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③] 월드비전 ‘베트남 트엉쑤언’ 사업장을 가다
[특별기획③] 월드비전 ‘베트남 트엉쑤언’ 사업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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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빈층 아이들에게 꿈을… 마을 주민들에게 희망을…


변변한 운동화 한 켤레, 책가방 없이도 학교 가는 길이 제일 행복한 아이들이 있다.

외지인이 주는 사탕 한 개에 해맑은 미소로 답하고, 칸막이만 있는 남루한 화장실도 감사하게 줄 서서 사용한다. 가진 것 보다 없는 것이 더 많은 베트남 트엉쑤언(Thuong Xuan) 지역 아이들의 이야기다.

‘자전거 천국’ 베트남은 중국과 라오스, 캄보디아와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전쟁으로 얼룩진 역사가 이어졌으며 중국와 프랑스의 통치를 받는 기나긴 식민시대를 거치기도 했다.

쌀국수, 호치민, 독립전쟁, 아오자이, 그리고 베트남 전쟁 등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베트남이 2012년 희생의 역사를 벗어던지고 열정과 혁신이 꿈틀거리는 가장 뜨거운 땅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베트남은 국내 제조업체 생산기지에서 동남아시아 한류열풍의 진원으로, 다시 거대 소비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 20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인만큼 양국 간에 고위급 교류, 경제·통상 협력 강화, 인적 교류, 문화 교류 등 많은 협력 사업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그 가운데 전세계 100여개 국에서 1억 명의 지구촌 이웃들을 위한 구호, 개발 및 옹호사업을 진행하는 세계적인 국제구호개발옹호기구인 월드비전이 베트남을 돕고 있다.

월드비전 한국이 지원하는 베트남 사업장은 총 6곳으로 그 중 한 곳인 베트남 트엉쑤언(Thuong Xuan) 지역개발사업장을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베트남 사람들도 잘 모르는 시골마을 ‘트엉쑤언’
이른 아침 수도 하노이를 출발해 버스로 5시간을 달렸다. 끝없이 펼쳐진 사탕수수밭을 지나 거리를 활보하는 물소와 수많은 오토바이를 피해 정오쯤 트엉쑤언에 도착했다. 베트남 딴 호아( Thanh Hoa) 성에 위치한 트엉쑤언은 베트남 사람들도 잘 모르는 시골마을이었다.

트엉쑤언 중심지에 소재한 월드비전 트엉쑤언ADP(Area Development Program·지역개발 사업장) 사무실 방문 후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됐다.

트엉쑤언ADP 레 티 응안(Le Thi Ngan·32·여) 팀장은 “8만3천698명의 주민이 17개 자치지역 내의 120개 마을에 살고 있는 트엉쑤언 지역은 홍수, 산사태, 산불 등 자연재해가 일어나기 쉬운 취약한 지역”이라며 “연평균 강우량이 한반도의 2.2배나 되는 2천150mm로 전형적인 아열대 기후로 주민 9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기의 폭우로 인해 경작량 대비 수확량이 적어 자급자족이 어려운 상황으로 특히 산악지대 주민들의 경우 평지대 주민들보다 상대적 빈곤이 더 심해 상당수 주민들이 대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이주하고 있다”고 지역을 소개했다.

인구 8만여명의 트엉쑤언은 1인당 연평균 소득이 베트남 전체 1인당 GDP의 1/4(GDP $141) 밖에 되지 않는 극빈지역.



레 티 응안(Le Thi Ngan) 팀장은 “무엇보다 열악한 교육환경이 주민들과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트엉쑤언 지역에는 총 79개 학교가 있지만 이 중 단 3곳만이 정부가 책정한 수준에 부합하는 여건을 갖추고 있고 나머지 69개교는 시설이 열악하고 폭우 시에는 통학로의 유실로 휴교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학교 건물의 파손 정도가 심해 폐교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6년부터 월드비전에서 관리를 시작한 트엉쑤언ADP는 현재 스탭 8명과 50명의 지역 자원봉사자가 힘을 합쳐 지역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가난한 농부를 대상으로 가축을 제공하고 사육방법 등을 지도하는 ‘소득증대사업’, 공동우물·정수시설 등을 설치해 주민들이 깨끗한 식수를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어린이 건강강화를 위한 ‘보건 및 위생사업’, 초등학교 및 유치원 신축·개보수와 학습기자재를 지원하는 ‘교육사업’, 트엉쑤언 지역 내 3천309명의 ‘결연아동 관리사업’ 등 크게 4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기자재 부족으로 교육환경 ‘열악’
방문 3일 째인 지난 8월 1일, 트엉쑤언에서 18km 떨어진 쑤언 카오(Xuan Cao)초등학교와 13km 거리의 루안 탄(Luan Thanh) 중등학교를 방문한 뒤 이 지역 어린이들의 교육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학교가 없는 마을이 많아 일부 학생들은 집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학교까지 매일 등·하교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었다. 교사들은 교무실이 없어 운동장에서 쉬는 시간을 보내고, 수백 여 명이 화장실 한 곳을 사용하는 등 그야말로 ‘열악 그 자체’였다.

