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바탕으로 이민자의 애환 드러낸 [파힘]과 [안티고네]
실화 바탕으로 이민자의 애환 드러낸 [파힘]과 [안티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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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힘
파힘

이민자는 어딜 가나 서럽다. 전쟁, 생계 등 다양한 문제로 고국을 떠나 타향살이를 해야하는 처지에 놓였지만 적응, 언어, 문화, 체류권 문제 등이 고루 겹쳐 이주 사회의 비주류로 전락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수십년간 유럽 등지에서 일어난 난민 문제로 이민자를 향한 주류 사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런 가운데 신작영화 <파힘>과 <안티고네>는 실화를 바탕으로 이민자의 애환과 소소한 감동, 슬픔 등을 고루 조명해 영화 마니아들의 눈길을 모은다.

21일 개봉한 <파힘>은 방글라데시계 프랑스인 파힘 모함마드(20)의 실화를 다뤄 흥미를 끌고 있다. 파힘은 8살이 되던 해 아버지와 함께 프랑스로 이주했다. 12살에 체스를 시작하자마자 12세 이하 프랑스 챔피언에 등극했으며, 16살때는 전 세계 16세 이하 체스 선수 150위권에 진입해 ‘체스 신동’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이번 신작은 파힘이 실뱅 샤르팡티에, 소피 르 칼랑네크와 함께 만든 자서전 <Un roi clandestin>(몸을 숨긴 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극 중 파힘(아사드 아메드)은 말도 통하지 않는 파리에서 괴짜 선생님 실뱅(제라르 드빠르디유)을 만나 체스를 배우기 시작한다.

그는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였지만 대회 당일 체류증을 구하지 못한 아버지 누리(미자누르 라하만)에게 추방 통보가 내려진다. 챔피언이 돼 가족과 함께 살겠다는 꿈이 점점 멀어져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파힘과 누리, 실뱅의 고군분투가 극 중 펼쳐진다. 코미디 드라마 장르인만큼 밝고 유쾌한 모습을 보인다. 이민자의 애환과 고뇌 등도 적절히 가미돼 감동을 담은 편안함을 선사한다.

안티고네
안티고네

<안티고네>도 지난 2008년 퀘벡에서 벌어진 ‘경찰 오인 사격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알제리계 캐나다인 안티고네(나에마 리치)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민자 문제를 비롯해 수많은 사회 문제를 조명한다.

극 중 안티고네는 부모님의 죽음을 뒤로하고 캐나다 퀘벡에서 할머니, 언니, 오빠들과 정착했다. 어느 날 경찰의 오인사격으로 큰 오빠 에테오클레스(하킴 브라히미)가 사망하고 작은 오빠 폴리네이케스(라와드 엘 제인)는 투옥된다. 작은 오빠가 캐나다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하자 안티고네는 오빠를 대신해 감옥에 갇히려 한다. 세간의 관심이 온통 안티고네에게 쏠리게 되면서 대중은 SNS를 통해 그를 영웅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이색적인 점은 등장인물의 이름이 고대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과 같다는 점이다. 신화 속 안티고네는 ‘거스르지 않는 자’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장례가 금지 된 작은 오빠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을 수습했다는 점은 극 중 행보와 유사하다. 법을 향한 저항, 단순 이민자의 애환 등을 넘어서 그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각종 이민자 문제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선량한 이들에게도 기본적인 생존권, 주류사회의 배타적인 시선 등이 둘러쌓여 있다는 점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이번 작품들은 스크린을 통해 기존에도 대두됐던 수많은 질문들을 다시 한번 던진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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