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라크戰 참전에서 철군까지>
<英, 이라크戰 참전에서 철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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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 주둔해 온 영국군이 2일 바스라궁 주둔군 550명을 '연말 철군'에 대비해 바스라 공항내 영국군 기지로 철수 시키는 등 논란속에 진행돼 온 '이라크 조기철군' 작업이 본격화됐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2003년 3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지금 군대를 파견하지 않는다면 영국민들은 우리의 나약함에 대해 수년 동안 후회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이라크 전쟁 개입을 공식 선언한 지 꼭 55개월만이다.

바그다드를 점령한 미군과 함께 영국군은 이라크 제2의 도시인 바스라에 병력을 주둔시켰다.

영국군은 단계적인 철군 방침에 따라 1단계로 바스라 기지내 지역합동지원센터(PJCC)에 머물고 있던 병력중 50~60명을 지난달 25일 바스라 외곽으로 철수시킨 데 이어 2일 바스라궁에 주둔중이던 550명도 일단 바스라 공항내 영국군 기지로 합류했으며 연말까지 철수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영국 언론들은 전망해왔다.

◇이라크 전쟁과 조기철군 = 영국군은 2003년 3월 발발한 이라크전 초기 미군과 함께 저항세력 거점지인 남부 바스라를 장악했고 병력 규모는 전쟁기간 한때 4만명까지 투입됐다. 그러나 외부 테러분자 또는 종족분쟁 등을 이유로 철군을 시작, 2005년초까지 9천명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후 본격적인 철군 논의가 진행된 올 2월 7천100명으로 줄어들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지난 2월 하원보고에서 "늦여름까지 바스라궁 자리를 이라크인들에게 양도하면 시간을 두고 아마 5천명 이하까지 병력을 추가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지 상황이 요구하고, 현지에서 할 일이 남아 있는 한 2008년까지 이라크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취임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개각 과정에서 이라크 전쟁을 반대했던 데이비드 밀리반드 환경 장관을 외무 장관에 기용하는 등 이라크전 반대인사들을 대거 중용하면서 영국의 이라크 정책은 급선회했다.

◇철군 결정과 영-미 갈등 = 미군의 바그다그 공습계획의 기획자인 잭 킨 육군대장은 영국군이 바스라에서 철수하자 이 지역이 '암흑의 싸움터'로 변했다며 영국군의 조기철군 계획을 비난했다.

킨 대장은 "저항 단체들이 영국군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작전 성격을 변화를 감지, 영국군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해 왔다"고 지적하면서 철수한 영국군 대신 미군 투입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바스라 치안상황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미군 증파안의 핵심 기획자이기도 한 킨 장군은 바스라 지역의 이라크군에 대한 이양 계획에도 언급, "이는 이라크 상황보다 영국 내 상황과 훨씬 더 관련이 깊다"며 꼬집기도 했다.

반면, 리암 폭스 영국 예비내각 국방 장관은 이라크 주둔 병력중 사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모른 척하고 있다고 브라운 총리를 비난하면서 조기 철군을 촉구해왔다. 자유민주당의 멘지스 캠벨 당수도 "이라크내 영국군 존재가 안보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생각하는 만큼 올해 10월 말까지 영국군을 모두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라크 전후 계획에 참여한 영국군 최고위 장성인 팀 크로스 소장은 2일자 영국의 선데이 미러와 회견에서 미국의 이라크 정책은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고 미국 일각의 '영국군 실패' 주장을 반박했다.

이라크 점령 직후 연합군의 재건인도지원처(ORHA) 부책임자를 지낸 크로스 소장은 이라크 침공 전 워싱턴에서 당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의 오찬 자리에서 전후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으나 무시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영국군 참모총장을 지낸 마이크 잭슨 대장도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연재중인 자서전에서 미국의 전후 이라크 정책은 "지적으로 결딴났고" "매우 근시안적"이라고 이례적으로 강력히 미국을 비난했다.

◇사망자 150명 넘어서= 전쟁 초기 영국군은 이라크 남동부 2개 지역에 7천명을 주둔시켰으나 현재 바스라공항과 바스라궁 등 기지 2곳에 5천500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올여름 철군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5천명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추가 철군은 완전철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병력 감소로 영국군에 대한 타격도 가중돼왔다. 올 들어 현재까지 41명의 남녀군인이 숨졌다. 이는 지난해 전체(29명)에 비해 증가한 것이다. 또 자신들의 작전지역이 마흐디군 등 이라크 저항세력 3곳에 빼앗겼다. 이라크전 개시 후인 2003년 3월 이후 이라크에서 영국군 병사 159명이 희생됐다.

◇바스라는 '무주공산'? = 워싱턴 포스트 등 미 언론들은 최근 영국군이 바스라 일부 지역에서 철수하자 시아파 무장세력간 정치적 주도권과 유전 장악을 둘러싸고 무력충돌이 격화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시아파와 수니파 등의 무장세력들이 영국군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유혈사태를 벌이는 바람에 바스라가 민병대와 범죄조직들 수중에 빠졌다는 것이다.

호쉬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 장관은 미군과 영국군의 조기 철군시 ▲국가분열 ▲대대적인 살육행위 ▲주변국가들의 역내분쟁 개입 ▲석유 위기 등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미.영군 철군이 가져올 파급효과에 대해 우려해왔다. 중동문제 전문가인 후안 콜 미시간대 교수는 이라크 전체 유전의 약3분의2가 집중된 바스라가 하루 180만 배럴 수송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석유수출 항구도시인 점을 들어 "바스라 치안부재로 이라크 경제가 초토화됐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이라크 도주'라는 미국 등 일각의 비난 속에 빠르면 내달 바스라의 통제권을 이라크군에 이양할 전망이다. 선데이 타임스는 2일 정부가 이라크군이 올 가을, 빠르면 10월에 바스라의 치안권을 맡게하도록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운 총리는 의원들이 여름 휴회를 끝내고 의회로 돌아올 때 이라크 주둔군의 철수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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