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코로나 백신 부작용, 보상 어쩌나
[팩트체크] 코로나 백신 부작용, 보상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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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에 ‘망가진 삶’ 병원비 떠안고 절망
백신 접종 후 중증 부작용 속출... 치료비 눈덩이, 무너져버린 일상
까다로운 기준에 보상 받기 어려워, 피해 증가할수록 접종 기피 우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상 첫 3천명을 돌파한 가운데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부작용 사례 또한 증가해 정부 차원의 합당한 보상책이 요구되고 있다. 경기도내 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이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경기일보 DB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상 첫 3천명을 돌파한 가운데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부작용 사례 또한 증가해 정부 차원의 합당한 보상책이 요구되고 있다. 경기도내 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이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경기일보 DB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주말 사상 첫 3천명대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며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역시 최초 1천명을 돌파하는 등 전국적 대확산 양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접종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지만 백신 부작용 건수도 덩달아 증가하며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문제는 백신 접종자들에게 다양한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지만 정작 이에 대한 보상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속적으로 백신 부작용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지만 실제로는 치료비조차 받기 어렵고 기준 역시 까다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보 팩트체크팀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합당한 보상체계 마련에 대한 필요성을 제시해본다. 편집자주

“깨지 않는 끔찍한 악몽입니다”

노미선씨(안양ㆍ68)는 지난 5월8일 어버이날 이후 모든 일상이 무너져버렸다. 노씨의 아버지 노갑영(86)씨는 그날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 다음 날인 9일 오전, 갑작스런 발작증세를 보이며 인근의 A 병원으로 급하게 이송됐다. 병원에선 ‘간질중첩증’이란 진단을 받았고 4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노갑영씨는 눈을 뜨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기간이 늘어나면서 병원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현재까지 납부한 병원비만 1천만원이 훌쩍 넘는다. 이마저도 병원 측의 산정특례 권유가 없었다면 1억원을 넘어섰을 것이란 게 가족들의 설명이다.

노미선씨는 “처음에는 돈이 별 문제냐. 인과성이라도 따져보자란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돈이 가장 큰 문제가 됐다”면서 “아버지께선 백신이 무슨 주사인지도 잘 모르셨는데, 이런 상황에 놓이니 큰 불효를 저지른 것 같다”며 말끝을 흐렸다.

최은영씨(강원 양구ㆍ47)도 어머니 우연춘씨(부천ㆍ75)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절망에 빠졌다. 지난 6월18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 후, 건강하던 우씨는 오른손을 제외한 전신마비 상태에 3~4세 수준의 정신연령이 돼버렸다. 담당의사는 ‘중대뇌동맥 혈전증으로 인한 뇌경색증’이란 진단을 내렸다.

하지만 최씨는 마냥 슬퍼하고 있을 수가 없다. 최씨가 한 달에 납부해야 하는 병원비만 400여만원. 이 금액도 최씨 남편의 직장건강보험으로 2천여만원을 공제받은 금액이다. 최씨는 “어머니가 이렇게 아프신 데도 간호간병통합병동에 입원해 간병인을 따로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안심하고 있는 내가 밉다”고 통곡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계 종사자는 “백신 접종 후 중증에 해당하는 부작용이 속속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요원한 상태”라며 “이런 사례들이 늘어날수록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백신에 망가진 삶… 고통의 나날

서류 제출해도 인과관계 증명 등 120일 소요, 1천833건 사례 중 212건만 인정… ‘극악 확률’
사망은 536건 중 단 2건 확정… 수치상 0.37%, 심근염·심낭염 지원책 시행에도 치료비 태부족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이 연일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백신 부작용 보상 조건 등이 까다로워 결국 고스란히 피해자와 그 가족이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2일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의심신고 사례는 총 24만6천430건으로 집계됐다.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 1천123건, 주요 이상 반응 사례는 신경계 이상반응 등 8천212건, 사망 사례 653건으로 신고됐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백신 부작용’ 키워드로 223건(26일 기준)이 접수돼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연일 백신 부작용 사례, 이상반응 등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정부의 보상체계는 미온적이기만 하다.

현행 보상 관련 구비 서류는 진료비와 간병비의 본인부담금이 30만원이 넘을 경우 △진료비 및 간병비 신청서 △의료기관이 발행한 진료확인서(이상반응 증상 및 발생일을 반드시 명시) △신청인과 본인(보상대상자, 예방접종을 받을 받은 사람)의 관계증명서 △진료비 영수증 원본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서 △의무기록 사본 1부(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진료 받은 의무 기록) △3개월 이내의 이무기록 1부 등의 서류를 제출해야한다. 특히 이 같은 과정을 모두 거쳐 서류를 제출한다 하더라도 인과관계 증명 등에 120일이 소요된다는 것이 보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점이다.

특히 현재 인과성 인정과 관련해 ‘극악의 확률’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달 24일 기준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은 27차례 회의에서 1천833건의 이상반응 사례를 심의해 212건에 대해 인과성을 인정했다. 불인정은 1천583건, 불명확은 25건이다.

인과성을 인정한 212건 중 백신의 주요 이상반응 중 하나로 알려진 아나필락시스 사례가 205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인과성을 인정한 사망 사례는 2건, 중증 사례는 5건으로 절대적 수가 많지 않다.

