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규제와 징벌로 양극화 해결할 수 없다
[이슈&경제] 규제와 징벌로 양극화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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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이 규제와 징벌의 대상이 됐다. 기업인을 국정농단으로 매도하고 재벌개혁과 공정경제라는 이름으로 이들에게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대중의 일자리는 줄었고 취업 기회와 소득 불평등만 커졌다. 노조의 힘은 더 막강해져 근로자의 10%인 조합원은 소득이 올라갔으나 중소기업과 자영업에서 일하는 나머지 90%는 일자리 불안마저 악화했다. 저임금계층은 빈곤층으로, 구직자는 장기실업자가 됐다. 대기업이 적폐청산에 떨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소득주도성장으로 존립의 위기에 몰려 투자와 고용이 격감한 탓이다. 정부가 일자리 만든다며 세금만 거둬들이고 선심 쓰기에 급급해 나라의 곳간은 비어갔다. 한창 일할 나이의 사람은 쉬는데 60세가 넘는 사람을 상대로 공공일자리 만들어 실업 문제를 은폐했다.

코로나19로 경제위기가 왔으나 정치의 횡포는 멈추지 않았다. 기업 규제 3법으로 지분이 아무리 많은 오너도 권한을 3% 이상 행사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노조 특권 3법으로 불법 파업하다가 해고된 사람이 노조 간부로 돌아와 파업을 일으킬 수 있게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업의 사업주는 10년까지 징역형에 처하게 만들면서 공공기관은 처벌 대상에서 쏙 뺐다. 무시무시한 법 때문에 고용을 늘릴 형편이 되는 기업도 더 움츠러들었다.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할 사법부마저 정치재판과 여론재판으로 기업 때리기에 나섰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면 정상참작 한다고 해놓고는 구속했다. 이 부회장은 4년 이상 재판에 불려 다녔으나 끝이 아니다. 또 다른 재판이 기다리고 있어 삼성은 지긋지긋한 10년에 처하게 될 것이다. 삼성이 약속한 투자야 진행하겠지만 신산업으로의 확장은 어려워져 협력업체와 개미투자자는 물론 지역 주민의 돈 버는 꿈은 멀어져 갈 것이다.

K자 양극화의 먹구름이 코로나로 커졌다. 기술혁신에 속도가 붙으면서 기업과 근로자 모두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에 처했다. 신기술이 가져다준 기회를 살리면 날개를 달고 뻗어가나, 그렇지 못하면 추락해 K자가 그려진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불평등은 더 심각해진다. 코로나로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렸으나 생산은 줄어 물가상승이 불가피하다. 노조가 있는 대기업과 공공부문 근로자는 그만큼 임금을 올리나 나머지 근로자는 실질임금이 하락한다. 양극화와 불평등을 줄이려면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야 한다. 정부는 노동시장의 이동장벽을 허물어 성장산업으로 노동력이 옮겨가고, 기업이 과감하고 신속하게 투자하도록 법ㆍ제도를 바꿔야 한다. 지금처럼 기업을 규제와 징벌로 다스리면 노동력의 착한 이동은 줄고 좋은 일자리는 사라지며 양극화와 불평등만 커진다.

앞날이 온통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코로나로 빨라진 세계질서변화는 한국에게는 기회다. 공산당 정부의 거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기업을 위협하는 중국의 대기업을 미국이 제동을 걸었다.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로 산업이 마비될 정도로 피해가 커서 수입을 늘리는데 같은 값이면 중국산보다 한국산을 선호한다. 반도체, 2차 전지 등은 물론 중소중견기업의 의료, 식품 등의 경쟁력도 올라가 한국제품에 대한 해외 수요도 증가한다. 기업이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게 마음 놓고 투자하도록 도와주면 고용이 늘고 지역경제도 살아난다. 경제의 선순환을 막는 포퓰리즘 정치를 막아야 한다. 이게 국민의 책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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