로 인천시가 모두 감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4~2019년 수도권매립지에 반입 중인 폐기물 중 서울과 경기에서 들어오는 반입량은 각각 약 42~47%, 33~39%대로 인천에서 발생하는 반입량보다 높다. 같은 기간 인천 폐기물 반입량은 18~20%에 불과하다.
인천 등의 자체매립지 조성은 지금같은 수도권매립지 정책으로는 발생지 처리 원칙에 입각한 폐기물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에서 비롯한 것이다.

또 대규모의 공동매립지를 조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앞서 인천시 공론화위원회가 수개월 간 인천시민의 뜻을 모아 만든‘친환경 폐기물 관리정책 전환과 자체매립지 조성 공론화 정책권고문’에서도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대비해 인천만의 자체매립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인천시가 자체매립지 조성에 나선 것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해 서울시·경기도에 대한 압박수단으로도 볼 수 있다. 인천시는 2025년 이후에는 인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자체매립지를 통해 처리해 수도권매립지에 들어가는 반입량을‘0’으로 만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가 대체부지 찾기에 실패하더라도 인천의 수도권매립지 반입량이 없다면, 서울시와 경기도의 폐기물 반입을 가로막는 강력한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류권홍 원광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과 원인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서울·인천·경기가 각각 자기 지역 쓰레기는 자기가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인천시부터 자체 매립지를 따로 마련해야 서울시와 경기도도 각각 쓰레기 매립지를 운영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 자체매립지 부지 찾아라
인천시는 21일 ‘인천시 폐기물처리시설(매립) 입지 후보지 추천(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인천시가 제시한 자체매립지 규모는 5만㎡로 1일 약 160t의 쓰레기를 반입할 수 있는 규모다.
자체매립지의 콘셉트는 친환경이다. 생활폐기물 중소각이 끝난 소각재와 불연성 폐기물만 매립해 친환경적인 매립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매립지 완충녹지를 조성하고 친환경 차량도 운행한다.
폐기물은 지하에 매립하거나 상무 밀폐형 매립지를 조성해 매립지 주변 지역의 영향을 최소화한다.

인천시는 자체매립지 조성에 약 50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 사업비를 현재 운영 중인 수도권매립지 특별회계를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매립지 특별회계는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한 정책에 사용 가능하다.
자체매립지가 들어서는 지역에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시는 공모 신청자나 주변지역에서 요구하는 인센티브를 최대한 수용할 방침이다. 시는 주민숙원사업, 지역발전사업, 매립지 직접운영, 주변지역 주민고용, 주민지원협의체 지원, 주변지역 환경개선 사업 등을 예시로 제시했다. 인센티브를 위한 예산은 반입수수료의 10%를 특별회계로 만들어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체매립지 민·관 갈등 해결 숙제
인천시는 자체매립지 조성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을 높이려 한다. 만약 이번 공모에서 자체매립지 조성을 원하는 지역이 있으면 인천시의 자체매립지 조성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면적도 폐기물시설촉진법의 적용 기준인 15만㎡이하인 5만㎡에 불과해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아도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하지만 용역 과정에서 자체매립지 규모가 최대 12만㎡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자칫 공모에 응한 지역과 인천시간 갈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관·관 갈등도 풀어야할 숙제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인천시가 공동매립지 공모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경기도는 인천만의 자체매립지 공모에도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안팎에선 인천시가 갈등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용역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정확한 내용없이 공모하면 신청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추진 과정에서 주민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인천시가 자체매립지 조성을 밀어 붙이기보다는 주민을 합리적으로 설득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또 류 교수는 “3-2 매립지 사용은 인천시장의 공유 수면 매립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만약 인천시가 이를 허가하지 않으면 서울시와 경기도는 행정심판 절차등을 밟는 등 법적 다툼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어 “이에 대비해 수도권매립지 반입량 제로화로 인천시의 명분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고 했다.

글_이승욱기자 사진_경기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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