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첫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ISSUE] 첫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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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명 물갈이… 변화의 바람
▲ 3월 11일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투표가 끝난 뒤 선관위 직원들이 개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치러진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변화와 혁신을 기대하는 조합원들의 높은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경인지역에서 70%대 중반의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그동안 각종 부정행위로 조합장 선거를 ‘금권 선거’라고 비아냥대는 목소리를 잠재우고, 건강한 협동조합의 본보기를 만들어 주기를 희망하는 조합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지역에서는 3월 11일 오전 7시~오후 5시까지 224곳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치러진 동시선거를 통해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29명을 포함, 총 177명의 조합장이 새롭게 선출됐다.

지역농·축협은 27만2천377명의 조합원 가운데 20만8천821명이 투표에 참가해 76.7%의 투표율을 보였고, 수협 66.1%, 산림조합 59.9%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인천에서도 36곳의 투표소에서 실시된 선거를 통해 21명(무투표 당선인 4명 포함)의 조합장이 선출됐다.

인천지역 전체 투표율은 선거인 2만9천872명 중 2만2천866명이 참여해 76.5%로 나타났다.

조합별로 살펴보면 농협이 79.7%로 가장 높고 수협이 72.2%, 산림조합은 61.7%로 집계됐다.

경기와 인천을 포함, 조합원 전체 투표가 진행된 조합 가운데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조합은 안양원예농협으로 96.2%의 압도적인 투표율을 보인 반면 광주성남하남산림조합은 46.9%의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투표일인 3월 11일 수원시 팔달구청 대회의에 마련된 수원농협과 경기남부수협 행궁동 투표소에서 조합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경기도, 현직 프리미엄은 없었다
이번 선거에서 당초 예상됐던 것처럼 현직 프리미엄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에서 이번 동시선거에 출마한 88명의 현 조합장 가운데 56명만이 재선에 성공하는 데 그쳤다. 이는 조합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조합원들의 기대치가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현직 조합장 88명 가운데 염규종 수원농협 조합장 등 56명만이 당선, 평균 63%의 당선율을 보였다. 이는 제한된 선거운동방식으로 현직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꿈의 6선’ 조합장도 탄생했다. 홍은수 화성 남양농협 조합장(66)은 튼튼한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6선에 성공, 경기지역 최다선 조합장의 영예를 안았다.

또 성남 낙생농협에서는 3선 경기도의원으로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정재영 후보(60)가 김철수 현 조합장(51)을 누르고 조합장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또 경기도의회 부의장을 지낸 강석오 후보(59)도 박종원 현 조합장(61)을 71표 차로 따돌리고 조합장에 당선됐다.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최만자 부천농협 조합장(74)은 경기지역의 유일한 여성 조합장이자 최고령 당선자가 됐다.

경기남부수협 선거에서는 조성원 현 조합장(64)이 각각 김정주(60)·김길선 후보(64)를 따돌리고 3선에 성공했다. 수원화성오산축협 새 조합장으로 장주익 전 이사(54)가 유만희 전 조합장(67)을 제치고 당선, 향후 경기도 수부도시의 축산업을 이끌게 됐다.

1표 차로 당락이 결정된 조합도 있었다. 화성 마도농협 조합장 선거에서는 이재헌 후보(57)가 324표를 득표, 323표를 득표한 김윤배 조합장(60)을 1표 차로 따돌리고 조합장에 당선됐다. 득표율이 같아 연장자가 조합장에 당선되는 사례도 잇따랐다.

연천농협에서는 김유훈 전 감사와 임철진 전 상무가 545표로 동률을 이뤘지만 주민등록상 생일이 5개월 빠른 김 전 감사가 연장자 우선 당선 조항에 따라 조합장에 당선되는 영광을 누렸다.

▲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D-3일인 3월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광교산 등산로 입구에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조합장 선거 투표 참여와 함께 산불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인천도 변화 선택… 새얼굴 대거등장
인천지역에서는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원하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반영돼 새얼굴의 조합장 당선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우선 부평농협은 정왕섭 현 조합장이 이상원 전 부평농협 이사에게 패했으며, 인천축협은 이성권 현 조합장이 홍순철 ㈔한국낙농육우협회 부회장에 42표차로 져 신흥 조합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검단농협 선거에서도 양동환 전 검단농협 전무가 44.4%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한군희 현 조합장을 제압했다. 백령농협은 김필우 현 조합장이 김정석 전 백령농협 이사와 접전을 벌였으나 득표율 10% 차이로 패했다.

강화군산림조합도 조합원들은 남궁호 현 조합장이 아닌 나장기 전 강화군 주민생활지원실장을 선택했다. 나 후보는 71.1%의 득표를 얻어 남 조합장을 큰 표차로 따돌렸다.

한편 남동농협의 김완희 당선자는 4선의 영예를 안으며 인천지역 최다선 조합장에 올랐다.

불법으로 얼룩진 선거전
이번 선거와 관련, 경인지역에서 당선자 166명(무투표 당선 제외) 중 37명이 경찰의 수사대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선거에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은 모두 105명(88건)으로 이 중 4명은 입건됐고 101명은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

유형별로는 금품·향응 제공 42건, 후보자 비방 18건, 사전 선거운동 22건, 조합원 선거개입 1건, 기타 5건 등이다. 만약 당선인이 불법선거로 인해 징역형 또는 벌금 100만원 이상을 받으면 당선이 무효돼 향후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재선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당선자는 금품 살포 등의 혐의가 아닌, 문자발송 등 대부분 사전 선거운동 혐의를 받고 있으며 입건 여부는 수사를 계속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인천시 중구 항동 인천종합어시장에서 3월 4일 중구·남구·옹진군 위원회가 합동으로 공명선거 및 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선거방식 보완 불가피
동시조합장선거가 막을 내렸다. 개별적으로 치렀던 조합장 선거방식보다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일단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과거와 비슷한 양상의 불법선거가 여전해 향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후보자들은 유권자가 먼저 금품·향응을 요구하면 거절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해 전반적인 인식 개선의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과거 조합별 선거 때 보장됐던 토론회나 합동연설회 등이 전면 금지돼 후보자의 정책 등을 알리는 데 한계가 있고 현 조합장의 ‘현역 프리미엄’을 뛰어넘기가 쉽지 않았다는 허점도 드러났다.

조합장이 1억원 상당의 고액 연봉과 상당한 예산 재량권을 가진 지방권력임에도 횡령 등으로 징역형을 받은 조합장이 약 5년 후 다시 선거에 나설 수 있고 후보자 전과기록 공개 의무가 없는 점도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더욱이 조합원 자격이 없는 ‘짝퉁 선거인’ 문제로 선거가 끝난 이후 낙선자 측에서 당선무효 소송을 무더기 제기할 가능성도 문제로 남았다.

이에 농식품부는 이번 선거를 토대로 오는 10월까지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돈선거’, ‘깜깜이선거’ 등 각종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또 조합원 자격이 없는 ‘짝퉁 조합원’ 논란에 대해 지역별·품목별 조합 특성을 반영해 조합원 기준을 구체화하고 또 조합장의 과도한 권한 집중을 막기 위해 이사회·대의원회·감사의 견제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선관위와 검·경 등의 실태조사, 종합적인 선거평가를 통해 합동연설회 도입 등 제도 개선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규태·김미경기자
사진=전형민·김시범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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