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軍소음 피해학교 지원조례 무용지물, 왜 만들었나
[사설] 軍소음 피해학교 지원조례 무용지물, 왜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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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학교가 경기도내 141개교에 이른다. 군사기지 피해 학교 36곳, 군 공항 피해 학교 105곳이다. 지역별로는 군 공항이 위치한 수원이 57개교로 가장 많고 이어 화성·오산 18개교, 성남 13개교 등의 순이다. 이 중 초등학교가 49곳으로 가장 많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다. 141개 학교 중 103개교가 소음 피해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경기북부는 북한과 접경지역에 있어 학교 인근에 군 부대가 많다. 수시로 전차와 장갑차가 지나가고 군용트럭 통행량도 많다. 사격장 포격 소리에 아이들이 놀라기 일쑤다. 수원에는 군 공항이 있어 전투기가 이착륙할 때마다 대화가 불가능 할 정도의 소음이 발생한다. 그럴 때마다 수업은 정지 상태다. 일부 학생들은 이명ㆍ어지럼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경기도교육청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주변 소음피해 학교 지원 조례’를 제정,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했다. 해당 조례 제11조에는 ‘교육감은 소음피해학교의 교수ㆍ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장과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교육지원청 중 협의체를 구축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군사시설 등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지만, 도교육청은 조례를 만들고 1년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기도의회의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황대호 의원이 이런 문제들을 지적했다. 도교육청 행정국장은 “아직까지 협의체를 구성한 사례는 없고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정도”라고 답변했다. 조례까지 만들어놓고 ‘주먹구구식’이라니, 교육청 담당자가 할 소리인가 한심스럽다.

군 공항의 비행훈련과 사격장 포격 등으로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수권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실정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행정·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했는데 대처를 안하고 있다니 직무유기다. 예산 확보에 문제가 있다면 적극 어필해야 한다. 조례대로 지역교육지원청은 지자체와 협의체를 구성해 학생들에게 쾌적한 학습환경을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11월부터 시행되는 군 소음 방지와 피해를 보상하는 ‘군 소음 보상법’에 학교가 제외돼 있다. 국회 교육위 정찬민 의원이 보상 대상에 학교 등 교육시설이 포함되도록 군 소음 보상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국감에서 밝혔다. 교육청과 지자체에서도 힘을 보태야 한다.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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