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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부활한 ‘버려진 돌산’… 100만명이 찾았다

폐석산의 빛과 그림자

성보경 기자 boccum@kyeonggi.com 노출승인 2014년 08월 21일 21:06     발행일 2014년 08월 22일 금요일     제1면

   
▲ 버려진 채석장을 활용해 만들어진 포천아트밸리는 한국 석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천주호와 함께 짙은 녹음이 어우러져 산수(山水)의 절경을 연출하고 있는 아트밸리에 많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추상철기자

흉물스럽던 포천의 폐석산
채석 흔적 고스란히 간직한
문화예술 ‘아트밸리’로 변신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하늘을 치켜 바라보며 꼿꼿이 선 돌벽에선 황갈색과 회벽색이 골고루 배어 나오고 진회색과 검정빛이 주르륵 흘러내린다.다채로운 빛깔을 뿜어내는 석산은 돌벽을 종이 삼아 먹물을 여러 줄 그어 내린 듯도 하고, 정성껏 치댄 흙덩이를 다져 조각한 듯도 하다.

병풍처럼 둘러싼 석산 한가운데는 물이 가득 찼다. 빗방울이 부딪혀 물 나이테로 뒤덮인 수면 아래에는 수십 년 전 석산에서 깎여져 나온 잔해가 정갈하게 깔려있다. 20m의 수심도 청록빛 1급수를 당해내지 못하고 잠자는 돌들을 깨워 물 밖으로 비쳐낸다. 산속에 오롯이 자리 잡은 산수(山水)의 절경에 보는 이들은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뱉어낸다.

중국의 석산 ‘황산’의 풍광에 반해 시상에 잠기곤 했다던 이백이 이곳에 왔다면 뭐라고 했을까. 벼랑 틈에 나무를 품고 군데군데 초록 이끼가 낀 돌벽이 살아있는 듯 말을 거는데 말이다.

한국 석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포천아트밸리는 사실 버려진 채석장이었다. 산업화가 본격화한 1970년대부터 40여년간 이곳에서 캐낸 질 좋은 화강암은 아파트를 세우고 도로를 닦는 데 쓰였지만, 발전의 속도만큼 석산의 황폐화도 심해졌다.

곳곳이 파인 채 흉물스런 돌무더기로 변한 석산이 관광지로 재개발돼 문을 연 것은 2009년 말의 일로 이제 매해 수십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화강암이 떨어져 나간 석산과 빗물이 고여 자연적으로 조성된 호수의 풍경을 그대로 살리고 전시관과 공연장을 갖춰 복합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민 점이 유효했다.

포천아트밸리가 폐석산의 성공적인 재활용 방안을 제시하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채석작업이 끝나고 훼손된 채로 방치된 폐석산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현재 경기지역에서 개발 중인 석산은 62곳. 작업기간이 끝나고 남은 석산의 현황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김남춘 단국대 녹지조경학과 교수는 “석산개발 허가를 내줄 때 지자체 등에서는 업체가 개발 후 폐석산의 활용방안도 함께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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