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Gallery] 광주 얼굴박물관, 수천 군상 속 내 얼굴도 작품?
[Museum&Gallery] 광주 얼굴박물관, 수천 군상 속 내 얼굴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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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상·조각품·탈·인형·사진·그림 등 하나같이 다른 표정 ‘호기심 자극’

 


에이브라함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은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마흔이 넘어가면 타고난 이목구비 위에 그 사람이 살아온 흔적이 묻어난다는 말이다. 즉 얼굴은 한 사람의 인생을 담고 있다. 그만큼 표정도 다양하고 사연도 많은 것이 우리네 얼굴이 아닐까.

광주시 남종면에 가면 이색 박물관이 있다. 사람의 얼굴을 모아놓은 박물관, 이름하여 ‘얼굴박물관’이다.
연극연출가 김정옥(80)씨가 지난 2004년 개관한 얼굴박물관은 수천 점의 전시품만큼이나 수천 가지의 얼굴 표정을 만날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이다.

1956년 프랑스로 건너가 소르본 대학에서 영화 및 현대불 문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김정옥 관장은 극단 ‘자유’를 창립,‘무엇이 될꼬 하니’ 등 수십편의 연극 연출을 통해 서구 연극과 한국의 전통을 접목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펼쳐왔다.

김 관장은 “연극이라는 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거기엔 사람의 얼굴이 있으니 얼굴 박물관은 내게 딱 맞는 아이템”이라며 “법정 스님이나 피천득 선생의 초상화도 있지만 유명인의 얼굴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이름 없는분들의 얼굴을 전시함으로써 연극과 인생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평생 연극 무대 위에서 열정을 불태웠던 김 관장이 인생의 황혼녘에서 또 다른 무대를 연 곳이 바로 팔당호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경관의 언덕 위에 있는 ‘얼굴박물관’이다.

△한국의 석인 △불교미술과 무속 △상여목각과 목장승 △한국의 인형과 세계의 인형 △가면과 와당 등 크게 5개 파트로 전시된 박물관은 김 관장이 지난 40여 년간 수집해온 무덤 앞에 세우는 돌사람인 석인(石人), 목각인형, 도자기 등과 세계 여러나라의 도자인형과 유리로 된 인형, 그리고 사람의 얼굴을 본따 만든 와당과 가면들로 채워져 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수천 점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사람의 표정이 정말 다양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얼굴이 새겨진 석상·조각품·탈·인형·사진·그림은 하나같이 제각각 다른 표정을 하고 있다.

특히 석인 또는 돌사람은 우리의 미술적 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풍요로울 뿐 아니라 다양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있다.

 

연극연출가 김정옥씨 40여 년간 수집한 얼굴들
時空 뛰어넘어 옹기종기 한자리 색다른 생명력

우리 조상의 석공이라 불리던 이름 없는 조각가들이 만든 돌사람은 우리의 민화(民畵) 못지 않게 뛰어난 예술성을 지니 민중의 조각, 민각(民刻)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냥 눈으로 박물관을 둘러보기 보다는 자신을 닮은 전시품을 찾아보고,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기념사진을 찍으며 관람하는 것도 얼굴박물관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재미다.

이와 함께 얼굴박물관에는 사람을 본따서 만든 다양한 ‘인형’이 전시돼 있다.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인형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선사시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흙을 빚어 만든 토우(土偶)와 명기(明器) 나무로 만든 목각인형, 짚과 풀 또는 헝겊으로 만든 인형 등 다양하며 기능면에서도 사자의 부장품으로, 무속적 신앙의 대상으로 또는 애완용 장난감으로 다양한 성격을 띄고 있다.

시각적으로 다양한 얼굴상을 보여주는 박물관은 500㎡ 규모의 실내 전시공간이 객석과 분장실 등을 갖춘 연극 무대 형태로 설계돼 특이하다.

이는 옛 유물을 모아둔 박제화된 장소가 아니라 과거와 현대, 어제의 얼굴과 오늘의 얼굴이 서로 만나 생동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김 관장의 뜻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그래서 박물관은 유물 전시 뿐만 아니라 연극 공연이나, 영화 상영 등 다양한 예술 실험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얼굴박물관 옆에는 ‘관석헌’이라고 이름 붙여진 고색창연한 한옥 한채가 붙어 있다. 이 건물은 시인 김영랑의 고향이자 고려청자로 유명한 전남 강진에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여류화가 김승희 여사의 할아버지께서 80여년 전에 백두산 소나무로 지은 집 ‘장춘실’이었는데 광주로 옮겨오면서 ‘돌을 보는 집’이라는 뜻을 가진 ‘관석헌’으로 새로 태어났다

 

이용안내
관람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
휴 관 일 : 매주 월·화 (매주 수·목·금요일은
예약제로 운영 / 주말(토·일)은 항상 개관)
입 장 료 : 일반 4천원 / 어린이 2천원
주 소 :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68번지 얼굴박물관
문 의 : (031)765-3522 / www.visagej.org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얼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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