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왜, 비수도권 1시간 완화는 해 가지고
[사설] 왜, 비수도권 1시간 완화는 해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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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소상공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방역 불복 개점 움직임도 일고 있다. 동참을 표하는 업종이 상당히 늘어나는 모양이다.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 때문이다. 음식점 등 매장 내 영업제한 시간을 바꿨다. 현재 오후 9시에서 10시까지로 완화했다.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감안한 조치라고 했다. 여기서 수도권이 빠졌다. 수도권 확진세가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상인들이 분노한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개점 시위를 선언했다. 수도권 곳곳에서 기자회견과 피켓시위, 피해사례 발표, 연대발언 등도 진행한다고 경고했다. 비대위는 PC방·노래방·빵집·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다. 업종별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영업제한에 불만을 얘기해왔다. 여기에 수도권만 유지된 9시 영업제한 조치가 폭발의 직격탄이 됐다. 지금껏 없었던 집단적 방역 정책 저항이다.

선심성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됐다. 설을 앞두고 나온 결정이다. 지난주, 거리두기 통제는 그대로 유지됐다. 여유가 없다고 했다. 확진자 실태를 하나하나 들었다. 전문가도, 국민도, 심지어 상인들도 동의했다. 그 후 1주일이다. 사정 변경이 없다. 그런데 영업 제한 시간을 완화했다. 상인들의 고충을 덜겠다고 한다. 이러니 수도권이 반발하는 것이다. 수도권 상인들의 고충은 없느냐고 들고 일어나는 것이다. 충분히 할 소리다.

신뢰 잃은 기준도 원인이다. 거리두기 단계가 믿음을 잃은 지 오래다. 각 단계를 넘을 때마다 ‘소수점 과정’을 거쳤다. 올려야 하는데 여론 눈치를 본 것이다. 그때마다 상인들에 ‘거리두기 기준에 원칙은 없다’는 인식을 줬다. 이번에도 그렇다.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강조한다. 설에 집도 가지 말라고 권고한다. 여기는 수도권ㆍ비수도권 구분이 없다. 그런데 영업 행위만 풀었다. 그것도 비수도권만 풀었다. 도대체 이 기준이 뭔가.

난데없이 등장한 ‘지자체의 자율권 보장’도 이상하다. 정부는 영업 제한 완화에 대한 보완이라고 했다. 비수도권에서 9시 제한을 계속 원할 경우 지자체의 자율권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대단한 배려인듯한데, 살펴보면 그게 아니다. 이 시점에서 영업 제한을 유지하면 욕을 바가지로 먹게 된다. 그 악역을 지자체 더러 하라는 것이다. 정부는 풀었다고 칭송 듣고, 지방은 다시 묶었다고 욕 들으려는 얘기다. 속이 뻔한 것 아닌가.

영업시간 제한 자체는 고육지책이다. 정부도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다. 우리도 이런 배경을 알고 고충도 한다. 다만, 이번 영업시간 논란은 다르다. 동의할 수도 없고, 지지하기는 더 어렵다. 사서 일으킨 분란이다. 선심성 결정이 차별을 부른 것이고, 모호한 기준에 신뢰를 잃은 것이고, 지방에 떠넘긴 방역 책임이 빈축을 산 것이다. 문제의 출발은 ‘수도권 9시 유지’가 아니다. ‘비수도권 10시 완화’다. 다 풀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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