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우리마을'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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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 '르네상스' 기대

‘명품 산책로, 물소리길, 전통영농체험장, 글로벌 체류형 사회적 기업, 힐링타운 등 우리 마을만큼 특별한 곳은 지구촌 어디에도 없다.’

최근 양평군이 기초 지자체로는 최초로 각 읍ㆍ면단위 차원에서 주민자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주는 ‘르네상스’를 추진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관(官) 주도의 마을 개발이 아니라, 주민들에 의해 주민들을 위한 지역 만들기가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스스로 낸 아이디어로 예쁘고 아름답고 특색 있는 지역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 양평군은 앞서 지난해 하반기 2020도시계획을 토대로 ‘지역 만들기사업’을 기획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각 읍ㆍ면단위로 공무원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지역 주민들로 분과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유도했다.

단기간이 아니라 앞으로 8년 뒤인 오는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할 지역 만들기 플랜에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수십차례의 세미나와 토론회 등이 이어졌고 이를 통해 청사진들이 마련됐다.

이어 지난 9월부터 지난달까지 2개월여 동안 13개 읍ㆍ면별로 중간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번 보고회를 통해서는 사회단체들과 더불어 조성하는 명품 산책로 (양평읍), 스토리 텔링이 있는 물소리길과 다랭이논을 활용한 전통영농체험장(강상면), 꽃 피고 정이 있는 힐링타운(단월면), 조형물들이 살아 숨쉬는 마을경관(서종면) 등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제시됐다.

하드웨어적인 콘텐츠들은 물론 펜션과 전원주택을 제공하는 글로벌 체류형 사회적기업(양서면), 권역별 유망 작목 생산ㆍ유통(청운면), 지역 인심 되살리기(양동면), 봉사활동의 활성화(지평면), 사계절 명품 마을(용문면) 등 소프트웨어적인 청사진들도 기대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해가 바뀔 때마다 마을이 바뀐다
오는 2020년까지 진행될 양평군의 지역 만들기의 특징은 일시적이 아니라 매년 꾸준하게, 그리고 새롭게 마을을 바꾼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양평군 양평읍 갈산리 남한강변에 조성된 갈산체육공원도 지역 만들기를 통해 새롭게 변신된다.
종전 관(官) 주도로 단순한 콘크리트 위주의 시설물 투성이였지만, 자연보호협의회 등 사회단체들과 무릎을 맞대고 주민들의 아이디어로 길이 7㎞ 규모의 명품 산책로가 조성된다.

이미 20여개 사회단체들이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강상면이 세월리와 대석리 등지에 추진할 물소리길 조성도 그동안의 형식적이었던 주민간담회에선 불가능했던 콘텐츠가 제시됐다.

제주 올레길처럼 인공적인 구조물들은 최대한 배제되고, 스토리 텔링 위주의 오솔길 12㎞가 조성되고 시민단체들도 물소리길 지킴이로 참여한다.
특히 이 마을에는 중부지방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다랭이논(넓이 5천190㎡)도 경작되고 있어 이를 활용, 모내기 체험과 글짓기대회, 사진촬영대회 등을 담은 전통영농체험장 운영도 눈길을 모은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산림욕과 관련, 다른 지역보다 숲이 많은 단월면에선 봉상리와 산음1리 등지의 산림을 활용해 도시민들을 치유해주는 힐링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북한강을 끼고 있는 수려한 풍광과 마을 경관을 연계하자는 청사진도 빼놓을 수 없다.

서종면 주민들이 그리고 있는 마을경관 개선사업에는 인도에 설치되는 이정표와 가로등 등은 물론, 서울~춘천고속도로 교각에까지 독특하고 섬세한 디자인 개념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

■100명이 한번 찾아오는 게 아니라, 한명이 100번 찾아오게
양평군은 최근 전국의 마을이 천편일률적으로 닮아 가는데 주목하고 있다.
양평은 10년 전부터 수도권 2천만명의 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는 물론, 친환경 농산물 생산지로 각광받으면서 상당수 마을들의 컨셉이 비슷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전국은 물론, 지구촌 그 어느 곳에도 없는 차별화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이 사업이 시작됐다. 물론 이를 위해선 외형적인 시설들은 물론, 주민들의 패러다임 자체도 바뀌어야 한다. 전국의 닮은꼴 마을들을 답습해서는 안된다는 논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같은 측면에서 양서면 주민들은 마을별로 들어선 펜션과 전원주택 등을 휴가철에 국내 이용객들을 대상으로만 제공하지 말고 세계적인 전문 여행기업들과 연계, 글로벌 체류형 사회적기업으로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자는 콘텐츠를 내놨다. 시야를 넓히면 세계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20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수박 등 권역별 유망 농산물을 선정, 집중 생산ㆍ유통하자는 계획을 수립한 청운면도 이같은 차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내년에는 50㏊에서 수박을 재배, 매출액 35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원도 원주와 인접한 양동면에선 외지인들이 다시 찾는 농촌이 되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제시했다. 훈훈한 지역 인심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겠다는 복안이다.