쑤언 카오(Xuan Cao)초등학교는 트엉쑤언에서도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320명의 학생과 29명의 교사가 한 동짜리 건물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낮은 교육열과 교육자재 및 교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학교측 관계자는 “그나마 트엉쑤언ADP측의 교육자재 지원과 수업지도 교육 등이 이뤄져 학교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학교 뒷편에 수도시설이 설치돼 학생들이 걱정없이 식수를 공급받고 있었다. 방문단을 위해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나와 환영인사를 건네는 아이들은 한결같이 해맑은 미소가 매력적이었다.


오후에 방문한 루안 탄(Luan Thanh)중등학교 역시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월드비전측은 새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8월 2일 방문한 토탄(Tho Thanh)중등학교 학생들은 2년째 방문하는 월드비전 경기남지부 방문단을 더없이 친근하게 반겼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환대했다.

1년 전만 해도 토탄중등학교는 화장실이라곤 재래식 화장실 단 한 곳 뿐이었다. 그래서 260여명의 학생들과 선생님이 하수시설이 없는 벽돌로 된 화장실을 사용해야만 했다. 취약한 위생상태는 아이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1년 후, 월드비전 경기남지부의 후원으로 토탄중등학교에 남녀가 구분된 깨끗한 화장실이 생겼다. 그리고 운동장 한 켠에서는 도서관·과학실·실험실 등을 갖춘 학교 건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토탄중등학교측은 “월드비전 ADP 6곳 중 1곳인 토탄지역은 아주 가난한 지역으로 생활과 지역개발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교육환경에 신경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트엉쑤언ADP 도움으로 교육·소득·보건·학교증축 등 다방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특히 우리 예산으로 학교건물을 짓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월드비전 지원으로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게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방문단 중 정재용 늘푸른중학교 교장은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의 해맑은 표정에서 베트남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한국에 돌아가서 교사와 학생들에게 이곳 실정을 정확히 알리고 가난한 나라의 학생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의미있게 기부에 참여하자고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소득증대사업’으로 내일을 꿈꾼다
트엉쑤언 지역의 놀라운 변화는 학교뿐만 아니라 마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월드비전은 소득증대사업을 통해 학부모들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입을 만들어 가도록 돕고 있었다.

단순하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 주민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최빈곤 생활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다. 지원보다는 자립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우선이다.

실제로 쑤언 민(Xuan Minh) 및 탄 롱(Thanh Long)마을에 소득증대사업으로 혜택을 받은 가정을 방문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마을에서 살지만 돼지를 키우면서 극빈곤층에서 탈출한 소수민족 출신 주민은 “아들이 장애인이라 소득이 없어 가정형편이 어려웠는데 트엉쑤언ADP를 통해 돼지와 오리를 키우면서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있다”며 “우리에겐 돼지 한 마리가 구세주인셈”이라고 기뻐했다.

권영숙 월드비전 경기남지부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며 “한 아동의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서는 아동이 사는 마을 전체의 발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소득증대사업의 경우 가난한 농부들에게 농업 및 가축 사육에 대한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국민들은 매우 근면하다. 아침 7시30분부터 관공서와 학교가 시작하는 나라가 바로 베트남이다. 그 성실함으로 식수난과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도 서서히 희망의 새싹을 틔우고 있는 ‘희망의 땅’ 트엉쑤언에서 베트남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World vision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사랑실천
트라미·호아방 등 베트남 사업장 6곳 지원
월드비전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고아와 미망인을 돕기 위해 미국인 선교사 밥피어스 목사와 한경직 목사에 의해 설립됐다. 한국에서 첫 사업을 시작한 월드비전은 세계 최대의 기독교 구호 및 개발 NGO로 성장했으며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긴급구호, 지역개발, 옹호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월드비전은 경기도 지역 내 소외된 이웃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성남종합사회복지관과 고양, 동두천 가정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소득 가정의 결식아동과 독거어르신들의 영양공급과 결식예방을 위해 성남, 고양지역에 사랑의 도시락 나눔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월드비전 한국이 지원하는 베트남 사업장은 △트라미(Tra My) △호아방(Hoa Vang) △트엉쑤언(Thuong Xuan) △후엉호아(Huong Hoa) △옌 뚜이(Yen Thuy) △응고 쿠옌(Ngo Quyen) 총 6곳이다.

글·사진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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