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붙이고, ‘임대’ 떼고…개명(改名) 바람 부는 경기도내 아파트 단지
‘역’ 붙이고, ‘임대’ 떼고…개명(改名) 바람 부는 경기도내 아파트 단지
  • 김해령 기자 mer@kyeonggi.com
  • 입력   2020. 11. 17   오후 7 : 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시범호반베르디움(2015년 입주ㆍ1천2세대) 입주민들은 아파트 이름에 ‘동탄역’을 붙이는 작업에 한창이다. 명칭에서 역세권 입지를 강조해 아파트 단지의 가치를 올리려는 목적이다. 개명을 위한 입주민 80%의 동의는 지난 봄에 이미 마쳤다. 현재 아파트 외벽에 부착된 간판 교체 작업을 위해 시공사와 협의 단계에 있다. 

용인시 수지구 상현마을성원상떼빌3차(2002년 입주ㆍ968세대)는 아파트 단지명에 광교를 붙여 ‘광교상떼빌파크뷰’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곳 역시 지난 8월께 주민 동의를 마쳤다. 이 아파트 주민 A씨는 “아파트 명칭에 광교로 바뀌게 된다면,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내 아파트 단지에 ‘개명(改名)’ 바람이 불고 있다. 브랜드 변경으로 아파트 이미지를 제고하고 집값도 상승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이름 변경은 소유주 75%(서면 80%) 이상의 찬성 동의를 얻어 지자체에 신고 한 뒤 승인받는 구조다. 지자체가 승인하면 건축물관리대장에 바뀐 아파트 명칭을 기재할 수 있다. 입주민들의 뜻이 모인 상태라면 지자체 심사ㆍ통과까지 통상 1~2년 남짓 걸린다.

아파트 이름 변경은 최근 몇 년간 신도시지구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앞서 용인시 수지구에 있는 ‘광교마을46단지광교스타클래스’와 ‘광교상현마을현대’도 지난 2018년 각각 원래 명칭 웅진스타클래스와 현대아이파크에서 현재 이름으로 바꾼 바 있다. ‘동탄역푸르지오’도 원래 이름은 동탄2신도시푸르지오2차였는데, 2017년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기 전 입주 예정자 협의회의 건의로 변경됐다.

이처럼 광교 등 신도시 이름을 붙이는 아파트 단지가 늘면서 기존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광교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는 “지어진 지 20년이 넘는 아파트에 광교 브랜드를 넣어 집값 상승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교통분담금 등 입주민으로서의 책임을 지지도 않고 반사이익만 얻으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당초 광교신도시 중 유일하게 용인시 지역인 광교마을은 40~45단지로 계획돼 개발됐다. 당시 가구당 교통분담금 2천여만원을 냈다.

단순한 집값 걱정을 넘어 저소득층으로 낙인찍히는 것을 걱정해 단지 이름 변경을 추진하는 사례도 많다. 공공 아파트나 임대 아파트 전문 브랜드에서 주로 나타난다. 최근에는 ‘엘사(LH사는 사람)’, ‘휴거(휴먼시아 거지)’ 등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받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신조어가 쓰인 지 오래다.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LH센트럴타운1단지(2015년 입주ㆍ863세대)도 명칭에 붙은 ‘LH’를 떼기 위한 주민 찬성 동의를 받고 있다. 이미 성남시 위례신도시 ‘위례 부영사랑으로’는 2018년 가구당 10만원씩 부담해 ‘위례더힐55’로 이름을 바꿨다.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서도 LH7단지와 28단지가 각각 ‘미사강변센트리버’, ‘미사강변골든센트로’로 개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입주민들이 아파트 단지 명칭 변경으로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거나 지역이나 역세권을 묶어 연대감을 느끼려는 심리로 보인다”며 “실제 명칭 변경과 부동산 가격 변동이 연관성이 있는지는 분석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