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사·융건릉 앞 차범근路? 화성시의 뜬금 없는 ‘헛발질’
용주사·융건릉 앞 차범근路? 화성시의 뜬금 없는 ‘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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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정체성 상관없이 도로명 부여 “의견수렴 없이 결정” 주민 거센반발
市, 논란 확산되자 허겁지겁 지정철회

화성시가 정조대왕의 얼이 새겨진 용주사와 세계문화유산 융건릉 주변도로를 ‘차범근로(路)’로 이름 붙이려다 논란이 되자 뒤늦게 ‘백지화’시켜 빈축을 사고 있다.

7일 화성시와 차범근로 비대위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월25일 화성시장 명의의 공고를 내고 ‘화성서부로 5.2㎞ 구간’(기안동 67-1~안녕동 6-10) 도로에 ‘차범근로’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 주민공람을 진행한 뒤 지난달 17일 최종확정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출생지가 화성시 화산동이라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세계문화유산 융건릉과 용주사 등 효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는데다 제대로 된 주민 의견수렴 없이 도로명이 결정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용주사 신도와 주민들로 구성된 차범근로 비대위는 시가 세계문화유산의 ‘이정표’나 다름없는 도로명을 결정하는 일임에도 지역문화나 역사, 정체성과 상관없이 도로명을 결정했다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차범근로 비대위는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화성시 관계자를 만나 ‘차범근로’ 지정의 부당성을 전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시가 이달 말 ‘차범근로 표지판’ 제막식까지 열기로 하자 주민들은 이날 화성시청 앞에서 ‘차범근로 지명철회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예정했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화성시는 기자회견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뒤늦게 ‘차범근로’ 지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화성시 토지정보과 관계자는 “도로명 부여 과정에서 주민의견 수렴 등의 절차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해당 구간의 ‘차범근로’ 지정을 취소하기로 했다”며 “도로명을 재확정 할 경우 주민의견과 지역 정체성을 고려해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차범근로 비대위 관계자는 “문제의 도로가 지나는 지역은 정조대왕의 효심이 깃든 용주사와 융건릉이 있는 곳”이라며 “이 같은 밀실행정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감시ㆍ견제 활동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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