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지금은 자가격리 중입니다
[데스크칼럼] 지금은 자가격리 중입니다
  • 이명관 사회부장 mklee@kyeonggi.com
  • 입력   2021. 01. 21   오후 8 : 27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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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지날수록 답답함이 더해진다. 바깥 내음이 그립다. 코로나19로 불편해진 일상일지라도 간절하게 돌아가고 싶다. 사람이 보고프다. 세상에 나만 혼자 있는 듯한 외로움도 왔다 간다.

자가격리를 하는 작금의 심리상태다. 지난 15일 회사 동료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 받은 이후 역학조사에서 밀접접촉자로 분류, 자가격리가 시작됐다. 그리고 외부와 차단된 채 방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는지 7일째다. 앞으로 6일을 더 버텨야 한다. ‘벌써 절반이 지났구나’라는 생각보다는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버티지’라는 걱정이 앞선다.

하루에 두 번씩 체온을 측정하는 자가진단의 시간은 잠시나마 잊고 있던 현실을 자각하게 한다. 무료 온라인강좌를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 문자도, 보건소로부터 매일 걸려오는 전화도 마찬가지다. 그럴 리는 없겠지라고 굳게 믿고 있지만, 혹여 열이 나는 등의 코로나19 증세가 생겨 양성으로 바뀌면 어쩌나 하는 일말의 불안감도 공존한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강제 격리이다 보니 더욱 그럴 것이다.

방안에만 있다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이다.

휴가를 내고 열흘이 넘는 방콕 생활을 즐긴다는 상상을 한다.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를 본다. 웹툰도 섭렵한다. 또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냥 쉰다. ‘이제껏 열심히 살았으니까’라면서…. 이 같은 자기 위안이나 자기연민식의 생각들은 잠시나마 위로가 될 뿐 부질없다. 이후에 돌아오는 갑갑함과 공허함은 배가 된다.

하고 싶은 것도 많다. 가족들과의 오붓한 저녁식사,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소소한 술자리, 산책, 머리 깎기, 늦둥이 딸 꼭 껴안아주기 등이다. 부모님도 뵙고 싶다.

이상은 그만큼 힘들게 지내고 있다는 푸념이다. 지난해 2월 이후 5만 명을 넘긴 우리나라의 자가격리자도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격리되고, 치료까지 받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어떨까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다.

그들은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온몸이 쑤시는 등의 몸살증세를 보인다. 후각이 마비되는 이도 있다. 몸이 그 정도로 아프니 식욕도 당연히 없다. 많은 확진자들이 최소한 일주일에서 10일은 이 같은 아픔을 겪는다고 한다. 후유증도 상당하다고 하니 안타까움은 더해진다. 중증환자는 또 어떤가. 어르신들이나 기저질환자는 사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확진자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사회에 복귀하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자가격리를 하면서 이 같은 마음은 더욱 깊어졌다.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한 격리기간 동안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바로 ‘고마움’이다.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모든 것이 참으로 고맙다. 자가격리하고 있다고 위로해주고 걱정해주는 가족과 친구, 지인들이 다시 한번 소중해진 시간이다.

갑자기 노크소리가 들린다. 아내가 식사를 방에 넣어주는 것이다. 오늘 점심 메뉴는 부대찌개와 함박스테이크다. 국가가 지원해준 물품인데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앞으로 18번만 밥을 먹으면 다시 세상과 조우한다.

이명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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