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시어머니 뺨을 때리는 TV 드라마
며느리가 시어머니 뺨을 때리는 TV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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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드라마의 타락이 이젠 패륜에까지 이르렀다. 시어머니의 뺨을 ‘철썩’하고 때린 며느리, 이를 하소연하는 어머니에게 아내의 역성을 들며 ‘맞을 짓을 했다’는 아들, 이런 드라마가 공영방송 전파를 탄 것은 아마 우리 말고는 다른 나라 어디를 봐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지난 27일 밤 황금시간대에 KBS-2TV가 내보낸 일일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시어머니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손자가 식탁의 국솥을 엎어 손에 입은 가벼운 화상이 발단이 되어 “애를 어떻게 봤느냐”며 아들 내외가 저지른 이같은 패륜은 가족끼리 시청하던 안방극장 관객들을 경악케 했다.
담당 PD의 해명은 몰지각을 드러낸다. ‘요즘 세태 표현’이라지만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세태는 아니다.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직접적 표현’이라지만 직접적 표현이 그런 물리적 패륜이어서는 되레 미풍양속을 해친다.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 조장, 혈연간의 애정 관계, 억지로 만든 삼각 관계, 나이 많은 유부남과 미혼여성 및 기혼여성과 미혼 남성간의 불륜, 부부가 각기 바람을 피우는 변태적 외도 등, 그리고 이런 비정상적 소재속에 마구 쏟아지는 저질 대사 투성이의 텔레비전 드라마가 지닌 병리현상은 실로 심각하다.
텔레비전방송이 시청률 경쟁을 날이 갈수록 더욱 더 괴상한 드라마의 저질화를 수단으로 삼는 고질은 일종의 방송부패다. 미국 같은 개인주의 사회에서도 인간의 정, 삶에 대한 긍정적 가치를 표방하는 것이 미국 방송가의 패밀리 드라마다. 망측한 허구 설정이나 파괴적 연출로만 시청자의 감성자극을 일삼는 국내 드라마는 극본 집필자나 드라마 연출자의 실력빈곤을 드러낸다. 여기에다 잔재주나 피우면서 멋대로 만들어도 시청자는 보게 마련인 걸로 여기는 독선까지 젖어 있다.
해마다 봄·가을로 프로그램을 개편하면서 방송의 공익성을 강조하지만, 여전히 저질드라마 편성이 가장 많은 시간대를 차지하는 것은 방송사가 반성해야 할 일이다. 며느리가 시어머니 뺨을 때리고, 아들이 그런 아내를 역성드는 내용이 되어야 드라마를 만든다고 알아선 더 이상 드라마를 만들 자격이 있을 수 없다. 이번 기회에 텔레비전드라마에 자정운동이 있을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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