이는 현재까지 536건의 사망 사례를 심의하고 2건에 대해서만 백신과 인과성을 인정한 것으로, 수치상으로 보면 0.37%의 확률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심근염과 심낭염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인과성 근거가 부족하더라도 1천만원까지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정책을 지난 9일부터 실시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에 오히려 반발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대다수의 피해가족이나 피해자들은 “치료비로 이미 1천만원을 넘게 썼는데 정부의 정책은 마치 어린아이를 놀리는 듯 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임상의사, 법의학자 등 다양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에서 국제적 기준에 따라 인과성을 평가, 피해보상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심사 주기도 분기 1회에서 월2회 등의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상금액 지원한도 조정 등은 지원신청금 추이 등을 고려해 향후 필요시 재정당국 등과 협의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 외면 속 ‘보험’까지 출시

‘아나필락시스 쇼크’ 진단때만 최대 200만원
급성마비·경련·근육통·발열·오한·메스꺼움 등... 중증·일반 이상반응도 모두 보상 받을 수 없어


“검증된 보험 상품도 아닌데다, 고객 정보 수집용으로 사용되다보니 보험설계사 입장에서는 가족에게도 가입을 권유하긴 힘들 것 같아요”

26일 오후에 만난 보험설계사 A씨(41ㆍ오산)는 최근 등장한 백신 보험 상품의 출시 배경과 까다로운 보상 기준을 설명하며 사실상 무용지물임을 자인했다.

A씨가 근무 중인 B 보험사는 지난 6월부터 백신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월 납액이 1천원 미만이며, 간혹 생명 보험이나 암 보험 상품 가입 고객에게 1+1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판매 중이다.

문제는 이 상품을 비롯한 국내 코로나19 백신 보험은 모두 ‘아나필락시스 쇼크 진단 시 200만원 한도 보험금 지급’이라는 내용을 동일하게 담고 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알레르기성 반응이다.

이날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백신 접종자는 전 국민의 74.1%에 달하는 3천775만2천508명이며, 백신 접종 후 접수된 이상 반응은 24만6천430건에 달한다.

이 중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는 1천123건에 불과했고, 이 마저도 백신 접종과의 인과 관계에서 비롯된 증상이라고 증명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아나필락시스 진단이 아닌 ‘의심’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보상 대상이 아니다.

아울러 급성마비(1천373건), 뇌증ㆍ뇌염(521건), 경련(358건), 골염ㆍ골수염(39건), 감각 저하와 근육 약화에 따른 마비 증상인 길랑-바레 증후군(230건) 등 중증 이상반응을 비롯해, 근육통, 두통, 발열, 오한, 메스꺼움 등 일반 이상반응(9천988건) 모두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지난 5월8일 화이자 백신 2차접종을 받은 노갑영씨(86)가 접종 이후 ‘간질중첩증’ 진단을 받아 4개월 넘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팩트체크팀<br>
지난 5월8일 화이자 백신 2차접종을 받은 노갑영씨(86)가 접종 이후 ‘간질중첩증’ 진단을 받아 4개월 넘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팩트체크팀

이처럼 보상 조건이 까다롭다보니 보험사 내부에서는 싼 가격으로 고객의 가입을 유도해,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수단으로 백신 보험을 활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A씨는 “과거 보험업계에서는 월 납액 1천원 미만인 자동차 운전 당일 보험이나 핸드폰 액정 보험 등으로 가입자를 늘려왔다”며 “보험사 입장에선 개인정보를 갖고만 있어도 잠재적인 고객이라 생각한다. 코로나19 백신 보험은 보상 가능성이 낮은 상품을 미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수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적극 권유하고 있지만 부작용 사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보상 가이드라인이 정해져야 보험사에서도 보상 기준을 단순 아나필락시스 쇼크 진단 여부에 그치지 않고 상해와 재해 등으로 카테고리를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팩트체크팀 = 양휘모·권재민·김승수·한수진·장영준기자


전문가 제언 “편협된 보상체계 확대… 先 치료 後 보상 제도 필요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보상과 관련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보상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한 △인과관계 여지 질환 재검토 △질병 인정 목록의 개방화 △선 치료 후 보상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과거 백신과 비교해 개발ㆍ사용 기간이 길지 않아 백신 부작용에 관한 정보가 여전히 업데이트 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백신 부작용과 관련한 인과관계는 입증이 될 것이다. 이때를 위해 지금부터 보상 체계를 미리 재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폐쇄적이고 편협된 보상 체계 확대’와 함께 ‘선 치료 후 보상’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장은 “백신 접종과 인과성이 있다고 작성된 부작용 리스트가 계속 추가되고 있다는 건 애초부터 질병 목록을 좁게 설정했다고 여겨진다”라며 “리스트 작성 당시 표본도 3만명에 불과했고 관찰기관도 3~6개월에 그쳤다. 결함을 보완하려면 질병 인정 목록을 개방형으로 전환해 쉽게 갱신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에겐 코로나19 확진 신고와 방역수칙 준수 의무만 부여하고 있을 뿐 정작 보상과 치료에는 소극적”이라며 “진료와 치료를 무조건적으로 제공하되 보상 여부는 추후 논하는 형태로 만들어 치료와 보상을 분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조건적인 보상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인과관계 여지가 있는 질환들을 다양하게 검토해 보상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라면서도 “다만 무조건적인 보상 확대는 결국 모든 질환을 정부가 다 보상해줘야 한다는 논리밖에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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