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원, ‘문화 도시’에 23년 달려왔다...마지막 ‘국가 인증’까지 1년 남았다
[사설] 수원, ‘문화 도시’에 23년 달려왔다...마지막 ‘국가 인증’까지 1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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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원시를 문화도시 예비사업 대상지로 지정했다. 경기도에서는 수원시가 유일하다. 지정의 법률적 근거는 지역문화진흥법이다. 지역 문화 진흥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다. 이번에 선정된 10곳은 앞으로 1년 동안 예비사업을 추진한다. 그 실적을 토대로 내년 말 제3차 문화도시로 최종 지정받게 된다. 문화도시로 최종 선정되면 최대 100억원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차원 다른 길로 올라서는 것이다.

문화 도시를 향한 수원시의 남다른 추진 역사가 떠오른다. ‘문화 도시’라는 화두가 수원시에 등장한 것은 90년대 후반이다. 초대 민선 시장이던 심재덕 시장이 던진 시정 목표였다. 1997년 화성이 세계유산에 선정되면서 더 구체화됐다. 지방 자치 초기였다. 어색한 측면이 많았다. 심 시장에 붙은 ‘문화시장’이란 표현도 부정적 시각이 있었다. ‘한가하게 문화만 한다’는 비아냥이었다. 하지만, 그는 재임 내내 이 목표를 바꾸지 않았다.

후임 김용서 시장의 시정은 다소 변화가 있었다. 도로 등 개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문화의 비중이 줄었다. 수년간 수원시 내 곳곳은 도로 확장 공사 현장으로 덮였다. ‘문화 시장 가더니 도로 시장 왔다’는 빈축이 있었다. 하지만, 문화도시 수원에 대한 기본적 방향이 바뀐 것은 아니다. 화성 성곽 주변 정리 등이 이 시기에 이뤄졌다. 철거의 정당성 문제에서는 두고두고 논란이지만, 문화 도시로 가는 기본 틀만은 유지된 8년이었다.

문화도시의 실현기는 염태영 시장 취임 이후다. 앞선 두 번의 시장이 기본 틀을 만들었다면, 염 시장은 시민과 지역 경제에 와 닿는 생활 문화도시를 추구했다. 고전의 부활에 머물지 않고 현재 문화를 창달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2016 수원 화성 방문의 해’는 그런 방향의 선언이었다. 체육을 통한 지역 문화 융성으로도 번져갔다. FIFA 주관 4개 대회 유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등은 지역민이 주인된 이 시대의 문화 창달이었다.

우리는 ‘문화도시’를 향한 수원만의 25년 역사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예비 사업자 중 수원을 유독 살펴보게 된다. 정조 대왕의 유산(遺産)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를 오늘의 자산으로 만들어가는 노력과 지혜가 중요하다. 그 마지막 방점이 될 수 있는 과정이 정부의 문화도시 지정이다. 국가가 인정하는 ‘최고의 문화도시’에 공식적으로 올라서는 무대다. 224년 전 화성 축성(築城) 이래 가장 중요한 국가 선택일 수 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마지막 평가 1년이 남았다. 하필 코로나19로 모든 게 묶여 있다. 어떤 문화를 어떤 방식으로 표출해낼지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결국엔 집중과 선택 아니겠나. 2021년 수원 문화 행정이 잡을 키워드다.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하면서 알토란 같은 문화 행정을 보여야 한다. 고상한 정신적 가치를 말할 여유는 없다. 보여지고, 계량될 수 있고, 점수화될 수 있는 문화 행정을 펴야 한다. 이게 중요한 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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