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경기도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
[ISSUE] 경기도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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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최초의 실시 6개 기관장 검증대

경기도에서 실시된 지방자치단체 사상 최초의 인사청문회가 막이 내렸다.

법적인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치러지면서 많은 한계를 보이기도 했던 이번 인사청문회는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장 임명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졌다.

최금식 경기도시공사 사장과 임해규 경기개발연구원장, 조창희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등 3명은 인사청문회 관문을 통과하면서 지난 9월 16일 일제히 임명절차를 들어간 반면 최동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대표이사 후보자는 화려한 경력에도 중도 자진사퇴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남 지사·새정치연합, 연정· 청문회 빅딜 성사
이번 산하기관장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는 남경필 경기지사에서 비롯된 경기 연정의 한 축으로 진행됐다. 남 지사가 취임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에 경기 연정을 제안하자 이에 대한 수용 조건으로 새정치연합이 인사청문회를 제안함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양측의 남경필 지사의 취임 직후 경기 연정에 필요한 정책에 대해 창구가 돼왔던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정책협의회’를 통해 인사청문회 실시에 합의했다. 이들은 추후 논의를 통해 인사청문회 실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이후 남경필 경기지사와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 김현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원, 이승철 새누리당 대표의원을 비롯해 박원훈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이사장, 홍기헌 경기문화재단 이사장, 김갑성 경기개발연구원 이사 등은 8월 29일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경기도 공공기관장 인사청문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도는 9월 1일 도의회에 인사청문 실시 요청을 했다.

도와 도의회는 인사청문회 업무협약을 통해 경기도시공사,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문화재단,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경기개발연구원 등 6개 기관장 교체 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신 국회와 달리 ‘간담회’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

양측은 당초 인사청문회 제도의 정착을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할 계획이었지만 지방공기업법, 지역신용보증재단법 등 상위법의 개정이 선결돼야 해 차선책을 택했다.

청문회는 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1차 비공개, 2차 공개로 진행됐다. 1차 비공개 청문은 도덕성 검증을 위주로, 2차 공개 청문은 능력 검증에 비중을 뒀다. 1차 비공개 청문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고, 1차는 두 시간 2차는 네 시간 범위 내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도의회 의장이 인사청문 결과문을 도지사에게 전달한다. 도의회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결과문을 넘기지 않을 수도 있도록 했으며 도지사는 인사청문 결과문에 구속되지 않고 임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도의원 10명 참여 ‘도덕성검증위원회’ 발족
도와 도의회의 업무협약에 따라 도의회는 9월 11일부터 인사청문회에 돌입했다.

청문회 대상은 최금식 경기도시공사 사장 후보자, 조창희 경기문화재단 대표 후보자, 최동규 경기중소기업진흥센터 대표 후보자, 임해규 경기개발연구원 원장 후보자 등 4명이다.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과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원장은 잔여 임기 문제로 다음 공모자부터 시행키로 했다.

9월 11일에는 최금식 경기도시공사 사장 후보자와 조창희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검증이 이뤄졌으며 9월 12일에는 최동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대표이사 후보자와 임해규 경기개발연구원장 후보자에 대한 1차 도덕성검증이 이뤄졌다.

이에 앞서 도의회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6명과 새누리당 의원 4명 등 총 10명이 참여하는 도덕성검증위원회 10명을 선임하고 오완석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도덕성검증은 삼엄한 경비 속에서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보유재산, 가족관계, 전과기록, 병역사항 등 개인 신상에 관한 사안들에 대해 검증이 이뤄지면서 대외적으로 공표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감안해 양측의 합의에 따라 비공개가 결정됐다.

