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몽고반점 이야기
[천자춘추] 몽고반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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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를 보면 엉덩이에 파란점이 있는데 이를 우리는 ‘몽고반점’이라고 일컫는다. 예전에 삼신할머니가 세상에 나가라고 때려서 생겼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는 의학적으로 말해보면 동아시아인에게 주로 나타나며 멜라닌 색소세포가 모여 피부 밖으로 보이는 것이다. 출생 후 2세까지가 가장 빛깔이 진하며 그 후 점차 퇴색하여 11∼12세가 되면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

한국 어린이는 90% 이상이 나타나고, 유럽인종은 약 5% 정도에서 몽고반점이 보인다고 한다. 왜 이 파란 점을 몽고반점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말 그대로 오래전 우리의 혈통이 몽골에서 기원한 것일까? 그러나 동양인에게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서양인의 관점에서 동양인을 모두 몽골리언이라고 부르다가 엉덩이 점을 몽고반점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필자의 병원에 금년 4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4명의 몽골 전문의가 한국의 의료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연수를 왔었다. 모습으로 보면 한국 사람과 외모도 별반 다르지 않고 생활 모습도 비슷하다. 연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무사히 잘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필자는 몽골의사들의 전화번호 하나 메모하지 못하고 그냥 보낸 것에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데 지금 필자는 몽골에 와 있다. 전화번호 하나 몰랐던 몽골의사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공항에 마중을 나오고 여러날 계속 무언가 베풀어 주려고 오히려 안달이다.

몽골에서 정을 흠뻑 느끼고 있다. 필자는 몽골의 낙후된 의료기술을 교육하기 위해 방문하여 여러 날 머물고 있지만 이참에 어디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던 몽고반점의 기원을 찾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기회가 왔다. 몽골은 7월에 약 5일간 나담축제라는 것을 한다. 몽골씨름, 말 타기, 활쏘기를 하여 그 해의 챔피언을 가리는 국가적인 축제인데 이 기간에는 모든 몽골사람들이 쉬면서 서로 용맹을 겨루며 축제를 즐긴다.

필자는 말 타기에서 4등을 한 가족의 게르(몽골의 전통 유목민 텐트)에 초대를 받는 기회도 얻었다. 그 게르에는 오래전부터 말 타기에서 수상한 메달들을 걸어 놓았는데 줄 잡아 수십 개였다. 메달이 많을수록 전통이 있는 가문으로 인정받는다고 하니 스스로 칭기즈 칸의 후예임을 자부하는 것이렸다.

세상은 변한다. 몽골도 서양화 되면서 아파트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결국은 가족적인 이런 풍습이 언젠가 개인주의로 변하겠지만 지금의 몽골을 보면 몽고반점은 서양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동양인들의 정(情)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유주석 주석병원장•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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