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김도균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권익위원장
[경기인터뷰] 김도균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권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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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 견디며 올림픽 성공 이끈 봉사자 진정한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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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받고 있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숨은 주역이 있다. 전세계 92개국에서 날아든 2천920명의 선수와 관계자, 관광객, 미디어들을 위해 음지에서 묵묵히 일해온 2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최초로 자원봉사자 권익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했다. 지난 2월부터 약 40여일 간 이번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권익위원장과 패럴림픽 권익위원을 맡아 봉사자들과 함께 ‘동고동락’해 온 김도균(53ㆍ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ㆍ한국스포츠산업협회 회장) 위원장을 지난 22일 만나 올림픽 기간 자원봉사자들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 권익위원장으로 고생이 많으셨다.
A 우선 이번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너무나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에 감사하다. 이번 대회 가장 많은 인력을 차지한 자원봉사자들은 실질적인 대회 운영에 매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전체적으로 참가한 자원봉사자가 2만1천200여 명 정도되는데, 권익위의 활동은 19개 시ㆍ도 자원봉사센터장들과 자원봉사 전문위원을 합쳐 33명이 권익위원으로 일했다. 그동안 역대 올림픽에서 봉사자들의 권익을 보호해주는 역할에는 다소 소홀했는데, 이번 대회는 사상 최초로 자원봉사자 권익위가 설치돼서 봉사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힘을 쏟았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 초기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열악한 환경과 처우 등이 연일 도마위에 올랐다. 권익위원장으로서 힘든 시간이었을 텐데 무엇이 문제였나.
A 이번 동계대회는 하계올림픽과 달리 설상(雪上) 종목이 많다보니 숙소와 경기장의 거리가 먼 곳의 경우 130㎞까지 떨어져 있었다. 또 엄청난 추위가 평창과 대관령 등지에 몰아쳐 한파로 인한 외부활동에 어려움이 많았다. 

대회 초반까지 자원봉사자들의 교통편이나 의ㆍ식ㆍ주 문제 등에서 조직위와 서로 원활한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권익위는 그런 문제점들을 파악한 뒤, 조직위에 권익위의 입장을 빌어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봉사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조직위에게 대변하는 것이 권익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

Q 조직위에서 자원봉사자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A 아무래도 대회 준비의 우선 순위에 있어서 자원봉사자가 가장 후순위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자원봉사자의 구성을 보면 80% 이상이 20대이고, 30-40대가 5%미만, 나머지가 50대 이상이었다. 자원봉사자의 대다수인 20대의 경우 부모로부터 삶의 윤택함과 경제적인 것을 물려받은 세대이다 보니 자신들의 불만을 SNS를 통해 즉각적으로 표출했다. 

오히려 이것이 권익위가 문제를 파악하고 빠르게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데 도움이 됐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의ㆍ식ㆍ주와 관련된 문제들보다는 세대간 갈등이 많았다. 따라서 권익위는 갈등과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어려움을 들어주고 조직위에 통보해서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는데 촛점을 맞췄다.

Q 각종 대규모 행사 때마다 자원봉사자들을 흔히 ‘숨은 공로자’, ‘빛나는 조연’ 등으로 표현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직접 현장에서 보고 느낀 그들의 소중함은.
A 엄청난 추위와 칼바람, 혹한을 견뎌내면서 개막식 때 보여줬던 자원봉사자들의 무한댄스와 더불어 스키점프대 같은 산악지형의 자원봉사자들이 늘 미소 지으며 관중들을 반갑게 맞이해주는 모습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봉사자들이 무조건적으로 희생했던 과거와 달리 봉사를 즐기는 모습들을 많이 봤다. 봉사활동을 마친 이후 경기장에 삼삼오오 모여서 응원을 하고, 올림픽 경기장 주변에서 문화활동을 즐기는 등 자원봉사와 본인 삶의 밸런스를 조화롭게 잘 이루는 것을 보면서 예전과 다르게 대회의 한 주인공임을 느꼈다.

Q 권익위에서 직무외 시간에 자원봉사자들의 방과후 활동에도 많은 신경울 쓴 것으로 아는데.
A 직무외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했다. 방과후에 미래에 대한 취업이나 진로에 대한 교육을 시켰고, 유명 강사를 불러서 강의를 제공했다. 또 레크레이션 댄스라든가 뮤지컬 공연 같은 것들을 즐길 수 있게 해서 봉사자들의 문화적 소양과 함께 자기계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외국인 자원봉사자들도 꽤 많이 참여해 호응도가 높았던 것이 인상적이었고,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강의자, 공연자들도 모두 순수 자원봉사자들로 이뤄졌다는 것이 의미를 더했다. 그리고 동아쏘시오그룹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구급약이 들어있는 ‘안전키트’를 제공해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Q 대회 개막전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자원봉사자들의 ‘노쇼(No-Show)’가 우려됐었는데 실제 상황은 어땠나.
A 역대 대회마다 자원봉사자 노쇼(불참 사례)가 많았다.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34%정도였고, 2016 리우 올림픽때가 40%였다. 노쇼가 많은 이유는 직무에 대한 배정 또는 봉사에 대한 환경이 잘못됐거나, 기타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봉사를 하다가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올림픽은 역대 올림픽과 비교해봐도 노쇼가 가장 적었고, 권익위가 직접나서 70여건의 문제점들을 해결해주면서 봉사자들의 불만이 상당히 줄었다.

Q 권익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자원봉사자와 상황이 있었다면 소개해 달라.

A 우선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자원봉사자 구성이 다른데, 그중에 한국에서 선교사업을 하시는 70대 부부가 올림픽과 패럴림픽 봉사에 모두 참여하셨던 경우가 기억에 남는다. 봉사하는 현장에 직접 가서 보니까 이분들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추위속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일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또 부녀 봉사자 등 부부나 가족단위 봉사자들이 유독 눈에 띄었으며,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3개 국어를 하는 고급인력이 재능 기부를 통해 IBC센터 앞에서 봉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올림픽을 치르고 나서 곧바로 패럴림픽까지 봉사활동을 이어간 분들이 60%가 넘었다. 패럴림픽이 올림픽에 비해 관심과 여건이 떨어지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봉사하는 패럴림픽 봉사자들이야 말로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 생각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번 올림픽에 대해 ‘퍼펙트하다’고 했으며, 앤드루 파슨스 패럴림픽 위원장도 ‘더할나위 없는 완벽한 대회였다’고 극찬을 했다. 그 중심에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자원봉사자에 대한 처우나 규정이 IOC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자원봉사자에 대한 규정이 IOC에 아젠다로 들어가서 직접 챙겨야 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Q 끝으로 함께 고생한 2만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국민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A 이번 올림픽을 통해 봉사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뀐 것 같다. 우리나라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통해 처음으로 자원봉사자에 대한 개념이 도입된 이후 3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과거처럼 조건없는 시간ㆍ노력 봉사가 아니라 이제는 봉사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뀌었다. 

봉사자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즐거움과 재미를 얻으면서 진로설계도 함께 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지역 자원봉사센터와의 협업을 통해서 선발, 교육, 배치를 한 뒤, 봉사가 끝나고 나서도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과거처럼 무조건적인 봉사보다는 조건 있는 봉사를 통해 행복을 찾고, 봉사자들이 행사의 보조원이 아닌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담=황선학 체육부장
정리=김광호기자 /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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