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학폭 미투’에 엇갈린 시선…늦게라도 피해 회복 vs. 지나친 여론재판 위험
잇따르는 ‘학폭 미투’에 엇갈린 시선…늦게라도 피해 회복 vs. 지나친 여론재판 위험
  • 장희준 기자 junh@kyeonggi.com
  • 입력   2021. 02. 23   오후 5 : 44
  •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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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프로배구 선수 이다영ㆍ이재영(왼쪽) 자매. 연합뉴스

배구스타 이다영으로부터 시작된 이른바 ‘학폭 미투’가 체육계를 넘어 연예계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늦게라도 피해를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등을 우려하는 시선이 엇갈린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용인되지 않는다”며 “운동선수의 학교폭력 이력을 대표선수 선발 기준 등에 반영하는 특단의 대책을 적극 검토하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등 관계 부처를 향한 지시로 풀이된다.

앞서 여자 프로배구 간판스타 이다영 선수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인터넷에 게시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후 이다영ㆍ이재영 선수 소속팀 흥국생명은 이들 자매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 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 등의 징계를 내렸다.

이후 ‘학폭 미투’는 남자 프로배구까지 번져 OK금융그룹 심경섭ㆍ송명근 선수가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삼성화재 박상하 선수도 학폭 의혹을 인정하며 은퇴를 선언했다.

과거에 이뤄진 폭행은 형사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따른 공소시효는 폭행 5년, 특수폭행ㆍ상해 7년, 특수상해 10년 등이다.

그럼에도 학교폭력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성민 형사 전문 변호사(경기도 고문변호사)는 “어떤 범죄의 공소시효가 적용될 것인지는 경찰 수사를 통해 죄를 따지고 난 다음의 문제”라며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라면 충분히 수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소혜. 연합뉴스

다만,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에 대해선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폭로가 거짓이라면 가해자로 지목당한 유명인 측은 회복하기 어려운 도덕적 흠결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일주일 새 연예계까지 퍼진 학폭 미투는 배우 조병규, 박혜수, 김동희 등과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김소혜, 트롯 전국체전 우승자 진해성 등 10여명에 달한다.

이들 당사자 대부분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김소혜 소속사 에스앤피엔터테인먼트는 허위사실 유포자에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지나친 여론재판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가해자로 지목된 측에게 낙인을 찍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냉정한 시선을 갖고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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