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피해자 지원 미래 비전 ‘특별 좌담회’] 원폭피해자 실상 제대로 파악하고 알려
[원폭피해자 지원 미래 비전 ‘특별 좌담회’] 원폭피해자 실상 제대로 파악하고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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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강제 징용돼 원자폭탄의 피해를 당한 원폭피해 1세대의 발자취를 따라 강제징용 1차 집결지인 평택 성동초를 찾은 원폭피해 2세대들이 학교100년사 기념관에 있는 식민통치시절 자료 및 사진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일본으로 강제 징용돼 원자폭탄의 피해를 당한 원폭피해 1세대의 발자취를 따라 강제징용 1차 집결지인 평택 성동초를 찾은 원폭피해 2세대들이 학교100년사 기념관에 있는 식민통치시절 자료 및 사진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경기일보 경기ON팀은 7개월간 인고의 세월 속 아픔을 견뎌온 원폭피해자의 실상을 알리고 우리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법·제도 개선, 역사교육 인식 제고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며 해당 사안을 전국 의제로 부각시켰다. 현재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의료 지원 등 3세대 지원정책을 마련했고 국회는 원폭피해자 2·3세 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권 주자들 역시 추모사업, 지원범위 확대 등을 통해 원폭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그러나 후손에 대한 정부 차원의 구체화된 지원책 마련과 배상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 등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이에 경기일보 경기ON팀은 원폭피해자 지원을 위한 다각적인 해법을 모색해보고자 관련 분야 4명의 전문가에게 의견을 듣는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회는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이기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부회장,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본부장, 문정희 경기도 복지국장, 이대수 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 대표 등 4명의 전문가와 개별 인터뷰를 진행한 후 좌담회 형식으로 각색해 정리했다.

원폭피해자 1천145명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경상남도 합천 원폭피해자복지회관 위령각에서 심진태 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이 참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8월 6일 원폭피해자들을 기리는 추모제례가 열린다.윤원규기자
원폭피해자 1천145명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경상남도 합천 원폭피해자복지회관 위령각에서 심진태 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이 참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8월 6일 원폭피해자들을 기리는 추모제례가 열린다.윤원규기자

■ 대한민국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으로 10만명의 사상자 피해를 입었지만 이를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 후손이 많다. 이에 대한 원인은 어디에서 봤다고 보는지.

이기열 부회장: 사람들을 만나보면 일반인 10명 중 9명은 한국인 원폭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래서 어디 가도 ‘저 원폭피해자입니다’ 말도 못한다. 혹시라도 꺼려지는 시선을 받을까 봐. 나도 자식들 다 결혼시키고 출가시키고 나서 원폭피해자협회에 가입했다. 그전에는 가족들이 절대 말렸다. 그만큼 국민이 원폭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고, 그래서 원폭피해자들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대다수가 이런 사실을 모르는 것은 후대에 대한 교육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이 한국인을 강제로 징용했고, 그들이 미국이 투하한 원폭에 피해를 보았고 등 이런 내용이 교육이 돼야 한다.

주영수 본부장: 원폭피해자에 대한 실태조사가 적절한 타이밍에 이뤄지지 않은 것이 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참 아쉽다. 특히나 2세, 3세 문제에 대해서 원폭피해자가 정부나 보건복지부 등에 요구하기도 했지만, 그때 당시 이것을 정책화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던 것 같다. 이런 상황들이 계속되다 수십 년이 흘러버리니 후대에도 원폭피해자에 대한 사실을 알기 어려웠던 것 같다.

이대수 대표: 독립 이후 분단과 전쟁을 겪고 경제성장에 몰두해야 하는 다급한 현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주된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우리나라 정부가 원폭피해자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런 것들을 종합했을 때 피해당사자가 적극 나서지 못한 점과 일반 국민들의 이해와 역사인식이 부족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언론의 관심이 부족했던 것도 아쉬운 점이다.

