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초대석] 김재수 aT사장
[경기초대석] 김재수 aT사장
  • 구예리 기자 yell@kyeonggi.com
  • 입력   2014. 02. 10   오후 4 :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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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유통=융합’ 아이디어 뱅크

아침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그야말로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업무 생각을 한단다. “직원들이 싫어하겠다”고 한 마디 던지자 “맞다. 그래도 아이디어가 열개 있으면 꼭 해야겠다 싶은 한두 개밖에 얘기 안한다”고 눙친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스스로를 ‘힘든 상사’라고 표현한다. 공기업 사장으로 그 분야를 잘 모르는 정치인이 왔으면 직원들이 훨씬 편했을 텐데 ‘딱딱한’ 공무원 출신이 와서 일일이 신경을 쓰니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사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재직 시절부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농촌진흥청장 등 몸을 담고 있는 곳마다 새로운 행정문화를 정착시키고 혁신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유통단계 인위적 축소보다 자체 비용 축소 중요
박근혜 정부는 농업정책의 최우선과제로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을 채택했다. 자연히 aT의 역할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해당 유통단계마다 그 나름대로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유통단계의 인위적인 축소보다는 유통비용 자체를 줄이는 혁신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산지유통조직의 조직화와 규모화, 창의적이고 새로운 유형의 직거래시스템 구축 및 강화가 필요하며 오프라인에서의 직접비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는 온라인 사이버거래시스템 등이 확충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 일환으로 aT는 농산물 직거래를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난해 직거래 콘테스트를 개최, 로컬 푸드 직매장, 직거래장터, 창의적 거래 등 분야별 총 11개소의 우수사업자를 선정했다. 또 산지와 소비지에 대한 직거래 인프라 구축과 다각적 홍보를 위해 직거래지원센터를 출범시켰다.

김 사장은 “다양한 형태의 직거래 유형이 효과적으로 추진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관련법 제정과 함께 직거래장터 확보, 균등한 품질과 규격화, 다양한 상품구색, 출하농가나 소비자의 상호 윈-윈을 위한 의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 산업 분야에서 화두가 된 창조경제에 대해서도 김 사장은 농업이야말로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핵심 산업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일반적으로 농업은 창조경제 분야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어떤 분야보다도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과학기술이 융복합돼 신성장동력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미래의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핵심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업분야에서 창조경제의 꽃을 활짝 피워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익숙한 관행과 의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우리 실정에 맞는 독창적인 성공모델을 구축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글로벌시대에 맞도록 혁신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5조4천억 달러 규모 세계 식품외식산업에 도전장… 중기 활성화·일자리 창출 기대
aT는 지난 2012년 사명을 변경하면서 ‘식품’을 명칭에 넣었다. 김 사장은 이제 식품이 ‘대세’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 5조4천억달러에 달하지만 국내 식품산업의 성장속도는 아직 느린 편”이라며 “식품외식산업은 중소기업의 활성화, 고용증대, 일자리 창출, 골목상권 활성화 등 창조경제의 핵심가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향후 농업분야에서 창조경제를 꽃피울 수 있는 가장 유망한 분야”라고 주장했다.

이어 “농식품부 사무관 재직시절 유통정책과에서 식품규격, 식품가공, 유통전반을 담당하면서 식품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 당시 ‘표준가공과’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식품업무를 추진하게 됐다”며 “그 후 유통국장과 해외농무관을 역임하면서 우리 농업이 나아갈 길은 농산물의 1차 생산보다는 가공과 포장 등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상품화, 즉 식품산업에 주력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런 신념을 aT사장으로 부임한 뒤 적극적으로 반영해 우리 농식품의 R&D 확대 및 식품산업 인프라 구축과 농공상 융합형 식품기업 육성, 한식세계화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사장은 경기지역의 농식품 수출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인기가 한 풀 꺾인 막걸리나 중국산에 위협받고 있는 배 등 주요 수출품목에 닥친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 것.

그는 “막걸리의 주 수출국이던 일본에서 수출이 감소한 원인은 일본 내 주류소비패턴이 저알콜 및 무알콜 위주로 변화하고 있는데다 엔저현상으로 수출업체의 채산성이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중국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지난해 2월부터는 중국 정부의 수입통관 기준이 개정 시행돼 생 막걸리 수출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aT는 이를 중국 내 막걸리 수출확대를 위한 기회요인으로 활용하고자 베이징 공항광고, TV특집방송 등 현지 막걸리 인지도 확대와 신규수요 창출을 위한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김 사장은 “수출 배는 품질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며 “철저한 품질관리는 물론 중국산과 차별화할 수 있는 브랜드와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수출 감소세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농식품 수출과 함께 농산물의 수급조절을 하는 것도 aT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해는 김장용 배추와 무의 과잉생산으로 농민들의 한숨도 깊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려면 선제적 수급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 생산자, 소비자, 유통업계, 학계가 협의하는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지난해 4월에 발족했고 지난해 7월부터는 농산물 수급종합상황실을 설치해 주요 농산물의 수급 상황 전반을 모니터링하고 수급대책을 논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엔 업무 간 융복합 시너지효과 창출 위해 최선
최근 정부는 공기업 개혁에 바짝 고삐를 조이고 있다. 국민들의 공기업에 대한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공기업의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는 aT만의 강점이 궁금했다.

김 사장은 “aT는 자체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지난 2006년 이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및 반부패경쟁력평가에서 7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며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일터혁신 우수기업 인증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과 인력, 조직운영 등 많은 부분에서 공기업은 융통성과 자율성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창조농업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와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를 가지도록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한 해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일로 김 사장은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 활성화를 꼽았다.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는 지난해 거래규모가 2012년 1조1천146억 원 보다 크게 증가한 1조6천억원을 기록하면서 올해 2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국내 농림수산업 총 생산액 51조원의 4%로, 전국 공영도매시장 거래액의 20%에 이르는 규모다.

김 사장은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로 학교급식뿐만 아니라 식품·외식업계의 식재료도 온라인직거래로 공급하면서 농산물 유통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한해도 aT는 창조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맞춰 조직 내 창조 DNA를 확고히 뿌리내리고, 고객과의 소통강화와 업무 간 융복합 시너지효과 창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본연의 사업인 유통개선 사업, 식품산업 육성 및 수출진흥사업 등에 창조경제를 접목시켜 우리 농업의 위상을 드높이고 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재수 사장의 열정은 인터뷰 내내 뿜어져 나왔다.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하는 유통법 개정안에 대해 의견을 묻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오려놓은 신문 기사를 보여주며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옮기는가 하면 현재 읽고 있는 책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올해 이순을 맞았는데 자주 대화하고 소통해 올바른 지식을 전파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열중쉬어’ 하고 뒷방으로 퇴장할 것이 아니라 국가와 후손을 위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힘든 상사’이기도 하지만 왜 직원들이 ‘닮고 싶은 상사’로 꼽을 만큼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지 짐작하게 했다.

글 _ 구예리 기자 yell@kyeonggi.com 사진 _ 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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