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참는 법을 배우자
[삶과 종교] 참는 법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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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다. 물이 한번 쏟아지면 다시 담을 수 없듯이 성품이 한 번 방종해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 물을 막으려면 반드시 둑을 쌓아 막듯이 성품을 바로 잡으려면 반드시 예법으로 해야 한다.” 이 말은 『명심보감』의 「성품을 경계하라」는 가르침의 첫 구절이다. ‘인내’를 강조하는 말이다. 오늘날 사람들 가운데 참지 못하고 말을 마구 하거나 행동을 마구 하여 자신도 아프고 슬프고 남도 아프고 슬프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사람인들 이런 일이 없었겠는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으로 심란하다. 부동산 정책 입안자들이 여러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는데 집값과 전셋값이 모두 더욱 올라버리고 말았다. 지난주에는 서울 모 지역에서 오른 전셋값에 싸우던 부부가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본인은 높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이 소식은 정말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나라가 어찌 이 지경이 됐단 말인가. 본인들도 그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등지고, 그 자녀는 또 어찌 살란 말인가. 그들이 결혼해서 몇 년 살다가 이렇게 끝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이 일은 누구의 책임인가. 정권을 잡은 이들이 전문적인 시뮬레이션 없이 정책을 만들지는 않았겠지만, 아직 결과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우리 사회 전반이 예의를 지키고 참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이어지는 말은 다음과 같다. “한순간의 분노를 꾹 눌러 참으면 백 날 동안의 근심을 면하리라. 참고 또 참아라. 조심하고 또 조심해라. 참지 않고 조심하지 않으면 사소한 일이 큰일 된다.” 이 일은 어려서부터 배울 일이고 꾸준히 평생을 실천할 일이다. 내 삶을 돌이켜보아도 분노를 참아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그리고 화를 내고 후회를 할 때도 잦았다. 결국은 내가 어리석어서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다음 구절은 시비라는 것이 사실상 실체가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맹자가 사단을 설명할 때,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인 시비지심을 말하고 있는데, 유가의 책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부질없는 일이라고 하니 다소 의아스럽기는 하다. “어리석은 사람이 크게 화내니 세상 이치 깨닫지 못해서라네. 마음에 화의 불길 돋우지 마오. 귓가를 스쳐가는 바람결마냥 집집마다 장점단점 모두 있고요. 곳곳마다 덥고 찬데 같다네. 옳고 그름 본래부터 실상이 없어 마침내 모두가 부질없다네.” 시비를 가릴 줄 아는 마음이 시비를 가리는 것이 부질없는 일이라고 시비를 가리는 것이라고 이해를 해야 할 듯하다. 이 부분은 불가적인 견해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공자의 제자 가운데 자장이란 인물이 있다. 아마도 성질이 급하고 화를 잘 내는 성품이었던 듯하다. 그러니 자장이 공자께 하직인사를 드리고 떠나며 ‘인생의 지침이 되는 가르침’을 구할 때, 공자는 ‘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겠는가. 자장은 이어서 “참는 것이 무엇입니까”하고 물었다. 공자가 자장의 물음에 대해 대답해주기를,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가 없을 것이다. …… 형제가 서로 참으면 그 집안이 부귀해질 것이다. 부부가 서로 참으면 일생을 해로하게 될 것이다. 친구가 서로 참으면 명예가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참으면 화가 이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공자의 이 대답에 자장은 참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또 물었다. 이 다음 말들은 소개하지 않아도 미루어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람만이 참을 수 있고, 참지 못하면 사람이 아니로구나”라는 자장의 말로 이 이야기는 끝난다.

김원명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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