(사)한국원폭피해자협회 이규열 회장 등이 30일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대신해 참석한 이용철 도 행정1부지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후 원폭피해자 지원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조주현기자
(사)한국원폭피해자협회 이규열 회장 등이 30일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대신해 참석한 이용철 도 행정1부지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후 원폭피해자 지원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조주현기자

■ 국회에서 한국인 원폭피해자 지원을 2ㆍ3세까지 확대하는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대수 대표: 정부는 원폭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무책임과 무관심으로 일관해 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피해자와 지원단체들이 15년간 노력해 입법이 실현됐지만 정부 특히 관련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왔다. 개정안에 후손을 포함하는 내용이 담긴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피해자를 제대로 지원하고 원폭의 참화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려는 뜻이 담겼기 때문이다. 다만, 개정안이 수년째 입법화되지 못한 것은 문제다. 국민들의 저조한 인식과 관심, 국회의 책임방기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본다.

문정희 국장: 김태호 의원이 지난 6월 대표발의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관련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현행법은 당사자 위주로 지원할 수 있게 돼 있었는데, 개정안은 그 범위를 2, 3세까지 넓히도록 했다. 국가는 해방됐지만 그 고통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감내한 1세대와 태어나는 순간부터 원인 모를 질병에 시달리며 고통을 받는 2·3세대까지 보듬는 국가 정책이라면 뜻깊고 환영할 만하다. 법 통과 시 경기도가 발의한 조례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에서 강행으로 해야 하는 내용이 있는데, 국가와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할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들이 조례에도 반영되게 될 것이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에서 판단해서 사업할 수 있는 여지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법안이 통과돼 시행된다면 조례를 어떤 방향으로 개정할지도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일본으로 강제 징용된 조선인 징용공들이 미쓰비시 관계자들과 찍은 사진
일본으로 강제 징용된 조선인 징용공들이 미쓰비시 관계자들과 찍은 사진


■ 전국 최초로 원폭피해자 지원 범위를 3세대까지 확대하려는 경기도의 정책에 대한 평가와 보완점을 말해 달라.

문정희 국장: 현재 경기도는 경기도의료원 진료비, 종합검진비 50% 할인, 치과 치료 30% 할인을 비롯해 경기도가 운영하는 박물관, 백남준 아트센터, 도립휴양림 등의 입장료를 전액 감면하는 지원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일반적인 지원이고, 실태조사를 통한 명단이 나오고 지원대상자가 특정되면 그분들에게 맞는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다만, 본인들이 대상자를 밝히기 꺼리는 경우가 있어 2·3세대 조사가 지연되는 부분에는 안타깝다.

주영수 본부장: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원폭피해자 문제를 적어도 3세까지 확대해서 지원해주는 것은 충분히 피해의 개연성이 높은 집단임을 인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원폭피해자에 대한 진료와 치료가 진행될 때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급여대상자 범위 안에 원폭피해자분들과 그 후손들도 그 파트로 들어갔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기열 부회장: 원폭피해자 1세대들은 과거 일본과의 소송에서 이겼기 때문에 일본에서 매달 엔화로 약 3만1천엔(35만~38만원)을 받는다. 의료비도 영수증 첨부해서 일본에 청구하면 다 받을 수 있다. 반면, 2·3세대는 그렇지 않다. 어떤 유전적 병을 갖고 있을지 모르는 데 이들에 대한 지원이 없다. 그런 부분에서 경기도가 지원 범위를 확대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이다. 2·3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검사를 받기 위한 의료비 등 분야일 거라고 본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기호지부 사무실 사진.윤원규 기자
한국원폭피해자협회 기호지부 사무실 사진.윤원규 기자

■ 정부와 지자체가 어떤 점을 가장 우선해 원폭피해자를 지원해야 하는지와 민간영역에서 돕는 방법을 제안한다면.

