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펌프 운영비 놓고 화성-안산시 ‘신경전’
인공펌프 운영비 놓고 화성-안산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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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의 두얼굴] 5. 갈대습지 존립 위협

시화호 갈대습지를 놓고 벌이는 화성시와 안산시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갈대습지가 하천보다 높은 곳에 있어 인공펌프로 물을 끌어올려 습지에 공급해야 하는데 습지 대부분이 안산시 구역인데 반해 펌프는 화성시 구역에 있는 것이 화근이다.

화성시는 안산시에 펌프 운영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 펌프를 ‘폐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며 안산시는 새로운 펌프를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화성시에 예산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3일 화성시와 안산시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대규모 인공습지인 시화호 갈대습지는 지난 1996년 시화호 수질개선대책에 포함된 정책사업으로 1997년 공사를 시작, 약 3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2년 6월 완공됐다.

안산시 본오동과 화성시 비봉면 일원에 조성된 갈대습지는 총 사업면적 103만7천500㎡, 습지조성면적만 81만6천302㎡에 달하며 환경생태관과 온실 등이 갖춰지고 각종 철새 등이 찾아오면서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시화호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반월천과 동화천, 삼화천에서 흘러드는 강물을 그대로 시화호에 유입시키지 않고 갈대습지를 거쳐 가게 해 습지 내 부유식물과 정수식물 등이 자연적으로 수질을 정화하는 작용도 해 왔다.

이렇듯 시화호의 자랑인 갈대습지이지만, 수자원공사가 화성시와 안산시에 소유권을 넘기면서 양 지자체 간 신경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2012년 10월 안산시에 본오동과 사동 일대 습지의 소유권을 넘겨 시가 자유롭게 습지를 가꿔나가도록 했으며, 안산시는 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홍보해 연간 약 40만명이 찾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수자원공사는 올해 4월 뒤늦게 화성시에도 비봉면 일대의 습지 소유권을 넘겼는데 안산시 구역의 갈대습지에 하천수를 공급하는 반월천 인공펌프가 화성시 구역에 있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화성시는 수자원공사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은 직후인 지난 5월 안산시에 공문을 보내 인공펌프가 안산시 구역의 갈대습지를 위해 설치된 시설물이니 유지관리비를 부담하라고 요구했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인공펌프장을 폐쇄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안산시는 화성시에 있는 시설물에 예산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화성시에 전달, 수개월째 양 지자체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까지는 인공펌프 운영에 대한 전기료 등 관리비(매월 160만원 가량)를 수자원공사에서 지원해줬지만 이번 달부터는 화성시가 부담해야 해 양 지자체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반월천 인공펌프에서 물을 끌어가는 습지의 약 90%가 안산시 구역으로 안산시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갈대습지에 물 공급을 중단하면 바로 갈대가 말라 죽기 때문에 일단은 화성시가 유지하겠지만 계속 화성시가 안산시 갈대습지를 유지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산시 관계자는 “전기료가 문제가 아니라 향후 관리문제가 더 심각한 사안이다. 만약 펌프가 고장 나 화성 주민들이 침수 등 피해를 입을 경우 우리 시가 보상을 해 줄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 닥칠 것”이라며 “만약 화성시가 끝내 펌프를 폐쇄한다면 자체적으로 인공펌프를 구축해 습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재원ㆍ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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