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간공예 40년 외길에서 꽃피운 ‘빛과 결의 예술’
맥간공예 40년 외길에서 꽃피운 ‘빛과 결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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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 이상수 맥간공예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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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간공예 창시자이자 수원에서 맥간공예연구원을 운영중인 이상수 원장이 작품 앞에서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전형민기자
오롯이 한 우물만 파는 일엔 남다른 집념과 인내가 필요한 법이다.

그 남다름으로 40년 외길을 묵묵히 걸어온 이가 있다. 수원시를 대표하는 공예 장르로 자리매김한 ‘맥간 공예’의 선구자, 이상수(58) 맥간공예연구원장이다.

맥간 공예는 보리의 줄기인 보릿대를 이용한 공예다. 보릿대를 쪼개 편 다음, 미리 그린 도안에 맞게 접착시켜 오려 낸 후, 조각들을 번호순으로 붙이고 표면에 칠을 입히는 작업까지 거치면 한 작품이 탄생한다. 작품 당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3~4개월까지 걸릴 정도로 인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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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도
‘빛과 결의 예술’이라 불리는 맥간 공예는 손질한 보릿대 고유의 결을 서로 엇갈리게 해 음영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빛을 받으면 2차원 평면이 마치 3차원의 입체적 작품이 되는 시각적 효과를 선사한다.

“나뭇결은 나무가 살아온 흔적을 나타냅니다. ‘결’이라는 건 물체의 생동감과 생명을 의미합니다. 빛과 소금이라는 성경의 말처럼, 보릿대의 결을 살리기 위해선 빛이 꼭 필요합니다.”

이 원장만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돈을 벌기 위해 생산 비용을 아끼면서 이익을 남기는 장사꾼이기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한 예술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을 뒀다.

그는 “똑같은 제품을 무한정 생산하는 기계에는 감동이 없다. 오래 걸리더라도 사람 손으로 직접 만드는 작품에는 만든 이의 감정과 기분이 녹아들면서 감동을 만들고 예술을 탄생시킨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160X60 규모의 큰 작품을, 수십개의 꽃송이보다 단 한 송이의 꽃을 압축적이면서 단순화해 표현하는 것에 매진할 계획이다. 불필요한 형상은 제외하고 소재의 핵심을 강조할 방침이다.

이처럼 ‘순수 예술가’로서의 길을 선택한 그가 최근 맥간 공예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전파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 1986년 수원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8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전수자 30~40여 명을 주축으로 ‘예맥회’(예술藝맥간麥)를 결성,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25번의 전국 지역 전시회를 열었다. 오는 10월4일~9일에는 청주에서 26번째 예맥회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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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란당초문원형테이블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도 적극 만들어왔다. 지난 2013년 수원시 의뢰로 자매도시인 중국 지난시와의 수교를 기념한 작품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을 보냈다.

지난달 수원에서 개최한 중국 호북성 미술관과의 ‘칠기공예-맥간공예’ 교류전을 비롯해 서울아세아미술초대전과 중국텐진미술대학초청전(이상 1997년) 등 해외 교류전만 40여 회 치렀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고, 갈 길도 멀다.
이 원장은 “맥간 공예를 보존ㆍ계승하기 위해선 제도화 또는 전문화가 필요하다”면서 “아카데미, 대학 등 기관에서 예술가는 예술가대로, 경영인대로, 영업원대로 세분화하여 전문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갖춰야만 맥간 공예의 명맥이 무너지지 않고 후대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또 “수원에서 시작한 맥간공예인만큼 시가 손을 내밀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맥간 공예만의 색다른 빛과 결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류설아 권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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