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원지검 닮은 듯 다른 두 사건史...朴 정부 ‘이석기’·文 정부 ‘김학의’
[사설] 수원지검 닮은 듯 다른 두 사건史...朴 정부 ‘이석기’·文 정부 ‘김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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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이 이석기 내란음모 수사를 시작한 건 2013년 8월이다. 사상 유례 없는 현역 국회의원의 내란음모 위반 사건이었다. 국회 의원회관이 압수수색 당하는 모습이 그대로 생중계됐다. 이어 이석기 의원이 긴급 체포됐고, 수원지검 관내 유치장으로 호송됐다. 다음날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구호를 외치는 이 의원과 이를 막는 수사관들의 고성으로 청사가 뒤덮였다. 김미희ㆍ김재연 등 당시 국회의원들의 통화도 다 조사를 받았다.

경기남부지역 정치권 인사들도 무더기로 구속되거나 기소됐다. 핵심 수사 대상자들은 경기동부연합 소속이었다. 초동 수사를 해온 국정원이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송치했다. 한 달 여만에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건의 비중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김수남 당시 수원지검장이 직접 했다. 정치적 파장은 엄청났다. 통합진보당은 헌재 결정으로 해체됐다. 진보 진영은 괴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박근혜 정부 최대 검찰 사건이었다.

그 수원지검이 문재인 정부에서 또 중심에 섰다. 이번에는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이다. 당초 수원지검 안양지청에서 하던 수사다. 이걸 대검이 수원지검 본청으로 재배당했다. “충실히 수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일주일여만에 수원지검이 압수수색에 나섰다. 그 예사롭지 않은 대상에 발칵 뒤집혔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실과 대검찰청 기획조정부 등이 포함됐다. 의혹 관련자가 근무 중인 세종청사 사무실까지 치고 들어갔다.

이번 사건의 타깃은 여권이다. 대통령이 김학의 전 차관 재수사를 언급했다. 이를 검찰과거사위원회, 법무부 등이 곧바로 받았다.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그 여부를 밝히는 게 이번 수사다. 수원지검이 법무부를 압수수색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원지검 검사가 현직 법무부 고위 관계자를 조사해야 하는 상황이 올 듯하다. 이런 가능성을 보고 언론이 수원지검에 모여들고 있다.

‘2013년’은 야당 잡는 수사였다. 수사 결과에 대한 보답이 확실했다. 차장ㆍ부장 등 수사팀이 다 영전했다. 총괄 지휘했던 검사장은 서울검사장에 검찰총장까지 갔다. ‘2021년’은 권력을 겨누는 수사다. 법무부 등 여권에서 불쾌한 심정이 연일 흘러나온다. 수사 결과에 대한 보답이 있을 수 없다. 혹여 인사 학살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퇴임 검사장이 말한다. “다 잘리고 막내 여검사 혼자 공판하고 있더라.”

수원지검을 지켜보는 지역의 관전평이 남달리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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