이대수 대표: 원폭피해자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알려, 사회 구성원들이 이 문제를 공감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또 피해자들이 인간답게 존중받으며 살 수 있도록 의료·사회·복지·생활 등 다방면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원폭피해자를 대상으로 정부나 지자체가 매달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생활지원금’이나 ‘명예수당’은 좋은 정책 사례가 될 것으로 본다. 민간 영역에서는 지역사회에서 원폭피해자가 자연스럽게 존중받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민주시민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정리하면 정부와 지자체는 정책과 제도와 예산으로, 시민들은 문제인식·공감대를 토대로 비핵 평화 활동에 동참한다면 분명히 성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를 이루려면 언론의 역할을 매우 중요한데 이 같은 관점에서 현재 경기일보의 노력은 평가할 만 하다.

문정희 국장: 원폭피해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피해자들이 각각 어떤 상태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질병에 노출된 피해자에 대한 의료적 지원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구 여건에 따라 예산을 지원하는 것도 고려돼야 할 사항이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할 수도 있겠지만 시민단체나 각종 민간영역의 자원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경기도 원폭피해자 가구실태 및 욕구조사’를 통해 2·3세대 명단이 확정되면, 경기도형 긴급복지(무한돌봄)와 연계해 민간 자원을 통한 사례관리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볼 수 있다.

이기열 부회장: 일본은 시민사회단체나 일반 기업 등에서 여러 지원을 많이 해준다. 제 기억상 우리나라 민간단체에서 지원을 해준 것은 10여년 전 한 교회와 일본 봉사단체인 태양회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개인으로 도와주시는 분들은 있다. 최봉태 변호사를 비롯해 이대수 대표,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원장 등이다. 원폭피해자들은 결국 소송 등 법적으로 다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산이나 물품 등으로 지원을 해주는 것도 감사하지만, 법률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원인 모를 피부병으로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오신 원폭피해자 2세 어르신의 뒷모습.윤원규 기자
원인 모를 피부병으로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오신 원폭피해자 2세 어르신의 뒷모습.윤원규 기자

■ 일본 정부로부터 원폭피해자 후손에 대한 배상과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외교적 해법을 설명해주신다면

이기열 부회장: 과거 원폭피해자들은 일본과 법적 다툼을 벌일 때 일본 현지의 시민사회단체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면서 소송을 진행했다. 당시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인 원폭피해자를 외면하며 일체 비용을 지원해주지 않은 탓이다. 이제 더는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된다. 현 외교부가 이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앞으로 원폭피해자들은 오는 2025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의에서 미국의 원폭 투하에 대한 불법성, 일본 정부의 책임 등에 대한 민간 법정 개최를 준비 중이다. 정부에서 향후 이와 관련해 어떤 외교적 노력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아울러 현재 원폭희생자들의 유해가 아직 일본에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에서 일본과 협력을 통해 한국인 원폭피해자 유해가 매장된 곳을 찾아 발굴해 이들의 유해가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대수 대표: 북한과의 협력과 공조를 통해 일본을 상대로한 외교적 해법을 마련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조선인 원폭피해자는 북한에도 존재한다. 특히 북한의 경우 일본과의 전쟁배상금 문제가 남아있는 만큼 원폭피해자에 구체적이고 상세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남북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원폭피해자 실태를 공동 조사하고 후대로 이어지는 피폭 유전성 등을 과학적 관점에서 연구한다면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토대로 남북한 사회에서 평화적 비핵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일본에 대한 외교적 대응책 마련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

주영수 본부장: 일본이 인정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인데 그것을 끝까지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자유전학적으로 확인하면 유전적인 관계성이 상당한 확인이 될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북한 피폭자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재일동포 중 북한 원폭피해자는 상당히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으며 북한에도 1·2·3세들이 있다. 우리 민족의 문제니 장기적으로는 그런 과정에 대한 연구도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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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피해자 여론조사] 국민 70% “원폭 2·3세 지원해야” 정부와 지자체가 원폭피해자 2ㆍ3세대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또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의료 지원’이 꼽혔으며, 생활비를 지급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국민이 많았다.5일 경기일보는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한국 원폭피해 2ㆍ3세대 지원정책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8~29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천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먼저 지난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인해 당시 강제징용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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