특히 법에 기인한 청문회가 아닌 탓에 도의원들에게 면책특권이 부여되지 않음에 따라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이 명예훼손 등의 법적 소송을 제기할 경우 이렇다 할 안전장치가 없다는 것 역시 비공개 결정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일주일이 지난 9월 18일과 19일에는 상임위원회별로 후보자들에 대한 정책검증이 실시됐다. 상임위별로 실시된 2차 청문에서 9월 18일 실시된 최금식 도시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도시공사의 부채해소 방안 및 공공임대 주택 확보 방안이 집중 질의됐으며 조창희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해서는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문화의전당 통폐합과 관련한 현안들에 대한 후보자의 의중에 대해 질의가 이어졌다.

다음날 이어진 청문회에서 임해규 경기개발연구원장에 대해서는 임기 중 사퇴 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이어졌으며 최동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후보자에 대해서는 수도권규제완화 및 중소기업 경제 활성화 방안, 대학 출강 지속 여부에 대해 추궁이 이뤄졌다.

이후 양당은 합의하에 ‘적격’, ‘부적격’ 여부를 명시하지 않은 채 4개 기관장 후보자 청문회 결과를 작성했으며 이를 15일 남 지사에게 전달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간담회에서 새정치연합 측은 남경필 지사에게 최동규 후보자의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최동규 후보자 자진사퇴로 끝난 인사청문회
도의회의 인사 청문 결과를 전달받은 남경필 지사는 9월 16일 별다른 이견이 제시되지 않은 최금식 경기도시공사 사장 후보자, 조창희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후보자, 임해규 경기개발연구원장에 대한 임명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최동규 경기중소기업종합센터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을 보류한다. 새정치연합의 임명 철회 요구를 받은 남경필 지사는 도의회의 반대에도 최 후보자를 선임하고자 도의회에 소명 기회 부여를 요구한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이미 내려진 결정을 번복하면 정치적 신뢰가 상실될 수 있다며 거부, 양측 간의 신경전이 전개됐다.

남 지사는 의장실에서 강득구 의장, 양당대표와 만난 지난 9월 17일 “도의회가 최 후보자에 대해 임명이 불가하다는 뜻을 전했지만 도의회로부터 전달받은 청문결과가 임명하지 않을 사안으로 보기에는 미진하다고 판단된다”며 도의회가 최 후보자에 대해 소명의 기회를 부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김현삼 대표는 “도와 도의회가 신뢰를 바탕으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도의회가 이에 대한 결과를 만들었는데 이를 번복해달라는 것은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불가 방침을 전했다.

양측간의 신경전이 일면서 남 지사의 선택이 기로에 놓였다.

임명 철회 명분이 약하다고 판단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의회의 철회 요구를 거부하면 경기 연정 구성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9월 19일 최동규 후보자가 남 지사의 도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 후보직을 자진사퇴하면서 양측간의 신경전이 마무리됐다.

도와 중소기업종합센터는 후임 인선을 위해 인사위원회를 통해 재추천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사청문회 의미와 과제
지자체 사상 최초의 인사청문회가 실시되고 후보자 사퇴까지 결과가 나왔단 점은 이전까지 중앙부처에서만 이뤄졌던 인사 절차가 공개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공공기관장 후보자에 대한 투명한 검증 절차를 마련해 이들에 대해 점검이 이뤄지고 그 과정이 도민들에게 전달된 점은 이전까지 진행됐던 밀실인사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 기관장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취임 이전 기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빠른 업무 적응을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법적인 한계 속에서 비공개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면서 무수한 부작용도 나왔다. 무엇보다 인사청문회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도민들의 평가가 사 전에 막혔다는 점은 큰 한계로 작용했다.

여론형성을 통해 적정인사 판단이 이뤄졌어야 함에도 이 같은 과정이 생략되면서 도의회의 정치적인 구조 속에서만 적격, 부적격이 판단됐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밖에 부족한 준비 기간으로 인해 의원들이 청문회 사흘 전에야 후보자들의 병역·납세·전과 등 16개 기본 자료를 제공받거나 위원별로 요구한 추가 자료는 하루 전에야 제출되면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의원들 역시 준비 미흡으로 인해 지역구 민원의 해결의 요구하거나 중복 질문을 남발하면서 질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 _ 정진욱 기자 panic82@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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