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놈 위에 나는 놈?’…보이스피싱 조직 뒤통수 치려다 거꾸로 신상 털린 2인조 사기단 구속
‘뛰는 놈 위에 나는 놈?’…보이스피싱 조직 뒤통수 치려다 거꾸로 신상 털린 2인조 사기단 구속
  • 장희준 기자 junh@kyeonggi.com
  • 입력   2020. 12. 10   오후 2 : 31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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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서부경찰서

“느이가 우리를 속이고 무사할 것 같네? 방심하지 말라!”

보이스피싱 조직의 뒤통수를 치고 피해금을 가로챈 20대 청년 2명이 조직의 보복으로 경찰에 붙잡히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수원서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씨(20)와 공범 B씨(20)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피해자들에게 뜯어낸 3천9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범행을 기획한 A씨는 애초부터 피해금을 ‘먹튀’할 목적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락을 취했다. 인터넷에 떠있는 ‘고액 알바’ 등의 미끼가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알고도 접근한 것이다.

이후 공범 B씨와 함께 지난달 29일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아버지뻘인 피해자 C씨(51)를 만나 현금 2천400만원을 받아냈다. 불과 사흘 전인 같은 달 26일에도 고양시 일대에서 또 다른 피해자에게 1천5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기존 대출금을 갚으면 저금리로 더 많은 돈을 빌려주겠다는 이른바 ‘전환대출’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였다. 2인조 사기단은 이렇게 뜯어낸 피해금을 조직에 송금하지 않고 꿀꺽 삼켜버렸다.

그러나 이틀 뒤 이들은 더 강력한 어퍼컷을 맞게 됐다. 전달책 2명이 중간에서 돈을 가로챘다는 사실을 인지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에게 연락해 이들의 신상정보를 넘겨버린 것이다.

피해자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시 위치 추적에 나서 A씨 등의 소재지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용현동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용현동 일대를 샅샅이 뒤진 경찰은 지난 7일 한 PC방에서 게임에 열중하던 A씨와 B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처음부터 돈을 가로챌 목적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에 접근했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지난 9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렸고 10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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