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유정복 시장 1년, ‘전문가 함정론’을 경계하라
[데스크 칼럼] 유정복 시장 1년, ‘전문가 함정론’을 경계하라
  • 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장 jhyou@kyeonggi.com
  • 입력   2015. 07. 02   오후 8 : 14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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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험은 역시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 인가 보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유 시장은 임기 초부터 ‘오랜 공직 경험이 오히려 함정에 빠져 있을 수 있다’ 라는 ‘전문가의 함정론’을 강조하며 공직사회에 행정ㆍ재정적 개혁을 요구했다.

오랜 공직생활이 전문성을 발휘하기 보다는 오히려 ‘갑질 놀음’과 기득권에 빠져들 수 있으니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시민 중심의 행정을 펼치라는 주문이었다.

안팎에서 ‘힘 있는 시장’과 ‘행정의 달인’으로 인정받는 유 시장이었기에 그의 눈빛에 따라 공직사회는 숨죽이고, 따를 뿐이었다.

유 시장은 또 지방 정치의 소통 컨트롤타워인 정무부시장직을 경제부시장직으로 직제 변경해 예산 전문가인 기획재정부 전 차관을 영입했다. 자신이 정무기능에 직접 힘을 보태고, 예산 전문 경제부시장을 보완해 인천시의 어려운 재정 문제를 풀어내겠다는 나름의 ‘신의 한 수’(?) 였다.

인천 서구청장, 김포시장, 국회의원, 대통령비서실장, 안전행정부 장관 등 기초단체장부터 중앙 정부직을 두루 섭렵한 유 시장에게 인천시장직은 너무나 자신 있고 잘 할 수밖에 없는 자리였을 것이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야심 차게 꺼내 들었던 ‘경제부시장’ 카드는 뚜렷한 재정 해결 효과도 없이 ‘불통’ 시정만 키웠다는 반발과 함께 사면초가에 부딪치고 있다. 임기 초 공직사회에서 나오던 숨죽인 신음 소리는, 우려의 목소리로 바뀌고 있다.

‘힘있는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 주연의 새누리당 내홍에 시달리며 ‘걱정스런 시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엎친데 데친 격이다.

누구라도 그럴 수 있듯이 유 시장 역시 취임 초 중요한 1년을 시행착오와 경험의 대가로 치루고 말았다. 때로는 중앙정부의 행정 방식을 ‘다운 사이징’하고, 김포시장의 경험을 ‘업그레이드’ 시켜가며 인천에 적용했지만 딱 들어맞는 해답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인천은 인천일뿐 중앙정부도 김포시도 아니었던 것이 아닐까.

유 시장이 ‘정치와 행정의 달인’이라지만 광역시장은 첫 번째 경험일 뿐이다. 시민이 시장을 걱정해야 한다면 그 시민은 불행한 시민이다. 유 시장은 이제라도 ‘힘있는 시장’과 ‘행정의 달인’이라는 허울을 벗고 지역사회와 시민에게 맞는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힘있는 대통령의 측근과 안전행정부 장관 출신 ‘유정복’이 아닌, 인천시민을 위한 인천시장 ‘유정복’으로의 자리 매김이 필요하다.

유 시장에게는 아직 시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희망이 살아있다. ‘희망 인천號’가 비록 ‘골든 타임 6개월’이라는 특급열차는 놓쳤지만, ‘골든 타임 1년’의 열차를 탈 마지막 기회는 남아있다.

1년 세월이라는 비싼 수업료를 치렀지만 유 시장 스스로 취임 후 나타난 문제점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정치적 연정(聯政) 인사를 특보라인에 배치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이 희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유 시장은 올해 분 보통교부세 1천900억 원을 증액 확보하는 쾌거로 인천의 희망을 보여 주기도 했다. 최근 타결된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의 적절한 후속 조치와 제3연육교 건설,인천발 KTX 문제 등 주요 현안을 시민과 함께 해결해 나간다면 ‘인천의 유정복’으로 거듭날 수 있다.

다만, 이 모든 것의 전제 조건은 유 시장이 강조했던 ‘전문가의 함정론’에 스스로 빠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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