갈수록 늘고 있는 귀농 가구와 토박이 주민들이 화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지역에서 제일 모범적으로 봉사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지평면 주민들은 온기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봉사활동의 릴레이를 추진하겠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조선말 의병활동과 지평리 한국전쟁 전투, 지평 막걸리 등을 토대로 스토리 텔링을 통해 주민들의 자긍심도 제고할 방침이다. 
 



<인터뷰> 김선교 양평군수 인터뷰
“일본이나 유럽의 어느 나라 농촌을 가봐도 비슷한 마을들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이정표 하나에도 주민들의 감성이 녹여져 있고, 간판 하나에도 주민들의 순수가 담겨져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물 맑은 고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김선교 양평군수만의 독특하고 알찬 ‘마을 만들기’ 의지는 올곧고 단호하다.

수려한 풍광과 친환경농산물 등으로 10여년 전부터 수도권 2천만명의 시민들이 주말이면 즐겨 찾고 있고, 지난해 남한강자전거길이 조성된 뒤에는 전국 최강의 바이킹 고장으로도 급부상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아직도 미흡하다는 게 김 군수의 판단이다.

그래서 그는 강산이 한번 바뀌는 세월을 씨줄로 삼고 주민들의 혜안을 날줄로 삼아 (양평을)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 더 나아가 지구촌에서 제일 아름다운 고장으로 만들기 위해 두 소매를 걷어 부쳤다.
그가 앞으로 주민들과 함께 그려 나갈 마을은 ‘현재 진행형’이다.

-마을 만들기는 어떠한 계기로 시작됐는지
양평은 팔당상수원보호구역과 수도권인구과밀억제권역 등 중앙정부의 숱한 규제로 친환경농업 이외에는 별다른 소득자원이 없다. 지난반세기 동안 주민들의 고통도 남달랐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라는 말도 있듯, 중첩된 규제로 인해 오히려 수려한 자연풍광을 보존할 수 있 다. 특히,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와 용문산 등 천혜의 관광자원도 갖췄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공무원들은 물론, 주민들과도 머리를 맞대고 이같은 천혜의 관광자원을 토대로 특색 있는 마을을 만들기로 하고, 각 읍ㆍ면별로 순수하게 주민들로 위원회를 꾸리고 추진해 왔다.

-양평은 이미 전국적으로도 물 맑은 고장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동안 공직자들은 물론 주민들도 ‘우리 고장의 먹거리는 농특산물 생산ㆍ유통과 농촌관광, 문화관광’이라는 현실을 공동으로 인식하고, 매진해온 결과이다. 그러나 물이 고여 있으면 썩기 마련이고,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듯, 현재에만 안주하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이미 (양평보다) 더 훌륭한 콘텐츠들을 갖춘 농촌마을들이 (양평을) 추월하고 있다. 그동안 간과해온 문화 콘텐츠들도 수두룩하다. 남한강을 끼고 강하면에서 광주 퇴촌면으로 이어지는 88번 지방도에 갤러리들이 여러곳 들어서 있고, 서종면에도 미술관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남한강을 따라 ‘미술관 거리’가 형성돼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에 위한, 주민들을 위한 지역 만들기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종전까지는 대부분 관(官)에 의해 지역 개발이 진행돼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상당수 농촌 마을들이 천편일률적이다. 우스갯 소리로 ‘공무원이 개입하면 될 일도 안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공무원들은 배제했다. 순수하게 주민들 위주로 추진하겠다. 주민들이 그동안 침묵하고 있었지만, 지역 만들기를 통해 내 마을을 다른 마을과 다르게 꾸미겠다는 주민들의 열정이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탁월하고 톡톡 튀는 콘텐츠들이 많은데
앞으로도 계속 보고회가 열리겠지만, 차별화된 마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치열해지면서 주민들의 눈높이가 이미 공무원들의 눈높이를 웃돌고 있다. 이같은 주민들의 의지를 정책과 어떻게 연계시키느냐도 중요하다. 공직사회는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지원하겠다. 나일론 양말산업이 왜 망했는지 아느냐? 지속 가능한 수요를 창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역 만들기도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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