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 자식이었대도 이럴 것인가’... 어린이집 아동학대 여전하다
[사설] ‘내 자식이었대도 이럴 것인가’... 어린이집 아동학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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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의 한 어린이집 폐쇄회로에 이런 장면이 잡혔다. 아이가 밥을 먹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돌린다. 어른이 음식을 억지로 아이 입에 밀어 넣는다. 손등을 수차례 내려치기도 한다. 아이는 뇌병변장애 2급을 앓은 다섯 살배기다. 말을 하지 못하고 제대로 걷지 못한다. 어른은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다. 조사했더니 한 달간 130여대를 때렸다. 주먹은 물론 컵으로도 때렸다. 가장 최근의 어린이집 아동 학대 예다.

동영상을 본 누구라도 분노했다. 하물며 아이의 가족은 어땠겠나. 몸이 성치 않은 아이다. 안 그래도 늘 속상했을 것이다. 그 아이가 학대를 당하는 모습이다. 그 고통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학대 어른에게 묻고 싶다. ‘당신 자식, 당신 손주라도 그렇게 했겠는가.’ ‘아이가 싫으면 왜 그 일을 하고 있는가.’ 두들겨 맞는 아이들이 한둘 아니다. 피멍 들어오는 아이들도 끊이지 않는다. 아이들에겐 지옥이다.

경기도 내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봤다. 최근 3년간 200건 이상 발생했다. 2018년에 58건, 2019년 112건, 올 해(9월 말 현재) 36건이다. 올 들어 줄었다고 보면 안 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린이집 상당수가 폐쇄된 영향이다. 유형별로 보면 신체적 학대가 95건으로 제일 많다. 정서 학대도 28건, 방임 17건이다. 66건은 다양한 형태의 학대로 분류됐다. 사실 학대의 정도를 구분할 것도 없다. 아이 부모들엔 다 가슴 무너지는 일이다.

지역별로 나눠봤다. 화성시가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수원시(17건), 용인ㆍ김포시(각 15건), 부천ㆍ안산ㆍ남양주ㆍ시흥시(각 11건), 광주시 10건이다.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 있다. 안양ㆍ이천ㆍ연천이다. 근래 모든 지자체의 공통적 행정 목표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출산을 책임지는 도시’다. 이런 구호는 같은데 아동학대의 실태가 천차만별이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학대받는 도시’가 있다.

침소봉대라 할 것이다. 인구 비율을 고려하라고 할 것이다. 행정 밖의 영역이라고 할 것이다. 잘 안다. 그렇지만 ‘아이가 학대받는 도시’의 우악스런 표현을 철회하지 않겠다. 안양ㆍ이천ㆍ연천에는 한 건도 없는 건 사실 아닌가. 앞선 경남 사천의 예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시가 정직 6개월 처분으로 끝냈다. 피해 아동 부모가 이의를 제기하자 ‘살인 유죄 등 중범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행정이 이러니 저러는 것 아닌가.

행정이 의지를 가지면 역점 정책이 된다. ‘어린이집 아동 학대 근절’을 지금보다 강조하면 된다. 그러면 24건이 10건 되고, 10건이 0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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