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Gallery] 우리 조상들의 멋과 슬기를 감고… 엮고… 짜고…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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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풀짚공예박물관 둥구미·짚신·삼태기 등 생활공예품·풀짚 현대미술작품 한자리


그릇, 의자, 장난감, 스타킹, 자동차 등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 일상은 수많은 플라스틱으로 채워져 있다. 과자 봉지에서, 아이스크림 포장 박스, 인공 치아, 비행기까지 생활 곳곳에서 쓰이는 플라스틱을 보고 있노라면 플라스틱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플라스틱이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생활했을까? 그릇, 부채, 신발, 모빌, 빗자루, 모자, 가방, 바구니 등을 무엇으로 만들어 썼는지 궁금하다면 광주시 오포면 신현리에 위치한 풀짚공예박물관(관장 전성임)에 가면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어린이들이나 젊은이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풀짚공예’의 모든 것을 직접 보고, 만들어 볼 수 있는 박물관은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현대적 예술미가 공존하는 아주 특별한 곳이다.

자연을 디자인하다… 재료 ‘무궁무진’
‘풀짚공예’는 농경의 시작과 함께 세계 모든 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켜 온 바스켓트리(Basketry) 공예분야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물들을 이용해 생활에 필요한 도구와 용품들을 만들며 그 기능을 발달시켜왔다.

우리나라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농경사회였으므로 농사의 부산물, 즉 알곡을 털어 낸 짚이 매우 많았다. 가을 추수 후 들판 여기저기 탈곡한 짚가리를 쌓아 놓고 초겨울부터 봄까지 볏짚, 밀짚, 보릿짚, 억새, 건초 등으로 다음해에 필요한 각종 생활용품을 만들어 사용했다.

우리나라의 풀짚공예는 민중에 의해 지속적으로 전승되어 온 전통적인 문화로, 자연소재의 풍부함과 기법의 다양함을 바탕으로 우리의 정서를 가장 잘 담아 낸 공예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의 소재인 풀과 짚으로 씨줄과 날줄을 만들어 엮고, 짜고, 뜨고, 감는 방법으로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내는 풀짚공예는 풀 ‘초(草)’와 짚 ‘고(藁)’를 합쳐서 ‘초고공예’라고도 한다.



풀짚공예의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벼, 보리, 왕골, 수수, 부들, 띠, 삼, 모시풀, 골풀, 그령, 줄풀, 속새, 달뿌리풀, 갈대, 억새, 쑥대, 싸리, 닥나무, 죽순 잎, 피나무, 버들, 칡 등과 같이 생활주변에서 다양하게 채취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소재가 주를 이룬다.

풀짚공예박물관에서는 풀짚공예의 역사와 의미, 그리고 재료 등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각종 재료로 만든 다양한 풀짚공예품을 감상할 수 있어 눈이 호강하게 된다.

풀짚공예의 특징이 입고, 먹고, 자고, 놀이하는 인간의 삶 자체와 불가분의 관계였던 만큼 생활 곳곳에서 안 쓰인 곳이 없을 정도다. 만약 전통사회에서 풀과 짚이 없었다면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라는 점을 박물관을 둘러보면 느끼게 된다.

우선 풀짚으로 만든 의(衣)와 관련해 도롱이, 등등거리(배자), 삿갓, 패랭이, 초립, 짚신, 미투리, 설화, 설피 등이 전시돼 있고 식(食)과 관련해 둥구미, 채바구니, 소쿠리, 체, 채반, 시루 밑, 달걀 망태기가 주(住)와 관련해 자리, 죽부인 등 현대사회에선 보기 드문 공예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키, 삼태기, 멍석, 깔방석, 고기바구니, 통발, 자라물병, 박다위(멜빵끈), 화살통 등 오랜 역사와 아름다움, 실용성까지 겸비한 풀짚공예품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풀짚공예를 이용한 생활용품만 단순하게 전시하는 박물관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짚, 억새 등이 예술로 승화된 수준 높은 작품도 전시돼 있다.

외길 30년… 전성임 관장의 ‘풀짚사랑’
산업화와 서구화의 물결에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풀짚공예의 가치를 이어가고자 박물관까지 운영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주인공은 30여 년 동안 풀짚공예의 기능과 친환경적인 자연 소재를 연구하고 이론적으로 정립해온 전성임 관장이다.



전 관장은 풀짚공예의 특성상 구전 외에 특별한 전달 방식이 없음을 안타깝게 여겨 전국에 기능을 갖고 있는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풀짚공예 기술방법과 유물 등을 수집해 공예의 발달과정을 파악하고 재료의 특성과 지리적 연관성을 연구해왔다. 그러면서 자연과 함께한 옛 생활의 지혜를 기억하고 현대로 이어져 풀짚공예가 독창성을 갖춘 전문 미술 공예분야가 될 수 있도록 하고자 지난 2006년 5월 박물관을 개관하게 됐다.

3남매를 키우면서 열정을 다해 풀짚공예를 공부하고 작업활동을 꾸준히 해온 전 관장의 풀짚공예 외길 30년 인생은 지난 2009년 미국 최대의 공예작가 전시회인 ‘필라델피아 크라프트쇼’(The 33rd Annual Philadelphia Museum of Art Craft Show)에 ‘바스켓트리’(Baskets) 분야에 초대되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또 중국, 프랑스, 일본 등 해외의 한국문화원과 영사관에서 주최한 초대전에 여러 차례 참여했고 한·일 바스켓트리교류전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우리 풀짚공예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전 관장은 올 초, ‘풀짚공예배우기’(미진사 刊) 책을 발간했다. 과거 우리가 사용해 온 풀의 종류와 다양한 기법, 응용할 수 있는 만들기 과정을 총정리해 초보자나 전문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풀짚공예 교육자료로 엮어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인식하고 풀짚공예의 공예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전 관장은 “도자, 섬유, 유리, 귀금속, 종이, 목칠 등 다양한 공예분야가 있지만 우리 전통의 풀짚공예는 아직 대학에서 전문 공예교육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며 “풀짚공예가 더 이상 잊혀진 옛 것이거나 특정 부류의 전유물이 아닌 어린이들의 창의 미술교육의 모델로, 더 나아가 21세기 현대미술의 새로운 영역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찾아가는 체험프로그램 인기
풀짚공예박물관에서는 어린이들의 미술 교육에서조차 대부분이 공산품화된 재료를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자연재료를 활용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풀짚공예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을 방문한 유치원생, 초·중·고등학생은 모시 빗자루, 달걀꾸러미, 잠자리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전성임 관장이 직접 일반인 기초과정과 전문가과정 프로그램의 이론 및 실습 수업을 지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주시 지원을 받아 ‘풀짚공예놀이-자연에서 배워요’ 프로그램을 마련, 경기도내 초·중·고등학교나 장애인학교를 직접 찾아가 무료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2012년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복권기금 공공박물관·미술관 특별전시체험프로그램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지리적 또는 경제적 여건 등의 이유로 문화혜택을 누릴 기회가 적은 지역의 11개 초·중·고등학교 학생, 장애인단체 또는 양로원 등을  방문해 풀짚공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관람안내---------------------------------------------------------
·관람시간 : 하절기(4월 ~ 9월) 오전 10:00~오후 6:00
                동절기(10월~3월) 오전 10:00~오후 5:00
                (폐관시간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휴 관 일 : 매주 월요일 / 1월 1일(신정)
·관 람 료 : 어른 3천원, 학생 1천500원
·문     의 : (031)717-4538 / (070)7572-4538 / www.pulzip.com
·위     치 :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331-5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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