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박지성 "복귀는 없다. 선수 생활은 최소 3,4년 더!"
'은퇴' 박지성 "복귀는 없다. 선수 생활은 최소 3,4년 더!"
  • 조선용
  • 승인 2011.0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1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은퇴기자회견 시작 5분전, 짙은 회색 슈트에 흰색 셔츠를 받쳐입은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모습을 나타냈다. 일제히 터지는 플래시 세례에 다소 긴장한 표정을 지어보인 박지성은 "축구선수를 하는 동안 이렇게 많은 기자들 앞에서 인터뷰를 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멋쩍어 했다.


11년간의 국가대표 생활을 정리하는 이 자리에서 박지성은 서른 한살에 태극마크 반납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길게 보고 판단했다. 많은 후배들이 좋은 성장을 보여줬기 때문에 은퇴를 결심했다"면서 "지금 물러나야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오고, 그 선수들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는 말로 후배들을 위한 용퇴임을 밝혔다.

특히 박지성은 자신의 공백을 메워낼 후배로 손흥민(함부르크)과 김보경(오사카)을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박지성은 "아시안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손흥민도 앞으로 기대가 되는 선수다. 또 김보경이 남아공월드컵과 아시안컵에 같이 있었는데 앞으로 그 친구에게도 기회가 올 거다. 내 포지션상으로 봤을 때 이 두 선수가 유력할 거라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피력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시 대표팀 복귀 제의가 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하는 질문에는 "대표팀에 다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얻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나간다면 노력했던 선수들, (예선전을) 뛰었던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릎) 부상이 없었다면 체력적으로 힘들긴 해도 (국가대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을 거다"며 아쉬움을 피력하기도 한 박지성은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축구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기에 한국 축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로 '캡틴'의 아름다운 퇴장을 알렸다.

이로써 박지성은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2000년 4월5일 아시안컵 예선 라오스전을 시작으로 10년9개월 동안 달고 다닌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았다.

지난 25일 자신의 마지막 A매치였던 일본과의 아시안컵 4강전에서 A매치 100경기를 기록, 한국 선수로는 8번째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박지성은 2000년 국가대표로 데뷔한 이래 13골, 13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까지,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박지성은 월드컵에서만 3골을 뽑아내며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와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에 앞장서며 한국 축구사에 한 획을 그어냈다. (이하는 박지성 은퇴 기자회견 일문일답)

-국가대표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길게 보고 판단했다. 많은 후배들이 좋은 성장을 보여줬고 어린 선수들이 충분히 그 능력들을 입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에 결심했다. 지금 물러나야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오고, 선수들이 월드컵을 준비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복귀 제의가 온다면
▲현재로서는 대표팀에 다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걸로 생각하고 있다.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얻어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간다면 노력했던 선수들, (예선전을) 뛰었던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또 월드컵을 통해 더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기회가 가야한다. 지금 생각으로는 복귀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대표팀 옷을 입고 뛰었을 때 만큼은, 할 수 있는 만큼 다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축구선수로서 목표는 많은 동료들과 팬들이 봤을 때 ‘저 선수가 그라운드에 있음으로써 믿음이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었고, 그것이야 말로 최고의 찬사라 생각한다.
-박지성 선수의 뒤를 이을 선수를 지목해 본다면.
▲어린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손흥민도 앞으로 기대가 되는 선수다. 또 김보경이 남아공월드컵 때도 같이 있었고 아시안컵에도 같이 있었는데 앞으로 그 친구에게도 기회가 올 거다. 내 포지션상으로 봤을 때 이 두 선수가 유력할 거라 생각한다.
-선수 생활은 언제까지 할 계획인가.
▲굳이 몇 년 후 은퇴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아니지만, 최소한 3~4년 정도는 뛰어야 할 걸로 생각하고 있다.
-국가대표로 뛰었던 11년 동안 가장 기뻤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은
▲기뻤던 순간은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리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이번 아시안컵이다.
-대표팀 내 새로운 주장이 필요한데.
▲예전에는 몰랐는데 주장 완장을 차면서 부담감이 확실히 크다는 걸 알았고 선배분들이 많은 고생을 하셨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됐다. 다음 주장이 되는 선수들도 잘 컨트롤 해서 자신의 능력 뿐만 아니라 팀선수들의 능력까지도 잘 끌어올릴 수 있게 갖춰지기를 바라고 있다.
-대표선수 생활하면서 혹사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대표 선수로서 국가대표 차출을 거부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다만 부상이 없었다면 체력적으로 힘들긴 해도 (국가대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을 거다. 또 지리적 위치상 유럽과 거리가 멀어 이동거리가 많지만, 이런 것은 유럽에서 뛰는 남미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한국 축구가 유럽과 한국에서 적절히 A매치를 한다면 크게 문제는 없을 거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어 은퇴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국가대표로 뛰는 동안 후회도 없었고, 개인적으로 그 부분들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대표팀을 은퇴한다는 사실 자체가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지만, 축구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국 축구를 위해 노력하겠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