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치소 집단감염 계기 방역 불평등 개선해야
[사설] 구치소 집단감염 계기 방역 불평등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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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구치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일 1천90명에 이르렀다. 지난달 18일 기준 동부구치소 수용자 2천419명 중, 수용자 43%가 코로나에 감염된 것이다. 서울동부구치소의 집단감염 사태는 ‘밀폐·밀접·밀집’의 열악한 환경인데도 기본적인 방역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상황을 악화시켰다.

동부구치소 사태에 침묵하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일에야 사과 입장문을 발표하고, 2~3일 동부구치소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음성 판정자들을 다른 교정시설로 이송시켜 과밀수용 문제를 해결하고, 밀접접촉자들은 1인 1실을 배당해 확산 차단을 지시했다. 하지만 방역전문가들은 구치소의 모든 수용자가 밀접접촉자가 된 만큼, 법무부의 뒤늦은 조치가 효과를 보일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4명은 다른 교도소로 이송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새로운 집단감염의 고리가 될까 우려가 크다. 현재 동부구치소를 비롯해 경북북부2교도소, 광주교도소, 서울남부교도소, 서울구치소 등에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중인 수용자가 1천여명에 달한다. 교정시설에서 얼마나 더 많은 환자가 나올 지 걱정이다.

정부가 관리하는 구치소에서 단일 시설, 최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방역 불평등’이 원인이다. 구치소 전체 수용자의 43%가 감염됐다니 충격이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뒤늦게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이 구치소를 찾아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지만 정부의 늑장 대응과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는 예방부터 대처까지 방역의 총체적 관리 부실의 난맥상을 보여줬다. 밀집도가 높은 밀폐된 교정시설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교정당국은 안이하게 대처했다. 예산을 이유로 재소자들에게 방역의 기본인 마스크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확진자가 발생해도 쉬쉬했다고 한다. 첫 확진자 발생 후 3주 뒤 전수검사가 실시됐고, 이후에도 체계적인 수용자 분리가 안됐다. 교정시설 수용자들의 안전과 인권을 무시한 것이다.

방역 불평등은 교정시설뿐 아니라 요양병원과 장애인시설 등에서도 나타난다. 확진자 발생 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가 상황을 악화시켜 대규모 참사로 이어졌다. 부천의 효플러스요양병원은 사망자가 50여명에 달했다. 교정시설과 요양병원은 집단감염에 취약해 엄격한 방역조치가 필수다. 정부는 주먹구구식의 허술한 방역체계를 뜯어고쳐 국민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 소외되거나 고립된 시설의 방역 불평등을 방치해선 안 된다. 외국인보호소 같은 시설 등 사각지대를 찾아 선제 방역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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